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살 노인까지 진흙투성이로…경안천 복구 현장
70살 노인까지 진흙투성이로…경안천 복구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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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람했던 광주시 경안천 물길은 모두 빠져나갔지만 수마가 할퀴고 간 주민들의 보금자리는 처참함 그 자체였다.


주민들은 흙탕물에 젖은 이불과 옷가지, 가전제품들을 들어내는 등 수마가 할퀴고 간 잔해를 치우는 데 여념이 없었다.

발목까지 물이 넘실대는 방안에서 흙탕물로 범벅이 된 이부자리를 골라내던 최종묵(70)씨는 "지금 심정이야 말로 다 못한다"며 "70살 먹었지만 도와주는 사람 하나 없어 나 혼자 이걸 다 치우고 있는 중"이라고 하소연했다.

주민들이 저마다 집 안에서 진흙투성이 물품을 밖으로 끄집어내자 골목은 금세 젖은 물품과 흙 묻은 가전제품들로 가득찼다.

복구작업이 해도 해도 끝이 보이지 않자 박정민(33)씨는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는 광주시 송정동 한 교회에 임시로 마련된 이재민 대피소로 발길을 돌렸다.

흙 묻은 옷을 대충 털어낸 박 씨는 구호단체에서 준 이불 위에 젖은 옷 채로 드러누웠다.

오른손이 불편한 박 씨는 "소방서 인력이 복구작업을 해 주고 있어 거들러 갔지만 막상 가보니 엄두가 나지 않아 다시 왔다"고 한숨을 쉬었다.

아이 셋과 함께 냉장고 위에 올라 앉아 있다가 물이 턱까지 차오르기 직전 구조된 박 씨는 "살아난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라면서도 "가전제품을 모조리 씻어서 말려야 하는데 울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박 씨 옆에서 구호물품을 정리하던 김정명(65)씨는 "몇 달 전에도 시청에 물이 역류하지 않는 공사를 부탁했지만 말 뿐이었다"며 "그 때 민원을 들어줬더라면 이런 일은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김 씨는 또 "복구 지원 인력이 절실한데 시에서는 피해 가구가 몇 곳인지 사진만 찍어 가고 말았다"며 정부 등에 적극적인 지원책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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