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카페] 중국 실크로드 활용법이 주는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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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가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이제는 단지 인간 역사의 대서사시로서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일대일로, 즉 중국이 신실크로드 정책으로 세계를 재구성하려 하고 있다. 고대의 실크로드들을 새롭게 연결하여 중국으로 통하게 하는 국가전략이다. 이것은 단순히 경제적인 측면에서만 실행되는 것이 아니다. 며칠 전, 중국 사천성의 청두에서 있었던 국제박물관들의 모임의 주제도 바로 실크로드였다. 

현재 세계 곳곳에서 거의 모든 중국의 역사가들을 비롯한 인문학자들이나 심지어 과학자들까지도 여러 국가들의 학자들을 초빙하여 실크로드를 설파하고 있다. 이제는 과거의 역사 속에서 나오는 유적들을 연결하는 길을 재구성하는 것만이 아니고 인터넷의 실크로드도 새로운 중화의 개념으로 등장하고 있다. 바로 중국의 인터넷포탈업체인 알리바바가 선언한 것이 인터넷 디지털 실크로드다.

실크, 즉 비단은 인간이 발명하여 사용하고 있는 것 중에서 가장 우아한 직물이자 고귀한 발명품이라고 할 수 있다. 고대 문명의 시작에서부터 오늘날 현대에 이르기까지 언제나 사랑을 받는 물품이다. 로마인들이 중국에서 나는 비단을 보았을 때 아마도 미치도록 좋아하게 되었을 것이다. 아름답고 희귀한 것에 대한 인간의 욕망은 어떤 어려운 길을 뚫게 되는 법, 수많은 강과 산 그리고 죽음의 사막을 건너서 유라시아 대륙을 오가는 길이 바로 실크로드였다. 물론 실크로드가 비단만을 구하기 위한 길은 아니었다.

좁은 낙타나 말 등에 무엇을 그리 많이 실을 수 있었을까? 바로 희귀하여 값이 금값 이상이 되는 것들이었을 것이다. 한반도 내륙실크로드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는 화성의 당성에 대해서 학술회의를 할 때 중국인들은 교역품으로 호랑이가죽모피를 예를 들었다. 그렇듯 값비싸고 최고의 토산품들이 이 길을 따라서 이동하였던 것이다.

최근 들어서 여러 곳의 학술대회 등에서 중국의 실크로드 정책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무엇보다도, 경제적인 유대를 만들기 위해서 문화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고 하는 전략에 감탄하기도 하고 한편으로 그 엄청난 기세에 짓눌리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가깝게는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의 나라들이 연결되고 멀리는 아프리카의 탄자니아와 케냐 등의 나라들도 바로 실크로드로서 연결하여 교류하고 있다. 

지난해에 탄자니아에서 중국 정화제독의 실크로드 전시회를 보았을 때 고대의 실크로드가 현대 중국에 얼마나 의미 있는 것인지를 절감하였다. 실크로드는 아프로유라시아 대륙의 거의 3분지 2를 중국에게 연결해 주는 셈이니 경제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정말 무엇보다도 귀중한 중국의 세계문화유산이다. 이제는 실크로드는 세계유산으로 되는 과정에서 통국가적으로 유네스코가 엮어주게 되어 있으니 얼마나 좋을 것인가를 알만하다.

중국의 실크로드 활용법은 우리에게 하나의 교훈처럼 다가온다. 우리는 우리문화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 그리고 국가적으로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가? 물론 우리도 열심히 잘 하고 있다고 생각되지만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해서 지속성이 있고 정밀한 전략을 가지고 실행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아직도 답하기가 쉽지 않다. 

문화예산은 가장 쉽게 깎이게 되고 문화시설들은 낡아도 개선할 전망이 밝지가 않다. 아직도 문화는 공짜고 덤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무엇보다도 전통문화의 발전적인 전승이나 활용 그리고 우리의 미래문화에 대한 비전이 확실하지 않은 점이 가장 큰 우려이다. 이제 디지털에서도 중국의 문화적 비전을 따라잡지 못할 것 같다. 

우리의 모습이 윤이 나고 허우대가 볼만해야지 관광도 지속적으로 잘 될 것이고 또한 사람이 깔보이지 않지 않을까? 웬만한 우리나라 국립박물관보다도 더 크고 화려한 쓰촨 청두시립박물관 앞에서 그저 쫄아 드는 기분이 드는 것은 나의 기백이 죽어서만은 아니다.

배기동 한양대 교수·국립박물관재단 이사
아시아태평양지역박물관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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