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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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을 ‘바보상자’라고 했던 것은 오래전이다. 이러면서도 현대인들은 텔레비전 중독증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한다. 현장감과 신속성, 그리고 영상감 때문이다.
EBS가 ‘TV와의 이별’이라는 이색 실험을 했다. 서울·경기지역 131가구를 선정, 20일동안 텔레비전을 끈 일상생활의 변화를 관찰했다. 물론 텔레비전을 중도에 다시 켜 실험에 실패한 가구도 있었다. 그러나 대다수의 가구에서는 텔레비전을 끄고 나니까 가족간의 대화가 훨씬 많게 나타난 것으로 실험보고서는 결론지었다.
아닌 게 아니라 초저녁 거실에서 가족들이 모여 앉아 멍청한 오락프로그램만 넋놓고 보다가 각자 방으로 자려고 들어가는 것이 보편적 일상생활이다. 가족간의 대화를 ‘바보상자’에게 빼앗기고 있다.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이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중간광고 허용 발언에 사회의 반발이 거세지자 문화관광부의 한 주무국장이 ‘덕담’으로 한 말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정 장관의 말은 결국 없었던 것으로 끝났지만 장관이 언제부터 텔레비전 방송사의 수입을 위한 광고 걱정을 하게 됐는지 영 찝찝하다.
시청료까지 받는 KBS도 K2TV에서 내보내는 광고가 토막광고, 프로그램제공광고, 자막광고 등 투성이어서 시청자들의 짜증을 불러 일으킨다. 여기에 중간광고까지 내보내면 방송의 품질이 떨어지는 건 자명하다. 텔레비전의 시청률 경쟁은 광고수익 때문이며 광고수익은 작품성보다는 흥미성 프로그램이 더 용이하다.
일본의 대표적 공영방송인 NHK 에비사와 회장이 사의를 표했다. 제작비와 시청료 착복사건 등 잇따른 내부 비리로 시청료 납부 거부운동이 벌어지자 할 수 없이 도의적 책임을 지기로 했다.
KBS도 지난해 무슨 해외 프로그램 제작에 출장비 물의가 일어나 담당PD를 물러나게 한 적이 있다. 얼마전에는 수신료를 인상한다고 했다. 수신료 인상을 그만 두든지 광고를 그만 두든지 해야 할 것이다. 상업방송은 몰라도 공영방송일 것 같으면 말 그대로 시청자를 바보로 만드는 ‘바보상자’가 되지 않으려는 노력도 할 줄 알아야 한다./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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