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카페] 숲 속으로의 초대 ‘수원연극축제’
[문화카페] 숲 속으로의 초대 ‘수원연극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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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2회째를 맞는 ‘2018수원연극축제’가 기존 수원화성 행궁광장에서 장소를 옮겨 경기상상캠퍼스(구 서울 농생명대경기도 수원시 권선구)에서 선보였다. 지난달 25~27일 열린 이번 축제는 국내 14개 팀과 해외 6팀이 참여해 총 37개 작품, 89회 공연이 무대에 올라 시민들을 가까이서 만나고 소통했다.

새로 임명된 임수택 예술감독의 지휘 아래 연극이 보다 시민들 가까이서 교감하고 대화하기 위해 거리예술로 연극의 범위를 확대하고 서울대 농생명대 부지였던 수원의 숲 속으로 시민들을 초대하였다. 이전 축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많은 관람객이 모여들었고 도심이나 공원부지에서 열리는 타 연극제나 거리예술축제와는 차별성 있는 축제의 풍경을 연출했다.

그동안 관에서 주최하는 대다수의 축제들은 관람객들의 편의를 위한다는 목적으로 그야말로 소파에 앉아서 리모컨을 주워드는 게으름의 풍경을 연출하듯 많은 공연들과 시설들을 오직 편리만을 고려하여 배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이는 연극과 예술을 만나려는 관람객들의 능동적인 태도를 수동적으로 돌려놓을 뿐만 아니라 가까이서 내밀하게 소통하려는 공연자와 관객의 사이를 갈라놓을 뿐이다. 수원연극축제는 국내외 최고의 공연들을 소개하는 중매자의 입장에서 이런 미묘한 부분들까지도 고려하여 시공간을 구성했다.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 캠퍼스였던 경기상상캠퍼스는 2003년 캠퍼스가 서울로 이전하면서 긴 시간 방치되었다가 13년이 지난 2016년 복합문화공간으로 단장해 문을 열었다.

수원연극축제는 이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동시에 경기상상캠퍼스 내 다양한 작가들의 작업실과 공방을 공개해 시민들이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경기문화재단과 협력하였다. 그 일환으로 숲 속 장터 포레 포레가 같이 운영되었고 다채로운 숲 속 전시회가 곳곳에 배치되었다.

수원연극축제가 과감하게 행궁을 버리고 숲 속으로 들어오면서 이런 많은 예술가들과 흥미로운 공간 그리고 다양한 형태로 활용될 수 있는 재료들을 얻었다. 행궁광장에서는 부각되지 않던 수원연극축제의 차별적인 노선과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미래가 상상되어지는 과감한 시도였고 성공적인 모험이었다.

덕분에 축제를 찾은 많은 시민들은 지루한 일상의 반복 속에서 평생 잊지 못할 상상으로 가득한 연극의 세계를 만났으며 숲 속에서 일렁이던 예술의 향에 취해 숲을 거닐었다. 이런 성공적 재시작을 기반으로 숲 속의 공간적 재료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수원연극축제만이 선보일 수 있는 다양한 예술적 실험들을 지원하고 숲속에서 은밀하게 나누는 밀담과도 같은 보다 많은 극형태의 공연들이 수용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거리극이나 거리예술에서의 ‘거리’는 이동이 가능한 ‘길’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거리예술은 시민들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서 말 걸기 위한 예술의 새로운 시도이고 일상의 공간이 가진 다양한 특성들과 장소성을 활용하는 하나의 예술형식이다. 그렇기에 거리예술의 거리는 모든 공적인 공간이며 공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개인의 공간이다. 

수원연극축제가 이 거리의 개념을 적극적으로 차용하면서 행궁광장을 거쳐 이 곳 숲속에 성공적으로 안착을 하였다. 문화적 혜택이 적었던 서수원권에 활력을 불어넣었고 오래된 수원연극축제에 변곡점을 마련해 주었다.

이제는 앞으로의 공연콘텐츠를 고민함과 동시에 앞서 얘기한 거리에 변화를 줄 수 있는 다양한 연극들이 출몰할 수 있는 장으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여러 지원정책이나 제작프로그램에 대한 고민이 같이 가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해 무엇보다 많은 예술가들이 같이 하고 같이 어울리며 같이 대화할 수 있는 축제로 성장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 결과물들을 시민들이 향유하고 그 결과물들로 인해 시민들이 서로 대화하고 함께하는 계기를 만드는 축제로 나아가길 바란다.

윤종연 안산국제거리극축제 예술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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