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 산림체험장 만들겠다고 자연목 수십그루 훼손
평택시, 산림체험장 만들겠다고 자연목 수십그루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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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공 앞둔 부락산 산림체험장 가보니… 자연 깎아 자연만끽 시키려는 평택시
살아있는 나무에 못박고 와이어 연결
껍질 벗겨지고 부러지는 등 산림훼손
출입 통제조차 안돼 안전사고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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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택시 부락산문화공원에 조성된 산림체험장이 각종 시설물을 살아있는 나무를 이용해 고정하거나 설치해 산림 훼손이 우려되고 있다. 오승현기자
평택시가 주민에게 산림체험 기회를 제공하겠다며 ‘살아있는 나무’ 수십 그루를 흔들다리와 플라잉집 등의 구조물로 사용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다.

인조목 대신에 자연목을 구조물의 기둥 등으로 사용하는 것인데, 이미 일부 나무들은 껍질이 벗겨지고 가지가 부러지는 등 피해를 입은 상태다. 특히 전문가들은 자칫 수십~수백년된 나무의 뿌리마저 손상돼 나무의 수명이 줄어들게 된다는 지적이다.

19일 평택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11월부터 평택시 부락산 문화공원 내 산림체험장을 조성, 이달말 준공이 예정돼 있다.

유럽에서 도입된 이 시설은 자연에서 인내와 모험심을 이끌어내는 놀이시설로, 코스별로 연습코스(길이 20m)와 청소년코스(103m), 패밀리코스(129m), 성인코스(165m) 등 4개 코스가 마련됐다. 목재구조물, 로프 등으로 공중에서 나무와 나무 사이를 이동하면서 즐길 수 있으며, 울퉁불퉁한 손잡이가 달린 나무벽을 원숭이처럼 오를 수도 있다. 

로프나 나무판자로 얼기설기 만들어진 다리를 아슬아슬하게 건넌 뒤에 와이어에 설치된 도르래를 타고 공중을 날기도 한다.

그러나 시가 산림체험장 내 살아있는 나무에 목재구조물 등을 설치, 산림이 훼손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께 방문한 평택시 부락산 문화공원 내 산림체험장은 군대 유격장을 연상케 했다.

나무마다 길이 10여m가 넘는 와이어 줄이 거미줄처럼 단단하게 묶여 있었는가 하면, 나무에 사람이 서 있을 수 있는 발판과 같은 목재구조물들이 즐비했다. 

하지만 이 같은 구조물들이 살아있는 나무에 설치되면서 나무가 훼손된 채 방치돼 있었다. 구조물들은 대부분 살아있는 나무에 설치, 껍질이 벗겨지거나 나무가 부러지기까지 했다. 

심지어 나무에 못이 박힌 채로 시설물이 고정되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완공되지 않은 산림체험장에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안전문제까지 우려된 실정이었다. 시민 A씨(55)는 “놀이시설도 좋으나 산림을 훼손하지 않은 선에서 공사가 이뤄져야 하는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전문가들은 나무에 장력과 같은 외부 자극이 주어지면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고, 수종에 따라 뿌리가 약해져 넘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병권 환경교육연구지원센터 대표는 “나무가 자연상태에서 장력 등을 받게 되면,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다”면서 “침엽수의 경우 뿌리가 손상, 수명까지 대폭 줄어드는 부작용까지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이어 “주민에게 자연을 만끽하라는 것이 아니라, 자연을 훼손하라고 부추기는 꼴 밖에 되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평택시 관계자는 “이용객의 안전을 위해 기둥으로 사용할 인조목을 더 깊게 지면에 박으면 주변 나무뿌리 등 산림이 오히려 더 훼손될 수 있다”면서도 “나무 훼손과 안전부분에 대해서는 자체적으로 다시 한번 검토하겠다”고 해명했다.

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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