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로 사라지는 수원 인계동의 골목과 사람들 그려낸 ‘이주’
재개발로 사라지는 수원 인계동의 골목과 사람들 그려낸 ‘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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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 展, 12일까지 수원 대안공간 눈… 수원을 기록하는 사진가회 12명 참여
▲고인재, 인계동, 2018.
▲고인재, 인계동, 2018.

재개발의 사전적 정의는 ‘단독주택이나 상가들이 밀집한 불량주거지를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새 주거지로 정비하는 사업’이나 우리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보다는 부정적이고 파괴적인 이미지로 다가온다.

소설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조세희 作)에서도 재개발은 삶의 터전의 파괴, 상실, 비극은 물론 가난한 이들의 반복되는 가난을 보이며 부정적인 이미지로 그려졌다.

낙후된 구도심을 새롭게 탈바꿈 한다는 재개발로 인해 많은 것들이 사라진다. 내 집이 사라지고, 정겨운 골목이 사라지고, 그 안에서 동고동락 했던 이웃들도 잃게 된다. 재개발이란 이름하에 어쩔수 없이 삶의 공간을 떠나야 하는 사람들, 그곳의 풍경을 담은 전시가 열려 눈길을 끌고 있다.

▲ 홍채원, 인계동, 수원, 2018.
▲ 홍채원, 인계동, 수원, 2018.

수원을 기록하는 사진가회(수기사)가 마련한 <이주-인계동>展이 그것으로 오는 12일까지 수원의 대안공간 눈에서 열린다. 강관모 고인재 김미준 김태왕 남기성 남정숙 박김형준 이병권 이성우 이연섭 한정구 홍채원 등 12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회원들은 인계동에서 40~50년간 생계를 꾸려나가던 주민들이 ‘팔달주택재개발’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고 떠나는 모습, 아직 남아있는 사람들, 사람들이 떠난 후 폐허로 변해가는 골목 등을 100여 점의 사진으로 담아냈다. 이주하기 전, 이주한 후의 인계동 모습이 잘 표현됐다.

▲ 강관모, 인계동, 수원, 2018.
▲ 강관모, 인계동, 수원, 2018.

강관모씨는 ‘현금청산자 세입자분들은 이사 안가도 됩니다. 조합의 거짓말에 놀라지 마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과 빨간색으로 ‘X 철거’라고 적힌 벽을 조명하며 노인들을 사진 속에 담아내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홍채원씨는 동네 이발관 아저씨, 고추 말리는 어르신, 이사가는 날 대문앞에서 선 할머니와 손자, 골목에서 닭을 키우는 아저씨 등 ‘인계동사람들’ 시리즈를 선보였다.

남정숙씨는 인계동의 가게 간판만을 찍어 기록했으며, 김태왕씨는 도심속 한옥 집 한채를 집중 조명했다. 또 김미준씨는 인계동 주민의 삶과 추억이 깃들었을 ‘의자’ 시리즈를 선보였다. 한정구씨는 드론 촬영으로 인계동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인계동 파노라마’를 전시하고 있다. 이 작품은 수원공고 운동장에 드론을 약 40m 상공으로 띄워 641장의 사진을 촬영해 정밀하게 합성한 뒤 한 장의 이미지로 탄생시킨 것이다.

▲수원을 기록하는 사진가회 회원들이 수원 인계동에서 활동 중에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수원을 기록하는 사진가회 회원들이 수원 인계동에서 활동 중에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선 고인재씨가 올해의 작가로 선정돼 같은 주제로 개인전을 열고 있다.

홍채원 수기사 회장은 “인물과 건물 가릴 것 없이 인계동의 변천사를 그려낸 의미있는 전시”라며 “재개발에 따른 이주가 가져온 애환과 향수를 관람객들도 함께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수원을 기록하는 사진가회는 세월의 흐름과 개발로 인해 사라져가는 수원의 옛모습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다큐사진 단체다. 2008년 창립,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권오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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