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익(國益) 빌미 개입-양승태-은 범죄 행위이고 / 사익(私益) 빌미 개입-서영교-은 정당 행위인가
[사설] 국익(國益) 빌미 개입-양승태-은 범죄 행위이고 / 사익(私益) 빌미 개입-서영교-은 정당 행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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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교 의원의 청탁 논란을 어찌 볼 것인가. 시작은 2018년 5월18일 서 의원과 판사 A씨의 만남이다. 서 의원이 A 판사를 자신의 의원회관 사무실로 불렀다. 여기서 지인의 아들 사건과 관련된 부탁을 했다. 벌금형으로 해달라고 했다. 검찰이 압수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장의 이메일에서 구체적 정황이 확인됐다. A 판사가 서 의원 사무실을 방문한 시기, 청탁한 사건의 내용과 희망 형량이 구체적으로 적혀 있다.
서 의원은 만남에 대해선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고, 내용에 대해선 “억울하지 않도록 살펴달라고 했다”고 했다. 사건 죄명은 강제추행미수다. 속칭 바바리맨이라 불리는 행위다. 벌금형을 하려면 강제추행죄를 공연음란죄로 바꿔야만 했다. A 판사는 이 청탁을 임 전 처장에게 보고했고, 임 전 처장은 관할 법원장에게 연락했다. 담당 판사에까지 내용이 전달됐다. 죄명은 바뀌지 않았지만 형량은 벌금형이 됐다.
지금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 조만간 구속 영장 청구가 있을 것으로 알려진다. 범죄 사실이 40여 개에 달한다고 한다. 그 중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강제 징용자 소송 개입 의혹이다. 박근혜 정부가 한일 관계를 고려한 정부 입장을 전달했고, 양 전 대법원장이 이를 재판부에 지시했다는 게 혐의내용이다. 재판 결과는 지시대로 되지 않았다. 하지만, 여론은 사법농단이라고 정의했다.
혹자들은 대법원장의 강제징용 재판 개입과 국회의원의 바바리맨 사건 개입은 경중이 다르다고 말한다. 과연 그런가.
모든 재판은 당사자에겐 목숨과도 같다. 가장 중요한 인생 대사(大事)다. 판사 한 마디에 신병 구속이 좌우된다. 판결문 한 장에 패가망신이 좌우된다. 재판해본 사람은 그 절박함을 안다. 그 당사자들에게 ‘강제징용 소송은 중한 재판이고 당신들 재판은 경한 재판이다’라고 하면 가만히 있겠나. 양 전 대법원장의 재판 개입이 세상을 뒤집을 일이라면, 서영교 의원의 재판 개입도 피해자 가족을 뒤집을 일이다.
서 의원은 국회의원이다. 권력을 배경 삼은 청탁이다. 내용이 담당 판사에까지 이르렀다. 재판 결과가 청탁대로 됐다. 청탁을 범죄로 의율한다면 완전한 기수범(旣遂犯)이다. 이걸 ‘잘 살펴달라’는 정도의 소박한 정(情)의 표시라고 설명하고 있다. 분명히 해야 한다. 범죄가 되는지 아닌지 확실히 구획해야 한다. 그리고 그 잣대는 구속된 임 전 처장, 구속될 것 같은 양 전 대법원장 행위에도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
그런 원칙이 법(法)이고, 그런 질서가 법치(法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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