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터뷰] 김미호 경기도아동보호전문기관장
[경기인터뷰] 김미호 경기도아동보호전문기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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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공동체의 관심과 사랑이 아동학대 ‘멍드는 동심’ 구한다

부모가 2시간 넘게 7살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하고, 시신까지 훼손해 3년 넘게 냉동보관한 믿지 못할 사건이 발생했다.

논란이 한창인 와중에 10개월 된 딸 아이가 울고 보챈다는 이유로 플라스틱 재질의 공을 던져 숨지게 한 20대 엄마도 나타났다.

지난해는 아버지와 동거녀로부터 학대를 받다가 맨발로 집을 탈출한 11살 16㎏ 소녀가 발견돼 세간을 놀라게 했다. 힘 없고 죄 없는 아이들을 상대로 한 극악한 학대가 멈출 줄 모르고 있다.

지난 2014년 경기지역에서만 4천280건의 학대신고가 있었고 이 중 87.5%가 반드시 현장조사를 실시해야 하는 아동학대의심사례로 분류됐다. 현장에서 확인된 아동학대 사례는 지난 2012년 1천502건에서 2013년 1천516건, 2014년 2천501건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위탁을 받아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되면 현장에 나가 조사를 펼치고 아이들을 위한 구호조치를 취하는 경기도아동보호전문기관을 총괄하고 있는 김미호 경기도아동보호전문기관장은 “주변에 학대받는 아이들이 있는지 주의깊게 살펴보고 의심이 되면 적극적으로 신고해야 아동학대를 미리 예방할 수 있다”고 말한다.

 “경기도가 학대받는 아동을 위한 복지정책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김 관장으로부터 아동학대 문제에 대해 들어봤다.

Q 부천 초등생 사건으로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다. 끔찍한 아동학대 사건이 반복되는 이유는.
A 현장에 있으면서 학대받는 아이들의 다양한 모습을 보긴 했지만 이번 사건처럼 생각지도 못하는 상황은 처음 경험했다. 상담원들도 그렇고 너무 큰 충격을 받았다. 영국에서 학대로 사망한 아이를 계기로 아동보호 체계가 굉장히 변화한 시기가 있었지만, 시신 훼손이나 2시간 이상 폭행해서 아이가 처참한 지경에 이른 정도는 가장 최악이다.

아동학대는 지속적으로 어두운 곳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어나고 있을 것이다. 가족해체, 가정해체, 실업, 빈곤 등 다양한 문제에서 파생되는데, 아주 어린 나이에 부모 조차 미성숙한 단계에서 아이를 낳아 양육하다보니 사회ㆍ경제적 어려움과 스트레스를 잘 조절하지 못하고 학대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Q 아동학대의 유형은 어떤 것이 있나.
A 아동복지법에 근거해 총 4가지 유형이 있다.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신체적 가해와 위협하는 경우가 신체학대다. 또 겉으로 쉽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아이들에게 심각한 학대가 되는 것이 정서학대인데, 공포감ㆍ위협,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하는 경우다.

흔히 다리 밑에서 주워왔다거나 내다버린다는 얘기를 쉽게 하는데 그런 언행이 심하면 정서학대로 볼 수 있고, 잦은 부부싸움에 노출될 때도 정서학대가 된다.

방임은 아이를 방치하는 것으로, IMF 이후 많이 접하게 되는 용어다. 이번 사건처럼 공교육을 받아야 하는 연령의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는 것이 교육적 방임에 해당한다.

또 예전에 복수가 차 생명이 위험한데도 종교적으로 치료한다고 했던 신애라는 아동은 의료적 방임, 의식주 해결을 해주지 않고 쓰레기집에 방치한 부천 사건 등은 물리적 방임에 해당한다. 마지막으로 성희롱, 성폭행 등 성적 수치심을 주는 행위를 성학대로 분류한다.

Q 학대신고를 받으면 피해아동과 가해자에게 어떤 조치가 이뤄지나.
A 특례법 시행 이후 아동학대 신고는 112로 통합됐다. 경찰이 신고를 받으면 우리 기관에 통보를 해주고 아동학대 현장에 같이 확인을 나가 피해아동을 만나고 행위자 및 주변인 조사 등을 실시한다. 실제 학대인지 아닌지를 판단해 아이에 대한 조치를 결정하고 원가정보호 또는 학대피해아동쉼터로 아이를 응급조치할 수도 있다.

현장조사에서 1회성이나 학대 수준이 낮은 경우에는 원가정에서 아이가 생활할 수 있도록 조치한다.

하지만 학대가 심한 경우 비공개 쉼터에서 응급조치를 하는데 추후 아이가 원가정이 잘 회복되면 가정복귀를 할 수도 있고, 양육시설로 가거나 가정위탁을 통해 장기보호를 진행하기도 한다. 서비스제공 이후 사례관리가 이뤄지며 종결이 되면 사후관리까지 진행된다.

Q 인질이 인질범에게 동화되는 스톡홀름 증후군처럼 학대를 받던 아동도 부모에게 동화되는 경우가 있나.
A 학대를 받은 아이의 감정상태가 비슷하거나 똑같지는 않다. 미취학 아이가 정기적으로 학대를 받은 상황이 모니터링 될 경우 격리를 하면 애착이 잘 형성된 아이는 부모와 떨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기도 한다.

 여기서 안전이 먼저냐 부모자녀간 애착이 먼저냐의 딜레마가 발생한다. 실제로 맞고 살았지만 격리되면 이후 나머지 가족들과도 유대가 되기 힘들거라고 생각하는 아이도 있었다. 이런 경우 충분히 고민하고 논의를 거쳐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사례를 진행한다.

반대로 어느정도 성장한 중고등학생들은 학대받던 집에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반응이 많다. 집에서 맞고 무시당하고 소외당하며 사느니 차라리 시설에서 살겠다고 표현하는 아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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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훈육과 학대를 구분하기가 모호하다. 판단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준은 무엇일까.
A 진짜 어려운 이야기다. 체벌과 학대, 훈육 상관관계와 선에 대한 논의는 많이 이뤄지고 있지만 국가와 문화차이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36개월 이전의 아이에게 신체적ㆍ정신적으로 물리력을 가하는 것은 모두 학대로 봐야한다. 36개월 이전의 영아에 대한 문제는 매우 단호하게 본다.

스웨덴, 볼리비아, 케냐, 브라질, 폴란드, 스페인, 노르웨이 등 가정내 체벌을 법으로 금지하는 국가도 많다. 하지만 아시아권, 북미, 러시아, 영미프랑스는 법적으로 체벌을 금지하지는 않는다.

때문에 부모교육을 나가서 감정이 실려서 아이를 대하면 학대에 해당할 수 있다는 내용을 전달한다. 어른이 소리를 지르거나 욕설 등을 하면 아이가 받는 상대적 위협감이나 정서적 실패감이 있을 수 있다. 아이도 성인과 똑같다.

상대가 나에게 사랑으로 대하는 것인지 나쁜 감정이 전달되는 것인지를 다 안다. 산후우울증이나 외향적인 성향이던 엄마가 출산 후 아이랑만 지내다가 스트레스와 우울증이 와서 판단이 흐려지면 소리지르고 하는데, 이런 상황들이 장기적으로 방치되고 도움 받지 못하면 심각해지는 케이스가 된다.

Q 아동학대를 조기에 발견하고 아이들을 구할 수 있는 대안은.
A 제도적 정책적 사회적 여러 대안이 있을 수 있다. 지금은 신고를 통해 개입하는 체계이다보니 미리 막을 수 있는 방법, 조기개입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나이가 어릴수록 자기표현이 능력 떨어지기 때문에 더 도움이 필요하다. 즉 외부에서 들여다 봐야 하는데, 인권문제나 권리침해 등 복잡한 문제긴 하지만 아동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일정 부분 법적 제도를 갖춰야 한다.

국가가 시행하는 영유아 검진을 받지 않는 아이에 대한 경우 가정방문을 해서 점검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또 신고의무자인 의사도 내원 아동에 대한 학대가 의심된다면 적극적으로 신고해야 하고 의료기록의 경우 아이가 골절이나 상처에 대한 치료기록을 활용할 수 있다면 예방 차원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도 방문자의 신분 신원을 객관적으로 확인 가능한 상황에서 국가에서 업무를 위탁받아 가정방문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Q 학대 위험이 있는 가정을 미리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은.
A 방임아동을 관찰하는 기준이 있다. 지난해 인천에서 발견된 11세 소녀처럼 맹추위에 티셔츠 슬리퍼 차림으로 돌아다니는 등 열악하면서 비위생적인 모습, 한여름에 두꺼운 점퍼나 스웨터를 입고 다니는 아이가 있는지 등을 유심히 보면 좋겠다.

학교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으로는 머리에 이가 있는 아이는 없는지 살피는 것이다. 머릿니가 있다는 것은 가정내 환경이 비위생적일 뿐 아니라 생활할 환경이 안된다고 추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방임으로 개입했던 아동의 상당수가 머릿니가 있기도 하고 발육상태인 키와 몸무게가 또래보다 작을 뿐 아니라 언어발달이 늦었다.

냄새가 너무 난다거나 영구치가 나야하는데 충치치료를 한번도 안했다거나 가끔 보지만 볼 때마다 얼굴에 멍이 있다거나 긁힌 자국이 있는 경우 등도 잘 살펴 112에 신고해야 한다.

Q 근본적으로는 예방이 중요하지 않나.
A 보건복지부의 위탁을 받아 도내 11개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132명의 상담원이 일하고 있지만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신고업무를 처리하는 것도 벅찬 실정이다. 우리 기관만 해도 지난해 550건 신고 들어왔는데 단 10명이 이를 처리하느라 선제적인 대비를 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래서 예방만 하는 전담기관이 필요하다. 정책 자체가 사후에 집중돼 있는데 사실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이미 인구가 서울을 앞지른 경기도가 아동을 위한 복지정책을 별도로 마련해 예방과 인식개선, 조기발견, 학대차단을 할 수 있게 상담원수를 특화해서 강화시키고 특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가사무니까 국가가 하면 된다고 할게 아니라 경기도차원에서 앞서 방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지현기자
사진=전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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