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공허한 메아리로 그친 그들만의 원팀
[지지대] 공허한 메아리로 그친 그들만의 원팀
  • 김규태 정치부 차장 kkt@kyeonggi.com
  • 노출승인 2018.12.06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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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3일은 6·13 지방선거와 관련해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공소시효 만료일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명운이 갈림길에 서는 날이라고들 한다.

올해는 4년마다 찾아오는 온 국민의 축제, 지방선거가 있던 해다. 성숙한 민주시민으로 가는 길목에서, 우리는 지방선거를 ‘축제’라고 부르곤 한다. 내가 사는 고장을 위해 더 나은 일꾼을 뽑아 행복한 지방자치를 이루자는 뜻에서 그렇게들 외치는 것 같다. 그리고 그 축제는 남북평화무드와 국정농단 등의 여파에 따른 기존 보수당의 곤두박질 속에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그렇게 우리들의 축제는 또다른 4년을 기약하며 막을 내렸다.

▶이번 축제에서 민주당의 외침 중 유독 눈에 띄는 단어가 있었다. 바로 ‘원팀(One Team)’이었다. 말 그대로 하나로 뭉쳐 더 나은 시대를 준비하자는 뜻인 줄 알았다. 적어도 얼마 전까지는 말이다. 그런데 그 원팀은 ‘공천만 받으면 거진 단체장’이라는 선거 분위기가 만든 내부용 선거캐치프레이즈라는 생각으로 귀결되고 있다. 확실한 분위기 속 자칫 과열 양상에 따른 내부 총질을 걱정한 ‘내부 단속용’으로 사용됐다는 의미라고나 할까. 선거가 6개월 가까이 지난 현재, “민주당의 원팀은 존재하고 있는가”라는 반문을 하게 된다.

▶어느 조직이든, 가장 치명적인 적은 내부에 있다고들 한다. 비단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1천300만 경기도민을 위해 혁명 중인 경기도에 직격탄을 날린 것은 원팀의 시스템이 무너졌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국회에서도, 경기도의회에서도 같은 당 지사를 위한 원팀 정신은 사라졌고, 각자의 목적의식에 기반한 버라이어티한 의견들이 개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만난 경기도의 한 공무원은 푸념부터 내놓았다. 민선 7기가 시작되고, 밤낮으로 ‘더 나은 경기도, 새로운 경기도’를 위한 정책 드라이브를 걸어왔는데 이 지사의 기소가 기정사실화되면 모든 것이 추진 동력을 잃지 않을까 해서란다. 충분히 그럴 여지가 있음은 분명하다. 연일 쏟아지는 드라마와 영화가 관객들의 흥미를 끄는 가장 큰 요소는 바로 ‘반전’ 때문일 것이다. 법적 해석에 따라 잘못이 있다면, 법에 의해 처벌을 받으면 된다. 그러나 아직 결정된 것이 아무것도 없다면, 그들은 아직 원팀일 것이다. 그것이 상도덕과 같은 ‘정치도덕’이라고 말하고 싶다.

김규태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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