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론] 정치인과 재난 대응 리더십
[인천시론] 정치인과 재난 대응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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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적인 무더위가 연일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정부는 폭염 대책 일환으로 날마다 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는 앞으로 계속될 전망이고 다른 재난과 마찬가지로 폭염 역시 새로운 재난의 유형”이라며 관련부처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다시 말해 태풍이나 장마,그리고 폭염과 같은 각종 재난에 체계적이고 능동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최근 그리스에서 일어난 대형 산불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허리케인,폭우,지진,해일 등 다양한 자연재해가 발생하고 있다.이런 재해는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가져오기도 하지만 정치인들에게는 재난에 대응하는 리더십을 보여주는 시험대가 되기도 한다.

니코스 토스카스 그리스 공공질서장관은 90여 명의 사망자를 낸 최악의 산불 참사에 대한 미숙한 대응으로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일본에서도 지난달5일 서남부를 강타한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사망·실종자가180명을 넘어선 가운데 폭우 첫날 술판을 벌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적절치 못한 행동이 도마 위에 올랐다. 미국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허리케인 하비가 텍사스주를 타격, 수재민이 무려 50만 명에 육박했을 때“와우(Wow), 500년 만에 한 번 있을 홍수라고 한다!”라는 경솔한 트윗을 날리는가 하면 부인 멜라니아 여사 또한 수해 지역에‘킬힐’을 신고 나타나는 등 크고 작은 구설수에 휘말리기도 했다.

우리는 어떨까? 지난달2일 제7호 태풍‘쁘라삐룬’의 한반도 북상 소식이 예보된 날,서울을 비롯한 전국 대부분 광역단체장들은 일제히 취임식을 취소했다.기자간담회나 간단한 선서 등으로 취임식을 대신하고 수해 대책 마련과 피해상황을 점검했다.잘한 결정이다. 초강력 태풍임에도 다행히 사상자와 피해복구 비용은최소한에 그쳤다.

그러나 3선에 성공한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5천만 원을 들여‘나홀로 취임식’을 거행, 논란을 자초했다. 인천으로 눈을 돌려보자. 호우경보·주의보가 발효된6월30일 허인환 동구청장을 시작으로 박남춘 인천시장, 도성훈 인천교육감 그리고 대부분 구청장 당선자들은 취임식을 전격 취소했다.반면 계양구,강화·옹진군은 예정대로 취임식을 강행했다.장정민 옹진군수는 서해5도의 지역적인 특성으로 고심 끝에 취임식을 치렀다고 한다. 반면 박형우 계양구청장과 유천호 강화군수는 각각 구청 대강당과 문예회관에서 유관기관장,주민,공무원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취임식을 마쳤다.

박 청장은 인천에서 유일한 3선 구청장이라는 명예와 태풍 속에서 민선7기 취임식을 가진 유일한 구청장이란 오명을 함께 썼다. 유 군수는4년 만에 군수로 돌아오면서 감동의 눈물을 보인 취임식이었지만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태풍이 올라오고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인천시장을 비롯한 대부분의 단체장들이 취임식을 취소하는 마당에 일부 군·구의 취임 행사는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23전23승 불패신화,이순신의 리더십을 이야기할 때 그 근간을 이루는 것이 유비무환(有備無患)의정신이다.전쟁이든 재난이든중용에서 말하는 ‘성즉명(誠則明)’, 즉 곤란을 겪기 전에 미리 정성스럽게 준비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각종 재난 대비에 취약한 요즈음 정치인들에게 이순신의 리더십을 바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일까?

이도형 홍익정경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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