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화씨 두번째 시집 서글픈고정관념
박종화씨 두번째 시집 서글픈고정관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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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시인 박종화씨의 두번째 시집 ‘서글픈고정관념’(시와사회)이 출간됐다.



박종화씨는 민주화 투쟁이 절정을 이루던 80년대 당시 노래로 학생과 대중의 심금을 울리며 사랑을 받았던 인물. 그가 지난 89년 학생운동으로 투옥된 상태에서 발표한 노래집 ‘분노’는 운동권에 큰 반향을 일으켰었다.



첫 시집인 ‘바쳐야 한다’(92년)가 잘못된 시대를 호되게 질타하고 있는데 반해 이번 시집에는 학생신분에서 한 집안의 가장이자 사회인으로 변한 그의 고뇌가 짙게 스며 있다.



‘난 아버지다/돈 버는 기계가 되어야 한다/강철 전사여야 한다/피도 눈물도 없는/오로지 가족만을 위한 터미네이터여야 한다//난 아버지다/이 서글픈 최면 앞에/무릎을 꿇을 수 밖에 없는’(‘지켜야만 될 서글픈 고정관념’ 中)



목숨을 걸고 반독재 투쟁에 나섰던 그가 이제는 비장한 결의의 심정으로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서글픈 현실에 직면한 것이다. 청년기에는 애써 부인했을 소시민적생활에 무릎을 꿇은 셈이다.



이런 현실변화는 그의 가치관에도 상당한 변화를 일으킨다. 그는 제 한 목숨과 가정을 위해 억척같이 사는 사람들에게 무조건적인 경멸이나 적개심을 내보이기 보다는 오히려 존경의 시선을 보낸다.



‘산다는 것이/살기 위해 몸부림친다는 것이/쉬운 일이 아니란 것을/뼈저리게 느끼고 아파했을 때 나는/이미 사람이 존경스러워졌다’(‘사람이 존경스럽다’ 中)



그는 또 성적 아니면 자신의 존재를 확인할 수 없는 풍토에서 학생들에게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다’라고 말하거나 허기진 배를 움켜쥐며 나날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돈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경고한다.



박시인은 이제 자신의 이념이나 주장을 맹목적으로 내세우기 보다는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섞여 들기를 갈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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