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농업기술원 ‘토종종자 지킴이’] 우리의 식탁에 우리의 채소 건강·입맛·종자주권 ‘일석삼조’
[경기도농업기술원 ‘토종종자 지킴이’] 우리의 식탁에 우리의 채소 건강·입맛·종자주권 ‘일석삼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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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채소 보존·보급 위해 2년간 연구 ‘결실’ 경기지역 농촌에 ‘1지역 1특산물’ 청사진
선발 30여종 도시텃밭·주말농장 시범재배 샐러드 등 다양한 레시피 현대인 입맛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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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종채소 시식평가
농산물 생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종자다. 

종자산업은 식량안보와 직결된 중요한 미래산업이기도 하다. 하지만, 대량생산을 위해 개량된 외래종에 밀려 우리 토종의 채소종자는 찾기가 어렵다. 현재 국민이 즐겨 먹는 양파 등 상당수 채소의 종자는 외국산이다. 

해외에 내는 로열티만 해도 연간 수백억 원에 달한다. 외국 종자에 점점 잠식당하는 토종작물을 지켜내고자 모두의 관심이 필요한 때이기도 하다. 

경기도농업기술원(이하 도농기원)은 이러한 토종채소의 보존과 보급을 위해 지난 2년간 연구를 진행, 지역특화작목으로 육성하기 위한 작업에 힘을 쏟고 있다.

경기지역 토종채소를 육성해 1 지역 1 특산물로 자리 잡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의 건강과 입맛을 챙기는 것은 물론 유전자원 확보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는 도농기원의 토종채소 연구현장과 방향에 대해 살펴본다.

배추상추
배추상추
■ 문화유산과 같은 토종종자… 도시민 취향 맞춰 발굴·육성
개쎄바닥상추, 구억배추, 하늘초 고추…. 모두 어디선가 들어본 듯 친근한 말이지만 생소한 느낌이다. 이들은 모두 토종채소들이다. 토종채소는 시중 종묘상에서 사들일 수 있는 상업 작물과 달리 오랫동안 지역 풍토에 잘 적응한 토착 작물이다. 대량생산을 위해 개량된 외래종에 밀려 지금은 일부 농가에서만 대를 물려 조금씩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일반적으로 30년 이상 재배된 만큼 손에서 손으로 전해 내려오는 우리의 문화유산과 비슷하다. 특히 토종의 중요성은 유산으로의 중요성도 있지만, 유전자원으로서의 가치도 매우 중요하다. 상업용으로 재배되는 많은 작물은 그 해 심어서 종자를 받더라도 형질이 잘 나타나지 않는 특성이 있어 매년 종자를 구입해야 한다.

이에 도농기원에서는 지난 2014년 제정된 ‘경기도 토종작물 보존과 육성을 위한 조례’에 발맞춰 우선 토종채소를 중심으로 자원 수집과 도시텃밭 보급을 위해 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 민간단체인 토종씨드림과 협력해 수집하고 특성과 숨겨진 기능성을 발굴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경기지역에서 특산화 할 수 있는 토종채소 자원 약 630종을 수집하고 그중에서 고추, 배추, 무, 상추, 호박, 참외, 아욱 등 텃밭에 바로 재배할 수 있는 자원으로 30여 종을 선발했다. 

도시 소비자들에게는 토종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선발된 30여 종의 토종채소를 화성, 안성, 남양주 3개소의 도시텃밭과 주말농장에 시범재배를 하면서 도시민에게 보급 중이다. 선발된 토종채소는 다양한 텃밭면적 17㎡, 33㎡, 50㎡에 4인 가족을 기준으로 쌈ㆍ 샐러드 텃밭, 나물 ㆍ국거리 텃밭, 김치 텃밭, 과채류 텃밭 등 도시민의 취향에 맞게 다양한 작부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토종채소 모종 나눔행사
토종채소 모종 나눔행사
■ 토종채소 활용한 다양한 레시피 개발… 소비자ㆍ농민에 종자 확대 보급
토종채소의 식미평가를 통한 반응도 좋다. 지난 6월15일 남양주 소소리 농장에서 요리 시연회를 통한 현장 평가회를 열었다. 선발한 채소 자원을 이용한 요리법을 통해 개쎄바닥상추 등 일부 토종채소를 중심으로 식미평가를 한 결과 평가단의 호응을 얻었다.

토종채소를 활용한 레시피 개발도 기대된다.
토종채소라 해서 메뉴가 전통음식에 그칠 거란 생각은 오산이다. 여름에 맛볼 수 있는 토종채소 오리엔탈 샐러드, 토종채소와 블루베리를 이용한 카나페부터 토종채소 방아잎을 이용한 모히또 등 메뉴가 개발됐다. 또 토종 아욱국, 토종채소 무쌈, 토종 부추와 호박을 이용한 부침개, 토종미나리와 돌나물을 활용한 물김치, 토종배추를 이용한 겉절이, 토종상추를 이용한 웰빙 비빔밥 등 다양한 레시피를 개발하고 매뉴얼을 발간할 예정이다.

도농기원은 토종채소의 대중적 보급 확대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 27일에는 수원로컬푸드직매장에서 전국씨앗도서관과 공동으로 ‘토종채소 모종 및 씨앗 나눔 행사’를 열어 토종채소 모종과 종자 무료 나눔 행사를 열었다. 토종채소 보급은 올해 모종과 종자를 받은 사람들이 재배 후 이듬해 다른 도시민들에게 씨앗을 나누어 주는 릴레이 방식이다. 이날 도농기원이 분양한 토종채소 자원은 구억 배추, 무릉배추, 뿔시금치, 뿌리갓 등 4종이다.

종자마다 특성과 장점도 돋보인다. 구억 배추는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구억리에서 대물림으로 심어오던 배추로 알싸한 맛과 아삭한 식감을 갖고 있다. 김장을 하면 쉽게 무르지 않아 오랫동안 저장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무릉배추는 포기는 조금 작으나 고소한 맛이 뛰어나고 조직이 단단해서 김장용 배추로 인기가 높다. 

겨울철 추위에 강해 이른 봄까지 수확할 수 있는 뿔시금치와 뿌리채 김치를 담을 수 있는 뿌리갓 등도 시민들의 인기를 끌며 분양됐다. 도농기원은 최근 화성, 수원 등 로컬푸드직매장에서 별도의 토종채소 코너 운영을 원하고, 소비자 수요도 증가 추세인만큼 내년에는 도시 텃밭 시민들뿐만 아니라 지역로컬푸드 매장에 유통을 희망하는 농업인들에게도 종자를 확대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토종채소 요리모음
토종채소 요리모음
■ 우수한 토종작물 ‘종자주권’ 확립… 유통망 확보·기능성 발굴 ‘가치↑’
토종작물은 오랫동안 우리 땅에서 자라고 재배돼 변화하는 기후환경에 잘 적응한 작물을 일컫는다. 그만큼 지역특색에 맞춰 잘 자라났고, 맛과 몸에도 좋다.

국내 토종종자의 뛰어난 우수성은 해외에서도 빛을 발했다. 키가 작아서 잘 쓰러지지 않는 특징이 있는 앉은뱅이밀은 한국이 세계적으로 자랑하는 토종밀이다. 국제맥류옥수수연구소에서 키 작은 앉은뱅이밀의 유전자를 연구한 노만 이 볼로그(Norman E. Borlaug) 박사가 신품종을 개발해 평균 8배의 수확량을 거뒀다. 이러한 생산성으로 굶주리는 인구를 구하는 데 큰 기여를 해 노만 박사는 1970년 노벨평화상을 받는 영광을 안았다. 

정원수로 널리 이용되는 ‘미스킴라일락’은 국내 토종 ‘털개회나무’의 피를 받아서 만들어졌다. 국내에서도 지역에서 인기 있는 지역특산물로 알려진 예가 많다. 강화의 순무, 여수의 돌산갓, 이천의 게걸무, 청도의 미나리 등은 이미 많은 소비자가 많이 찾는 대중적 지역 특산물로 자리 잡았다.

도농기원은 가치 있는 토종자원을 지속적으로 수집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만큼 토종종자 발굴과 확대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다. 우선 잊혀가는 자원을 수집하고 보존하는 일은 민간단체와 협업하고 가치가 높은 자원을 지속적으로 발굴할 예정이다. 또한, 농업인을 통해 생산된 지역 특화 토종 작물이 도시 소비자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유통망을 확보해 판로에 어려움이 없도록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토종자원이 건강식품, 전통식품의 트렌드에 발맞춰 숨겨진 기능성을 발굴하고 각 지역을 대표하는 1지역 1특산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로컬푸드 운동과 연계해 토종의 가치를 높여 나갈 것이란 목표도 세웠다.

김순재 경기도농업기술원장은 “토종자원의 텃밭활용을 통해, 잊혀가는 우리의 옛 토종자원도 보존하면서 자라나는 자녀에게도 오랜 추억 속의 맛과 향수를 함께 공감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구억배추 모종
구억배추 모종
꽃상추
꽃상추
구억배추
구억배추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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