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건설업계 또 충돌… 이번엔 ‘근로자 적정임금’
경기도·건설업계 또 충돌… 이번엔 ‘근로자 적정임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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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시장단가 이어 ‘공공공사 시중노임단가 이상 지급’ 대립
건협 “입·낙찰제도 개선없인 부작용”… 道는 “시행 문제없다”

경기도의 공공공사 표준시장단가 도입 추진으로 건설업계의 반발(본보 10월3일자 8면ㆍ17일자 1면ㆍ30일자 8면)에 따른 여진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는 공공공사 건설근로자의 적정임금 추진을 둘러싸고 경기도와 건설업계가 충돌했다.

대한건설협회 경기도회ㆍ대한전문건설협회 경기도회는 10일 경기도가 지난달 말 입법예고한 공공건설 근로자에 대한 시중노임단가 이상 임금 지급을 의무화하는 ‘경기도 공사계약 특수조건 제정안’에 대한 반대의견을 도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시중노임단가란 공공기관이 공사예정가격을 산정할 때 적용하는 임금 기준으로 대한건설협회가 정한다. 시중노임단가가 적용되는 업종은 123개에 달하며, 보통인부의 경우 올해 상반기 하루 10만 9천819원, 하반기 11만 8천130원이 시중노임단가로 책정됐다.

도가 입법예고한 제정안은 내년 1월부터 공공건설근로자에게 시중노임단가 이상인 적정임금을 보장하는 내용을 주내용으로 한다. 또 하도급 계약 체결 시 계약금액에 적정임금을 반영, 적정임금 지급 의무조항을 하도급계약서에 포함할 것도 담고 있다. 특히 계약상대자가 적정임금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 시정요구하거나 손해배상 청구 또는 계약 해지까지 가능하다는 처벌 조항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건설단체는 입ㆍ낙찰제도 등의 개선이 없는 상황에서 도의 성급하고 일방적인 적정임금제 추진은 여러 가지 부작용만 일으킬 것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가장 큰 반대 이유로 우리나라 건설공사 입ㆍ낙찰 시스템에 맞지 않는 점을 들었다. 현행 낙찰제도는 발주자가 공사예정가격을 설계할 때 근로자 임금은 시중노임단가를 적용해 책정되지만, 공사규모에 따른 낙찰률만큼 삭감하고 실제 건설업계에는 낙찰가의 80~87%가량만 지급되기 때문이다. 즉 발주자는 시중노임단가만큼 지급하지 않으면서 건설업체에만 그 이상을 지급하라고 하는 논리로 공사비 부족에 따른 부실공사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게 건설업계의 주장이다.

특히 건설현장의 임금수준은 개인 숙련도 및 작업조건 등 시장원리에 따라 결정돼야 하며, 최저임금법이 있음에도 별도의 규정을 제정하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라고 덧붙였다.

하용환 대한건설협회 도회장은 “외국 건설인력 25만 명 (점유율 20%)시대에 적정 임금제 수혜자가 내국인이 아닌 외국인이 될 것”이라며 “정부에서 적정임금제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관련 법ㆍ제도의 정비를 마치고서 정부 정책 방향에 맞춰 신중하게 검토돼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이미 서울과 시흥 등 일부 지자체에서 관련 제도를 시행 중에 있고, 사전 조사에서 건설업계의 93%가량이 시중노임단가 이상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제도를 시행하는 데 큰 문제는 없다고 본다”며 “아직 입법예고 기간으로 모든 의견을 취합한 뒤 시행해야 하는 만큼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권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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