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시대’
‘영웅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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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 드라마에 뭣 뭣은 등장시키지 말라고 했던 관권개입의 시절이 있었다.
예를 들면 포장마차가 한 사례에 속한다. 문공부에서 이같은 지시가 방송사에 떨어지면 예능국은 이를 공지사항으로 PD들에게 게시하곤 했다. 5공시절의 일이다.
역시 5공시절이다. 당시 전두환 대통령과 꼭 빼닮은 KBS탤런트로 박용식씨가 있었다. 얼굴도 닮았지만 대머리 형상이 영락없이 똑 같았다. 문공부의 압력이 떨어졌다. 그를 출연시키지 말라는 것이다. 궁리끝에 가발을 씌워 출연시켰다.
나중에 무슨 5공화국 드라마에서 박용식씨는 실제로 가발을 벗은 전두환역을 맡았다. 물론 그땐 전씨가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간 뒤다. 그 무렵에 전씨는 자신의 재임 중 박용식씨가 겪은 고초를 알고 자택에 초청하여 희한하게 닮은 것을 화제삼아 위로하는 자릴 갖기도 했다.
MBC-TV ‘영웅시대’가 외압으로 조기에 종영한다고 한다. 박정희 대통령의 신화적 경제건설을 소재로 한 것이 현 정권의 권력층 비위를 상하게한 것 같다. 당초 100부(회)를 예정했던 것을 70부로 줄이게 될 모양이다. 이렇게 되면 어제 68부를 마쳤으므로 다음주에 종영된다.
박정희의 경제건설은 정치적 평가와는 달라서 부정될 수 없는 엄연한 사실이다. 이를 띄운다고 해서 한나라당 대표로 있는 박근혜에게 정치적 이득이 돌아가는 것도 아니다.
과거사 문제로 박정희 때리기에 걸림돌이 된다고 보는 정권 차원의 어떤 외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다 보니 시청률이 더 높아져 무려 20%를 돌파하고 있다.
이상한 것은 외압은 있었으면서 외압설은 부인되고 있는 사실이다. 문광부나 다른 그 어디에서도 외압설을 부인한다. 드러내놓고 외압을 가했던 5공시절보다 더 비겁한 은폐가 아닌가 생각된다.
표현의 자유를 말하면서 단 것은 표현의 자유에 속하고 쓴 것은 표현의 자유를 막는 것 같다. 부도덕한 정권의 단면이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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