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빈곤시대 설 곳이 없다] 2. 방한대책 없어 ‘발 동동’
[노인 빈곤시대 설 곳이 없다] 2. 방한대책 없어 ‘발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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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동설한 다가오는데… 언 몸 녹일 보금자리 없다

▲ 12일 오산시 내 낙후지역에 오래돼 제대로 된 방한이 어려운 주택들이 모여 있다. 채태병기자
▲ 12일 오산시 내 낙후지역에 오래돼 제대로 된 방한이 어려운 주택들이 모여 있다. 채태병기자
“기온이 높은 지금도 바람이 불면 온몸이 시린데, 올해 겨울은 또 어떻게 보내야 할지 벌써부터 두렵네요”

12일 오산시 오산동 일대 낙후지역에서 홀로 거주 중인 A씨(75ㆍ여)는 다가오는 겨울을 앞두고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현재 살고 있는 집이 오래돼 방한이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다. A씨는 매달 30만 원가량의 보조금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지원받고 있지만, 생활비로 사용하기도 빠듯하다며 방한용품은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고 토로했다.

특히 이날 오전에는 8~9도의 그리 춥지 않은 기온이었음에도 A씨는 두꺼운 겨울 점퍼를 입고 있었다. A씨는 “평소에도 추위를 많이 타 잔기침을 달고 사는데 한 해, 한 해 지나갈 때마다 몸이 더욱 약해지는 것 같아 걱정”이라며 “이번 겨울도 오래된 전기장판과 겨울옷을 껴입고 버텨내야 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수원시 권선구에서 혼자 사는 B씨(68) 역시 추워지는 날씨에, 현재 지내고 있는 쪽방촌 거주지에 비닐이나 가벼운 스펀지 패널 등을 덧붙이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그러나 금전적인 문제가 B씨의 결정을 망설이게 하고 있다. 해당 자재 구매에 큰돈이 드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버는 임금을 월세와 생활비로 쓰고 나면 남는 게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에 B씨는 근무하는 공사현장에서 버려지는 자재를 갖고 와서 방한대비를 하려고도 했지만, 현장소장과 동료의 눈치가 보여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

국내 노인빈곤율이 지난해 45.7%로 OECD 가입국(평균 12.5%) 중 1위를 기록한 가운데 독거노인들 역시 크게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은 지난 2000년 약 54만 명이었던 독거노인이 올해 약 140만 명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오는 2035년에는 약 3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돌보는 이 없는 독거노인은 경제력이 부족할 경우 생계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김진수 남서울대학교 노인복지학과 교수는 “대한민국이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빈곤 노인과 독거노인 문제는 사회적으로 반드시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며 “주거환경 개선, 일자리 지원 등 이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공공기관의 노력이 더욱 요구된다”고 말했다.

채태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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