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플러스] 명의신탁 부동산을 수탁자가 허락없이 처분하면 무조건 횡령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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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신탁관계를 금지ㆍ처벌하는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이하 ‘부동산실명법’이라 한다)이 제정된 이후 과연 명의신탁 부동산을 허락 없이 처분한 명의수탁자를 횡령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가 계속 논의됐는데, 대법원은 그동안 명의신탁의 유형에 따라 횡령죄의 성립 여부를 달리 판단했다.

명의신탁은 그 유형에 따라 양자간 명의신탁,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 계약명의신탁으로 구분된다. 양자간 명의신탁은 명의신탁의 가장 기본적인 형태로서 명의신탁자가 자기 명의의 부동산을 명의수탁자 앞으로 등기이전을 하는 것이고,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은 명의신탁자가 부동산을 매수하면서 등기는 명의수탁자 앞으로 하는 것이며, 계약명의신탁은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자의 위임을 받아 자기 명의로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등기도 명의수탁자 앞으로 하는 것이다.

대법원은 그동안 양자간 명의신탁 및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에 있어서 명의수탁자의 임의처분이 명의신탁자에 대한 횡령죄를 구성한다고 판시한 반면(대법원 2000. 2. 22. 선고 99도5227 판결, 대법원 2001. 11. 27. 선고 2000도3463 판결, 대법원 2010. 9. 30. 선고 2010도8556 판결 등 참조), 계약명의신탁에 있어서는 명의수탁자의 임의처분이 명의신탁자는 물론 매도인에 대하여도 횡령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대법원 2000. 3. 24. 선고 98도4347 판결, 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0도10515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최근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하여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에 있어서도 명의수탁자의 임의처분이 명의신탁자에 대한 횡령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여 기존의 태도를 변경했다(대법원 2016. 5. 19. 선고 2014도6992 전원합의체 판결). 명의신탁자는 신탁부동산의 소유권자가 아닐 뿐만 아니라, 명의신탁관계를 금지ㆍ처벌하는 부동산실명법하에서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사이에 횡령죄로 보호할 만한 가치 있는 위탁신임관계를 인정할 수도 없으므로, 명의수탁자를 명의신탁자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라고 평가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대법원 판결에 따르면 명의수탁자의 임의처분이 횡령죄로 처벌되는 경우는 양자간 명의신탁에 한정된다. 그러나 이 역시 향후 변경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른 유형의 명의신탁과 마찬가지로 양자간 명의신탁에 있어서도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의 관계는 부동산실명법에 반하여 범죄를 구성하는 불법적인 관계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서동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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