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유치원 3법’ 난항, 비리 근절 물건너 가나
[사설] ‘유치원 3법’ 난항, 비리 근절 물건너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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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공분을 불러일으킨 사립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해 추진되는 ‘유치원 3법’이 난항을 겪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대표 발의한 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 등 ‘유치원 3법’ 처리를 둘러싸고 여야간 치열한 공방으로 갈등이 절정에 달해있다. 입법 첫 관문인 교육위 법안심사소위원회 통과도 안돼 법안 처리가 12월로 미뤄졌다. 지금 같은 상황이면 연내 처리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드러난 사립유치원 비리는 도를 한참 넘었다. 정부 지원금을 빼돌려 명품가방과 성인용품을 구매한 원장이 있는가 하면, 흙침대ㆍ김치냉장고를 사고 개인보험금을 내는 등 공금을 빼돌린 원장도 부지기수였다. 정부 지원금과 학부모 원비를 유치원장이 개인 쌈짓돈처럼 쓰는 부정ㆍ비리가 만연하자 사립유치원을 개혁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됐고, 정치권도 사립유치원의 잘못된 행태를 비판하며 근본적 개선책을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이제와서 야당이 사유재산 침해 운운하며 법안 처리에 미온적이다. 자유한국당의 입장 변화에 사립유치원 단체의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 한국당 홍문종 의원과 한국유치원총연합회는 14일 ‘사립유치원 이대로 지속가능한가’ 토론회를 공동 개최, 국회 계류 중인 ‘유치원 3법’을 비판했다. 한유총은 “3법은 헌법상 재산권을 침해하고, 사립유치원 존립을 근원적으로 불가능하게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당 김순례 의원은 “정부가 지원금을 썼다고 탄압한다”며 정부의 유치원 공공성 강화 정책에 의도가 있다고 말했다. 야당이 사립유치원 개혁을 여망하는 국민 기대를 저버리나 싶어 답답하고 씁쓸하다.
‘유치원 3법’은 자금운용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사립유치원에도 정부 회계관리 시스템 사용을 의무화하고 비리로 징계 받은 후 이름만 바꿔 유치원을 재개원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설립자의 전횡을 막기위해 원장 겸직을 금지하고 정부 지원금을 보조금으로 변경해 유용시 처벌하는 내용도 있다. 또 급식의 질을 높이고 비리를 막기 위해 학교급식 대상에 유치원을 포함시켰다. 사립유치원 운영의 투명성과 공공성을 높이기 위한 내용으로 크게 논란이 될 게 없다. 이 법안에 학부모들도 지지를 보내고 있다. 그런데도 한국당은 ‘졸속 입법’을 막아야 한다며 법안 심사에 소극적이니 사립유치원 개혁 의지가 있는 건가 의심스럽다.
사립유치원은 연간 2조원의 예산을 국가로부터 지원받고 있다. 이 지원금이 원장 쌈짓돈처럼 함부로 쓰이게 해선 안된다. 사립유치원 운영의 투명성과 공공성 강화를 위해 ‘유치원 3법’은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 발의된 법안이 미흡하면 수정ㆍ보완하면 된다. 지금은 정쟁을 할 때가 아니라 법안 통과를 위해 여야가 협력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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