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곳곳서 ‘유치권 분쟁’ 동네는 우범지대 전락 우려
도심 곳곳서 ‘유치권 분쟁’ 동네는 우범지대 전락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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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남양주 등 공사중단 장기간 흉물 방치
쓰레기 쌓이고… 청소년 탈선 아지트 ‘변질’
市 “사유지라 대책없어”… 지역 슬럼화 가속

▲ 유치권2
경기지역 도심 한복판 곳곳에서 ‘유치권 분쟁’이 이어지면서 주변 지역이 슬럼화되고 있다. 더구나 수년 동안 유치권 행사로 건물과 토지들이 방치돼 마치 쓰레기장을 방불케 하거나 청소년 탈선 장소 등 우범지대로 전락,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23일 오전 11시께 수원시 팔달구 인계3호공원과 인접한 한 부지. 주택가와 상가가 밀집하고 관광호텔도 위치하고 있어 외국인 관광객도 많은 곳이지만 100m 정도에 걸쳐 낡은 공사 패널이 흉물스럽게 설치돼 있었다. 도심 한복판 8천여 ㎡ 규모의 땅에는 잡목만 무성한 채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고, 부지 한편에는 비닐과 막걸리통 등 각종 생활쓰레기는 물론 썩은 목재, 부서진 패널 등 건설 자재까지 마구잡이로 버려져 쓰레기장으로 변해 있었다.

이곳은 지난 2007년 아파트로 개발되려 했다가 유치권 분쟁으로 10년째 공사가 멈춰 있는 상태다. 시행사인 K개발이 토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시공사 D건설에게 자금을 대여받고도 이를 갚지 못하자 D건설이 2011년부터 이 땅에 유치권을 행사한 것이다. 더구나 6년째 별다른 조치 없이 방치되면서 우범지대로 변질됐다. 인근 주민 J씨(73)는 “날이 어두워지면 청소년들이 와서 담배를 피우거나 애정행각을 일삼는 등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며 “왜 이렇게 오래 방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혀를 찼다.

남양주 평내동 상권 내 R타워 또한 외벽 패널 여기저기에 볼썽사나운 붉은색 페인트로 ‘유치권’이라는 글씨가 적혀 있었다. 10여 층 높이의 이 건물은 지난 2011년 공사가 거의 마무리됐으나 계약자 등 사이의 권리관계가 얽히면서 6년 동안 도심 속 흉물로 전락했다. 이로 인해 건물 주변에 공사에 쓰이지 못한 벽돌 등이 건물 외부에 어른 키만 하게 쌓여 보행자 안전을 위협하는 모습이었다.

이와 함께 화성시 병점역 인근의 한 쇼핑몰 건물도 유치권 분쟁에 정상적인 가동이 이뤄지지 못한 채 빈 건물로 방치 중이다. 지난 2007년 쇼핑몰 개장을 앞두고 시행사 사정으로 최종 입점이 이뤄지지 않자 계약자들이 유치권을 행사하고 나선 상황이 10년째 이어지는 것이다. 이 건물 건너편에 있는 원룸 건물도 유치권 행사로 콘크리트만 드러낸 채 공사가 멈춰 있는 등 주변 지역 슬럼화를 가속화시키는 모습이다.

이처럼 도내 곳곳에서 유치권 분쟁이 이어지며 인근 주민의 불편은 물론 지역 발전의 저해 요인이 되고 있으나 뾰족한 대책은 없는 실정이다. 관할 지자체 관계자는 “유치권 행사 건물과 토지가 대다수 사유지다 보니 마땅한 해결책이 없는 상황”이라며 “관리 책임이 있는 소유주 등에게 주변 청소 등을 독려하고 경찰과 협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 유치권3
▲ 유치권4

이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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