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땅 잃어가는 엘리트 체육…국제 경쟁력 저하 등 ‘枯死 위기’
설 땅 잃어가는 엘리트 체육…국제 경쟁력 저하 등 ‘枯死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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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장, 체육단체장 겸직 금지법까지 겹치면서 우려 확산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엘리트 체육이 이번에는 지도자들의 선수 성폭행 파문으로 겉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 최악의 위기에 직면했다.

이 같은 엘리트 체육의 위기는 지난 2016년 최순실 사태부터 지난해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불거진 국가대표 선수 구타와 왕따사건 등으로 1차 위기를 초래했었다.

박근혜 정부 비선 실세였던 최순실의 딸로 승마선수인 정유라 부정입학 사건으로 촉발돼 재벌들의 스포츠계 지원부터 운동선수의 학사일정 문제 등 국내 체육계를 강타했다.

이어 지난해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에 대한 코치의 폭행과 스피드스케이팅 노선영에 대한 왕따 주행, 대한빙상경기연맹 실세 부회장의 전횡 등 빙상계의 잇따른 비위가 다시 한번 체육계를 흔들어 놓았다.

그리고 신년 벽두부터 쇼트트랙 대표팀 전 코치의 성폭행 의혹으로 촉발된 ‘체육계 미투’ 운동은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체육계의 폭력ㆍ성폭력 엄단을 지시하며,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경기도체육회는 지난 14일 ‘체육계 4대惡’ 추방을 위한 도내 체육계 전반에 걸친 전수 조사를 통해 발견되는 인권침해 사안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 일벌백계하겠다면서 상시 관리체계를 구축하겠다고 공표했다.

이어 대통령의 엄벌 지시 다음날인 15일 대한체육회는 이기흥 회장의 직접 사과와 함께 “성적 지상주의와 엘리트 체육 위주 육성 방식을 전면 재검토하고 개선안을 마련하겠다”며 “합숙 위주, 도제식 훈련방식의근원적인 쇄신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메달을 포기하더라도 체육계에 만연한 온정주의를 혁파해 조직적으로 폭력·성폭력을 은폐한 종목단체를 영구 퇴출하는 등 현행 국가대표 선수촌 운용방식과 선수관리 시스템의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이에 대부분 체육인들은 “그동안 곪았던 문제가 급기야 터졌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그동안 대한민국 체육을 세계 강국으로 올려놓은 시스템의 전면 쇄신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엘리트 체육은 더욱 위축될 수 밖에 없다”는 반응이다.

현실적으로 직면한 상황 속에서 강도높은 국가대표 선수들에 대한 훈련이나 합숙훈련이 줄어들면 이는 결국 국제 경쟁력 약화로 이어져 당분간 엘리트 체육은 하락의 길로 접어들 수 밖에 없다는 여론이다.

더욱이 내년부터 지방자치단체장이 체육단체장을 겸직하지 못하도록 한 체육진흥법 개정안까지 시행되면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팀 해체의 도미노 현상은 물론, 예산 축소 등으로 인해 엘리트 체육이 암흑기로 접어들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황선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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