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난방’ 우선주차구역 되레 불편만… 임산부 공간 비좁고 어르신 연령 애매모호
‘중구난방’ 우선주차구역 되레 불편만… 임산부 공간 비좁고 어르신 연령 애매모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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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법령·조례 없고 위반땐 처벌도 없어
주차난만 가중… 지자체, 해법모색 나서

“임산부 우선 주차구역이라더니 오히려 불편하기만 하네요”

안산에 사는 임산부 A씨(32)는 최근 ‘산모 및 신생아 건강관리’ 등에 대한 상담을 위해 보건소를 방문했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분홍색으로 표시된 임산부 우선 주차구역에 차를 댔는데, 옆차와 간격이 좁아 쉽사리 내릴 수 없었던 것이다. 

출산을 2개월 앞둔 A씨는 만삭의 몸으로 겨우 내려 보건소에 들어갈 수 있었다. A씨는 “임산부를 위한 주차공간인데 일반 주차면과 크기가 다르지 않아 차에서 내리기가 몹시 어려웠다”면서 “취지는 좋지만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대로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쓴소리를 했다.

관공서와 대형마트 등 다중이용시설을 중심으로 임산부와 어르신 등 교통약자의 주차 편의를 돕기 위한 ‘우선 주차구역’이 확대되고 있지만, 명확한 기준도 없이 설치·운영되면서 되레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1일 수원시와 안산시, 경찰 등에 따르면 최근 지역 관공서와 대형마트 등을 중심으로 ‘교통약자 우선 주차구역’이 설치되고 있다. 안산시는 시청에 3곳, 단원구청과 상록구청 등에 각각 2곳 등 9개 관공서에 13곳의 임산부 전용 주차공간을 확보,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 서수원점은 매장입구 주변에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을 제외한 주차블록당 1개씩의 어르신 주차구역을 설정했고, 1천500여 가구의 수원시 한 아파트 단지는 현관 입구별로 2면의 어르신 전용 주차면을 할애했다.

그러나 관련 법령이나 조례도 없이 정책이 시행되면서 설치 및 운영 기준이 중구난방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안산시 임산부 주차구역의 경우 일반 주차면(5m×2.3m)과 비슷한 5×2.7m로, 임신 5개월이 지난 임산부들이 이용하기에는 비좁다는 반응이다. 또 ‘어르신’ 주차면을 이용할 때 연령 기준은 물론, 이를 어길 시 과태료 등 처벌 또한 전무하다.

더구나 기존 주차면을 할애하면서 우선 주차구역이 설치되자 일반 시민들의 주차난만 가중되는 실정이다. 5면의 어르신 우선주차구역이 마련된 수원중부경찰서의 경우 매일 민원인들의 이중주차가 반복되는 형편이다. 민원인 C씨(31)는 “빈자리가 5곳이나 있어도 어르신 우선 구역이라 차를 댈 수 없었다”면서 “가뜩이나 주차하기 어려운데 어르신 구역이 너무 많이 설치된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에 지자체들은 조례 개정 등을 통해 해법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안산시 관계자는 “시가 관리하는 공공시설에 임산부 전용 주차공간을 의무적으로 확대 시행할 방침”이라며 “관련 조례 개정 시 이를 적극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수원시 관계자도 “50면 이상 주차장에 교통약자 우선 주차구역 설치 기준을 3%로 정해 일반 시민들의 주차난을 최소화할 것”이라며 “어르신 연령 기준 등도 조만간 정리해 반영하겠다”고 설명했다.

구재원ㆍ이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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