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해경본부 세종행 반발 확산
[ISSUE] 해경본부 세종행 반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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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정치권은 대체 무엇을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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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7일 오후 해양경비안전본부 인천존치 범시민대책위 회원들이 인천시 남동구 인천종합문예회관 야외광장에서 해양경비본부 인천존치를 위한 범시민 촉구 궐기대회를 갖고 있다
해양경비안전본부가 인천을 떠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

행정자치부는 10월16일 ‘중앙행정기관 이전계획 변경’을 고시했다. 변경고시에는 국민안전처(해양경비안전본부 포함), 인사혁신처, 정부청사관리소 등이 이전대상기관으로 추가돼 있다. 

행자부는 정부세종청사 공실(空室) 규모와 특수성을 고려하고 기관간 업무연계성을 따져 이전대상기관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해경본부는 상부기관인 국민안전처가 세종시로 이전하기 때문에 업무연계성 등을 감안, 이전대상기관으로 선정했다는 것이다. 해경본부가 있던 인천에는 지역해경본부인 중부해경본부가 신설될 예정이다.

떠나는 해경, 커지는 반발
해경본부 이전이 현실화되자 인천지역 내 반발이 거세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행자부가 고시하기 전날인 10월 15일 인천시청 기자실을 찾아 해경본부 이전에 유감을 표명했다.

이날 청와대가 긴급 비서실장 주재 회의를 열고 10월 16일로 예정된 해경안전본부 세종시 이전 관련 고시를 연기할지 여부를 논의했으나 기존 방침대로 진행하기로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유 시장은 “청와대나 국무총리, 행정안전부 장관, 국민안전처 장관 등과 만나 계속 협의를 하면서 인천시 입장을 충분히 전달해왔으나 고시를 확정지어 당혹스럽다”며 “계속 이의제기를 하고 대책 마련 협의를 하고 있지만, 현재 상황을 바꾸는 것은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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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15일 인천평화복지연대 등 시민단체가 해경본부 이전 철회를 요구하면서 대통령 정무특보인 새누리당 윤상현 국회의원 지역사무소 앞에서 밤샘농성을 하고 있다
유 시장은 “국민안전처가 있는 세종시 인근에 각종 안전기능을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중앙정부의 입장과 현장의 중요성, 지역 정서 등을 내세우는 인천의 논리가 타협점을 찾기 어렵다”며 “확정고시가 되기 전 고시 자체를 늦추도록 하는 방법을 추진했으나 잘 안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유 시장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하면서 지역의 여론을 크게 귀담아듣지 않은 부분은 상당히 유감스럽다”면서 “황우여 장관이나 윤상현 국회의원 등 정치권이나 지역 시민단체와 할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해 보겠다”고 전했다.

해경본부 이전 고시가 확실시되자 지역 정치권과 시민단체들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인천평화복지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해경본부 이전 철회를 요구하면서 대통령 정무특보인 새누리당 윤상현 국회의원 지역사무소 앞에서 밤샘농성을 시작했다. 

범시민 존치운동 결국 물거품
해경본부의 세종시 이전을 반대하며 다양한 시민운동을 벌여온 인천지역 시민단체들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인천경실련과 인천평화복지연대, 인천경영자총협회,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 등 17개 단체가 참여한 ‘해양경비안전본부 인천 존치를 위한 시민대책위원회’는 9월 30일 인천시청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해경본부의 세종시 이전 저지 총궐기대회 등 시민행동을 진행해왔다.

 대책위는 “서해북방한계선(NLL)을 두고 남·북이 대치하는 상황을 틈타 인천해역에선 중국어선의 불법조업이 다른 수역보다 성행하고 있다”면서 “해상 주권과 안전관리를 전담하는 기관이 내륙이 아닌 해양도시(인천)에 있어야 하는 불가피한 이유”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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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의원들은 10월 14일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경본부를 세종시로 이전하려는 정부방침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이전 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특히 대책위는 “정부의 안전혁신마스터플랜 100대 세부과제에도 ‘해경 현장 대응역량’을 강조해왔다”며 “해경본부는 바다와 접한 인천에 전진 배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인천 국회의원과 간담회를 열거나 국민안전처·행정자치부 장관 면담, 시민 총궐기대회 등을 추진하면서 인천시민들의 해경이전 반대 의견을 표출해왔다.

그러나 결국 행자부가 해경본부 이전고시를 강행하자 시민단체들의 반발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대책위에 참여하고 있는 인천평화복지연대는 고시 이후 곧바로 성명을 내고 “정부는 2005년 이전고시 당시 옛 소방방재청이 이전대상 기관인 점을 반영해 국민안전처 등을 이전한다’고 고시했으나 해경본부의 전신인 해양경찰청은 이전제외기관”이라면서 “중국어선불법조업, 배타적경제수역, 남북간 NLL 문제 등 매우 중차대한 현안들이 서해에 집중돼 있는데 중부해양경비본부만으로 모든 현장 대응역량이 유지된다는 변명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해경의 모든 현장은 바다다.

바다를 떠나 현장에서 멀어진 해경본부가 과연 어떤 정책을 내놓을지는 자명하다”고 “인천시민들은 이를 두고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했던 이유”라고 우려를 표했다. 

인천 시민단체들은 해경 이전 반대운동을 계속 펼쳐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뒷북 정치권… 지역 여론 ‘악화일로’
인천지역 정치권도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대책위는 10월12일 간석동 삼화정에서 새누리당 안상수 인천시당위원장, 박상은·이학재 국회의원, 새정치민주연합 홍영표 인천시당위원장, 박남춘·신학용 국회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조찬 간담회를 갖고 해경본부 인천 존치에 지역 정치권의 적극적인 동참을 촉구했다.

 이날 참석한 여·야 국회의원은 해양경비안전본부의 인천 존치 당위성에 공감을 표했다. 여·야 정치권은 국회의원 공동결의문 채택, 중앙부처 장관 면담 등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정무특보인 윤상현 국회의원과 사회부총리(교육부 장관)인 황우여 국회의원에게 인천지역 반대여론을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정무적 역할을 요청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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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역 국회의원 11명은 10월16일 행자부가 중앙행정기관 이전계획을 변경고시하자 국회 귀빈식당에서 황교안 국무총리와 면담을 갖고, 해양경비안전본부 세종시 이전에 대해 항의의사를 전달했다
그러나 행자부는 16일 고시를 강행했고, 지역 정치권이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여론이 악화되자 인천지역 국회의원 11명은 이날 곧바로 국회 귀빈식당에서 황교안 국무총리와 면담을 갖고, 해양경비안전본부 세종시 이전에 대해 항의의사를 전달했다. 

참석자는 새누리당 황우여 장관을 비롯해 안상수, 홍일표, 박상은, 이학재, 조명철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홍영표, 문병호, 박남춘, 신학용,  윤관석 의원 등 11명이다. 윤상현 의원과 최원식 의원은 해외출장 관계로 참석하지 않았다. 

국회의원들은 면담에서 “현장성을 무시한 졸속추진”이라며 세종시 이전 백지화를 요구했다. 또 “2002년 송도에 해경본부를 설치할 때 인천시가 3만3천㎡에 이르는 땅을 조성원가 수준으로 제공하는 혜택을 줬는데 사전에 인천시의 의견을 듣지도 않고 졸속으로 이전을 결정한 것은 명분과 실리도 없이 지역갈등만 일으킨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황 국무총리는 “이미 고시가 돼 어려운 상황”이라며 “어떤 방법이 있는지 찾아보겠다”고 답변해 해경본부 이전결정을 재확인해줬을 뿐이다. 

인천시의회도 이날 성명서를 내면서 해경본부 이전반대에 동참했지만 정치권을 보는 지역여론은 여전히 곱지 않다.

대책위 등 시민단체들은 “윤상현 대통령 정무특보나 황우여 교육부 장관, 유정복 시장 등 대통령에게 인천의 민심을 전달할 수 있는 중요한 위치에 있는 정치인들이 많지만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면서 “해경본부 이전문제가 처음 불거졌던 때 재빨리 해결하지 못한 늑장대응과 무사안일이 가져온 결과다. 20대 총선에서 책임을 명명백백 가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글=김미경·신동민기자 사진=장용준·인천시의회·인천평화복지연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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