기준없는 직무역량 평가… 갈길 바쁜 취준생 ‘발동동’
기준없는 직무역량 평가… 갈길 바쁜 취준생 ‘발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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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脫스펙’ 직무중심 채용 강화한다지만
명확한 방식없어 정작 구직자들 ‘대비 막막’
기업 67% “면접서 직무능력 본다” 응답 방증
민간기업도 NCS 활용…체계적 시스템 시급

대학 졸업반인 이모씨(27)는 최근 한 중견기업에 입사를 지원, 서류전형을 통과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런데 이씨는 면접전형 준비와 함께 인턴직 자기소개서도 작성하고 있다.

이유는 ‘직무역량’ 평가 때문. 인턴 경험이 없어 직무평가에서 마이너스가 될 것 같다는 부담에서다.

이씨는 “직무역량 평가가 강화된다고 하는데 무엇을 평가하는지 알 수 없어 혼란스럽다”며 “적지 않은 나이에 약간 부담은 되지만 직무 역량을 드러내는 것이 인턴 말고는 떠오르지 않아 혹시라도 최종 입사에 실패할 경우에 대비해 인턴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취준생 장모씨(25ㆍ여)는 국가직무능력표준(NCS) 인터넷 강좌를 신청했다. 기업 채용에서 직무역량이 강화된다고 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알 수 없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수강하고 있다. 장씨는 “직무평가가 강화된다고 하지만 취준생 입장에서 마땅히

준비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스펙보다는 직무를 중심으로 뽑는다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직무평가 자체가 스펙이 되진 않을까 염려스럽다”고 말했다.

하반기 기업 공채의 트렌드로 ‘직무역량평가 강화’가 꼽히고 있지만 기업별로 명확한 평가 방식이나 기준 등이 마련돼 있지 않아 취준생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4일 상장사 1천700곳을 대상으로 올 하반기 공채에 대해 설문한 결과, 응답 기업의 84.6%가 지원자의 역량을 고려해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취업포털 사람인이 260개 기업을 대상으로 직무평가 방식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66.9%(복수응답)의 기업은 단순 ‘면접’을 통해 직무능력을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소개서에 대한 관련 질문(33.8%), 전공관련 이수과목 및 학점 평가(15.4%) 등 추상적인 직무능력 평가 또는 대학 성적을 직무능력으로 반영한다는 응답도 상당수였다.

이에 취준생들의 혼란을 불식시킬 수 있는 체계적인 직무평가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기업별로 NCS를 활용하는 등의 직무역량평가 기준과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는 것이다.

인크루트 관계자는 “직무역량 평가 흐름은 앞으로도 꾸준히 강화될 것”이라며 “공공기관을 필두로 시행 중인 NCS가 민간기업으로 더 확산한다면 취준생들의 혼란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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