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카페] 뉴욕·서울 그리고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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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말 뉴욕에서 한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그리고 브로드웨이 뮤지컬 ‘The School of Rock’ 을 하루사이를 두고 관람하는 기회를 가졌다. 서울로 돌아와 6월 13일 지방선거의 결과와 이어진 월드컵 조 예선을 지켜보며 모든 결과는 청중과의 ‘소통’에서 기인함을 확인한다.

클래식 음악과 뮤지컬의 목표 고객층은 다르다. 클래식음악을 듣는 행위는 뮤지컬과 비교할 때 그리 쉽지 않다. 클래식 음악의 충분한 이해를 위해 청중들은 다양한 악기의 이해와 시대적으로 변천되어온 작곡가의 의도를 파악하는 적절한 노력이 필요하다.

청중의 지속적인 ‘공부’가 없으면 ‘지겹거나 흥미 없는 연주자들만의 행위’로 단정해 버리는 경향이 있다. 현대사회의 엔터테인먼트는 모차르트, 베토벤, 슈베르트, 브람스 시대의 그것과는 비교 할 수 없이 다양하게 변했다. 당연히, 나는 하루에 몇 번씩 클래식 음악의 청중확대를 위해 고심하고 있다. 이는 우리 후세들이 향유할 수 있는 품격있는 문화생활을 위한 심각한 문제이다. 

그런 가운데, 클래식 음악을 고리타분하다고 생각하는 고객들에게 ‘공부’를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방치하는 일방적 교훈은 설득력이 없다. 더 나아가, 우리나라의 클래식 공연계의 불황은 심각한 수준이다. 국가에서 지원해주는 예산으로 운영하는 시ㆍ도 산하의 오케스트라는 그나마 다행이다. 후원 없이 존재할 수 없는 민간오케스트라들은 이런 상황이 빛 없는 긴 터널을 지나는 느낌을 가질 때가 많다. 이런 과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뉴욕의 한 오케스트라 연주는 내게 큰 감동을 주지 못했다. 오랜 기간 동안 명성을 기본으로 깔고 있는 것을 확인하려는 관광객들로 연주장이 붐비는 느낌이었다. 연주는 대체적으로 밋밋하였고 매일 반복하듯 또 다른 프로그램을 채워간다는 모습을 두 시간 정도 체험하는 것 외에는 특별한 메시지를 받지 못했다. 

그나마, 이 오케스트라를 또는 내가 지휘하는 오케스트라들을 감동에 흠뻑젖은 연주로 바꿀 수 있는지 고민해 보는 유익한 시간을 가진 것은 다행이었다. 분명한 것은, 음악의 난이도와 상관없이 연주자들이 단순히 악보를 읽는 것인지 또는 감동을 전달하는 의미있는 무대가 펼쳐지는지 청중들은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뮤지컬 ‘록 음악의 학교(The School of Rock)’를 관람하며 나는 솔직히 크게 두 번 눈물을 흘렸다. 비교하는데 무리가 있지만, 뮤지컬은 오케스트라 연주와는 달리 빠른 전환이 담긴 스토리와 이를 전달하는 익숙한 멜로디, 수시로 바뀌는 조명과 함께 하고 싶은 춤, 숨쉴 틈 없이 신속한 무대의 전환, 그리고 반전과 또 다른 반전이 있는 숨 막히는 전개가 있다. ‘공부’ 없이 공연장에 와도 감동의 물결에 참여하는데 어려움이 없다. 

일주일에 8회 이상 같은 작품을 2015년부터 공연해 온 이 팀의 공연은 하나도 놓칠 수 없는 조화와 정성이 구석구석 가득하였다. 공연 후 나는 눈물과 함께 반성 그리고 질투를 느끼며 브로드웨이를 빠져나왔다. 클래식의 품격과 깊이 그리고 내면의 감동을 간과할 수 없으며 뮤지컬 보다 더 진한 감동을 나는 매일 주고 있다고 스스로 위안하며 다음 연주를 준비한다.

6ㆍ13지방선거에서 소위 ‘보수’의 예견된 몰락을 보며 우리 클래식 음악계도 자만과 기득권에 취한 나머지 청중, 유권자와의 진솔하고 객관적인 통찰 대신 기득권에 만족하고 처절한 자기반성과 개발을 게을리 한다면 그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

또 다른 일주일 후, 모두가 예상하는 것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러시아 월드컵에서 스웨덴과 멕시코에게 패배하였다. 그리고 언론과 팬들은 감독과 특정선수를 지목하여 돌을 던진다. 정치나 스포츠는 우리 수준을 나타내는 지렛대이다.

우리가 선출한 정치인은 유권자 수준의 반사경이다. 우리를 대표하는 축구선수들은 우리가 만든 시스템에서 자란 선수들이다. 기본적인 시스템을 변화 개발시키지 않고 발전을 기대한다면 큰 착오이다. 노력없이 기적을 바라는 것은 우매한 자의 몫이다. 누가 옳고 그른지 다투는 것이 덧없는 일이다.

이제라도 오케스트라 관계자, 정치인, 축구협회 지도자들은 기회가 된다면 브로드웨이 뮤지컬 ‘The School of Rock’을 조용히 찾아가 청중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도 변화의 첫 걸음이 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함신익 심포니 송 예술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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