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내 아들 패딩이다” 이주가정 엄마의 절규 / 다문화 자녀 차별이 중학생 참변 낳았다
[사설] “내 아들 패딩이다” 이주가정 엄마의 절규 / 다문화 자녀 차별이 중학생 참변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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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중학생 추락사 사건은 그 자체로 충격이다. 14살 중학생이 또래 중학생들에게 폭행당했다. 무려 1시간 20여 분간 계속된 집단 폭행이었다. 결국, 피해 학생이 인근 아파트 옥상에서 추락해 사망했다. 여기에 더 가슴이 메어지는 일은 일어났다. 경찰에 체포된 가해 학생들이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위해 법원에 출두했다. 그 중 한 학생이 입은 옷이 숨진 피해 학생의 것이었다. 강제로 빼앗은 옷을 입고 법원에 나타난 것이다.
경찰이 찾아낸 것이 아니다. 러시아 출신인 피해 학생의 어머니가 뒤늦게 발견했다. 자신의 SNS에 “내 아들을 죽였다. 저 패딩도 내 아들 것이다”라고 러시아어로 적었다. 경찰은 이때까지 가해 학생들에 상해치사 혐의만을 적용했다. 폭행 과정에서 옷을 빼앗은 강도 혐의는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뒤늦게 공동공갈 등의 혐의를 적용한다지만 초동 수사의 부실이라는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워졌다.
하지만, 우리가 이번 사건에서 주목하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러시아계 자녀가 아니라 한국계 자녀였더라도 이런 무차별 폭행이 있었겠나. 한국어의 서툰 피해자 어머니에 대한 경찰 조사가 제대로 되기는 했는가.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다. 학교 내에 만연한 다문화 자녀 차별 문화가 참담한 이번 폭행사건의 깔려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어머니의 소외감은 “저 옷이 내 아들 옷이다”라는 러시아어 절규로 짐작할 수 있다.
최근 강원도 한 고등학교에서도 충격적인 사건이 있었다. 여학생들이 다문화 가정 학생을 7개월간 괴롭혀 왔다. 집단으로 폭행하고, 옷을 벗겨 나체 사진을 찍고, 사진을 공개하겠다며 협박까지 했다. 이를 미끼로 뜯어낸 돈만 155만 원에 달한다. 다문화 자녀들의 고통은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다. 다문화 자녀 학생의 11%가 다문화 가정이라는 이유로 차별이나 무시를 당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가해자의 37%는 친구들이었다.
이러다 보니 다문화 자녀의 상당수가 학교에 가지 않는다. 전국의 다문화 가정 자녀는 10만명이다. 이 중에 6천명이 인천에 살고 있다. 이 6천명 가운데 학교에 다니지 않는 비율이 63.1%였다. 10명 가운데 6명 이상이 학교에 가지 않는다는 통계다. 학교로부터의 차별이 아니고는 이 비정상적인 미취학률을 설명할 수 없다.
우리 사회에 다문화 가정이 자리한 건 30년도 더 됐다. 피부색 등 외모에서 오는 별스러움도 이제 사라졌다. 다문화 자녀에 대한 학교에서의 차별은 오롯이 범죄다. 특별함에서 오는 어색함이 아니라 그냥 작정하고 저지르는 약자에 대한 범죄다. 엄하게 다스려야 한다. 이번 인천 중학생 추락사 사건도 이런 측면에서 조사하고 처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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