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국내 1세대 피아니스트 윤기선 옹
인터뷰/국내 1세대 피아니스트 윤기선 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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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최선다해 연주할터…”
얼굴에 핀 검버섯이 세월의 인고를 말해주는 듯 했다. 송구한 말이지만 ‘저 상태로 어떻게 건반을 잡을 수 있을까’ 했던 것이 솔직한 심정. 하지만 이내 그의 비장한 각오는 처음의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었다. 더욱이 비춰진 신념과 관념은 이 시대 젊은 음악인들이 귀를 기울여야 하기 충분했다.
국내 제1세대 피아니스트 윤기선 옹(85)이 19일 오후 7시30분 수원시립교향악단(상임지휘자 박은성)과 협연에 나선다. 22일 예술의 전당에서도 볼 수 있는 그를 수원시립예술단 사무실에서 미리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수원시향과 협연에 나서게 된 배경은.
▲후배인 박은성씨가 오스트리아 유학을 떠날때 했던, 지휘봉을 잡게되면 차이코프스키곡을 같이 연주하자는 30년 전의 약속 때문이다. 그리고는 박 지휘자가 1년 전에 미국 LA를 방문했고 수차례 협연을 권유하였다.
-그간 국내에서의 연주경력을 말하자면.
▲한국에서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의 초연을 비롯해 다른 작곡가 4명의 피아노 협주곡을 국내 초연했다. 1970년대 미국으로 가기 전까지는 횟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무대에 섰으며 가장 최근에 했던 연주는 9년 전 고(故) 임원식 지휘자와의 호흡이다.
-최근의 근황과 이번 연주에 임하는 각오는.
▲오래전부터 수원시향과의 협연을 기대해 왔다. 처음(수원시향과의 협연이)이자 나이가 나이이니 만큼 마지막이라는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 현재 왼쪽 눈이 녹내장이라 악보를 보는 것이 힘들지만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은 눈 감고도 할 수 있다. 나를 잘 모르는 이는 이를 두고 많은 걱정을 하겠지만 연습을 통해 암기가 가능하다. 과거에는 보통 하루에 3시간 이상의 연습은 필수 였는데 지금은 힘이 없어 1시간씩만 연습 하고 있다.
-한국 음악계를 어떻게 보는지.
▲깜짝 놀랄 정도로 엄청난 발전을 거듭해왔고 진행 중인 것 같다. 좋은 음악가가 다수 배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음악에 순위란 없다. 어떤 사람은 브람스를 잘하고 어떤 사람은 차이코프스키를 잘하기도 한다. 비단 국내의 경우만은 아니겠지만 음악이란 순위에 집착할 수 없는 것이다.
-오랜만에, 혹은 처음 보는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아까도 언급했지만 건강을 염려하는 이들이 많을 것으로 본다. 또 차이코프스키 곡이 힘든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별 문제 없다. 각오는 ‘마지막’이지만 앞으로도 기력이 된다면 계속 연주를 하고 싶다./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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