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국회, 특권 내려놓나
[ISSUE] 국회, 특권 내려놓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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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국회·친인척 밥통 국회 이번엔 오명벗고 거듭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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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김종인 비대위 대표(오른쪽)는 최근 당 의원들이 일으킨 논란에 대해 특권 내려놓기와 관련 강력한 내부 혁신을 주문했다. 반면 우상호 원내대표는 최근 의원들이 일으킨 논란에 대해 ‘실수’로 규정하며 온도차를 보였다
20대 국회에서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국회의원의 일부 특권은 다소 부풀려진 감도 있지만 선거 때마다 “낮은 자세로 국민들을 섬기겠다”며 한 표를 호소하던 자세는 당선만 되면 온데간데 없어지고, 온갖 특권 속에 군림하는 국회의원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은 이제 자연스러운 현상이 된 듯 하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서영교 의원에서 비롯된 친·인척 보좌진 채용에 대한 여론의 따가운 시선은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에 불을 부치고 있는 양상이다. 4·13 총선을 통해 보여준 국민들의 무서운 민심은 여야로 하여금 진정한 변화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만들었다.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도 더 이상 과거처럼 발표용으로 시늉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국민들은 지적하고 있다. 20대 국회가 개원초부터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시험대에 올라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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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7월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혁신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최근 논의되고 있는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와 관련, 불체포특권과 함께 면책특권도 조정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여야 지도부 앞다퉈 ‘특권 내려놓기’ 천명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지도부가 경쟁적으로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를 추진하고 있다. 

정 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는 지난 6월30일 회동, 의장 직속으로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를 위한 자문기구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정 의장은 이어 여야 3당으로부터 위원들을 추천받아 특권 자문기구를 발족시키면서 본격적인 특권 내려놓기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정 의장은 국회의원이 버려야 할 대표적인 특권으로 ‘불체포특권’을 들며, “20대 국회에는 방탄국회라는 말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의욕을 보였다.

불체포특권은 면책특권과 함께 헌법에 명시된 국회의원의 대표적인 특권이다 헌법 제44조 1항은 ‘국회의원은 현행범인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기중 국회의 동의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아니한다’, 2항은 ‘국회의원이 회기 전에 체포 또는 구금된 때에는 현행범인이 아닌 한 국회의 요구가 있으면 회기중 석방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제45조에는 ‘국회의원은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과 표결에 관하여 국회 외에서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고 명시했다.

이중 불체포특권 조항은 회기 중 국회의원의 원활한 의정활동을 위해 정부가 권력을 남용하며 부당하게 국회의원을 체포, 구금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하지만 비리 국회의원을 보호하는 규정으로 악용돼 ‘방탄 국회’.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난의 주범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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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국회의원 친인척 보좌진 채용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거세지면서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내부 단속에 나섰다. 6월29일 새누리당은 혁신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 명의로 ‘국회의원 보좌진 채용 및 운영 청렴에 관한 당부’ 서한(사진 위)을 보냈고, 더민주는 ‘보좌진 채용 및 후원금 관련 주의사항’을 담은 원내대표 명의 개별 편지를 보냈다. 이 서한에서 양당은 친인척 채용에 관한 금지를 명시했다
윤리의식 강화 ‘국민 눈높이’ 맞추기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김희옥)는 6월말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와 관련, 몇 가지 결정 사항을 발표했다.

우선, 불체포특권 포기다. 국회 체포동의안 처리 절차를 개선해서 72시간 내에 표결이 이뤄지지 않은 경우에는 그 후에 처음으로 개최되는 본회의에 자동적으로 상정할 수 있도록 하고, 회기 중이라도 국회의원이 영장심사에 자진출석토록 (국회법 등을) 개정하기로 했다.

특히 국회의원 친인척 보좌진 채용 문제와 관련, 보좌진 임용 시 해당 국회의원 본인과 배우자의 8촌 이내 친인척 채용을 금지하는 법을 새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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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더불어민주당 원혜영 의원. 2. 새누리당 정종섭 의원. 3.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
또한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국회 윤리특위와 관련, 산하의 윤리심사자문위원회를 윤리심사위원회로 명칭을 변경하고 윤리심사위에서 징계여부를 판단해 ‘징계를 해야 된다’라고 결정하게 되면 반드시 윤리특위는 징계에 착수할 수 있도록 윤리심사위의 결정에 구속력을 부여하도록 했다.

또한 윤리특위에 징계권이 회부되더라도 심사기한에 대한 시한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징계권이 흐지부지 유명무실하게 되는 점을 감안, 징계안이 회부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반드시 심사완료토록 하고, 60일 이내에 심사가 완료되지 못한 경우 본회의에 바로 부의하도록 결정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이번에는 특권 내려놓기에 성과를 내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7월3일 취임 두 달 기자회견에서 “이번만큼은 틀림없이 성과를 내겠다. 더불어민주당이 앞장서겠다는 약속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특히 “제가 원내대표가 되자마자 ‘체포동의안 72시간 조항을 없애겠다. 체포동의안이 오면 반드시 국회에서 결정을 내리는 개혁을 하겠다. 그리고 국회의원들이 받는 수당 중에 회의에 불참했을 때 회의수당을 반드시 못 받게 만들어 과도한 보수를 받지 않게 하겠다’고 분명히 말씀드렸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도 국회의원 특권내려놓기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김경록 대변인은 국회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 간 만찬 다음날인 7월1일 논평을 내고, “국민의당은 4·13 총선부터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를 공약으로 내걸어 특권폐지를 지속적으로 주장해 왔다”며 “안철수 전 대표는 국회의장에게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위원회’를 구성해 법안을 만든 뒤 전반기 내에 통과시키자고 제안한 바 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국회의원의 특권을 내려놓겠다는 공약들이 지겹도록 반복돼 왔고, 이번만 믿어달라는 정치권의 약속은 국민들께 신뢰를 드리지 못했다”면서 “국민의당은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자문기구 설치를 환영하며, 특권폐지를 위한 구체적인 실천에 앞장설 것을 국민들께 굳게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경기·인천지역 의원들 앞장
여야 3당의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경쟁에 따라 의원들의 관련법안 제출도 잇따르고 있다. 
경기·인천 의원들이 앞장을 서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 원혜영 의원(부천 오정)은 지난 5월30일 ‘국회법 개정안’ 1호 법안을 제출했는데, 바로 불체포특권 남용을 제한한 특권 내려놓기 내용을 담고 있다.

개정안은 국회의원 체포동의요청안이 본회의에 보고된 때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표결하지 않으면 사실상 자동 폐기되는 것을 개정, 정해진 기간 내에 표결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 기간이 경과한 이후 처음으로 개회하는 본회의에 자동 상정되도록 했다.

원 의원은 이어 6월14일 국회의원이 정당한 사유 없이 회의에 불참할 경우 제재를 강화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과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제출했다. 개정안은 회기 중 전체일수의 1/4 이상 무단결석할 경우 해당 회기의 특별활동비 전액을 삭감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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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재현 국회 윤리특별위원장이 7월11일 국회의원 300명 전원에게 태극기 배지를 전달하며 금배지 대신 태극기 배지를 달자는 내용의 친전을 보냈다. 백 위원장은 제헌절인 7월17일부터 태극기 배지를 패용하자고 호소했다

같은당 백혜련 의원(수원을) 역시 6월20일 불체포특권 개정과 친인척 보좌진 관련 내용을 담은 ‘국회법 개정안’과 ‘국회의원수당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국회의원 체포동의안’이 정해진 시한내에 표결이 되지 아니한 때에는 동의안은 가결된 것으로 보도록 했고, 국회의원 징계사유에 국회의원 본인 및 배우자의 4촌 이내의 혈족 및 인척을 국회의장 또는 국회사무총장에게 보좌직원으로 임명요청하면서 사실을 신고하지 아니한 때를 추가했다. 

새누리당에서는 홍일표 의원(인천 남갑)이 6월21일 국회의원 징계제도를 바꾸기 위해 국회윤리심사를 강화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같은당 정종섭 의원도 7월12일과 13일 불체포특권을 개정하는 ‘국회법 개정안’과 의원징계를 강화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잇따라 제출하는 등 국회의원 특권 포기에 대한 입법안 제출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 ‘국회법 개정안’은 여야 원내지도부로 구성된 국회 운영위원회(위원장 정진석)에서 심의를 하게 된다. 20대 국회의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는 결국 여야 지도부의 법안처리 의지에 달려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국민들이 운영위를 주시하고 있다. 

글 = 김재민기자 사진 =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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