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권 vs 가치 보존… ‘제부도 바닷길’ 갈등
기본권 vs 가치 보존… ‘제부도 바닷길’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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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의료 등 불편 상시통행을” 330명 서명 청원서 화성시에 제출
市 “명성 손상·사업 차질 생길 것”

‘한국판 모세의 기적’인 화성 제부도 주민들이 교육, 의료 등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며 밀ㆍ썰물과 상관없이 상시 통행이 가능한 도로 개설을 요구, 논란을 빚고 있다.

주민들은 300여명의 서명이 담긴 청원서를 화성시에 제출하는가 하면 대책위를 구성해 시장에게 내용증명까지 보냈지만 시는 제부도의 가치와 명성 하락 등이 우려된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24일 제부도 주민 등에 따르면 주민들은 지난달 26일 ‘제부도바닷길통행개선추진대책위원회’를 발족했다. 현재 썰물 때만 통행이 가능한 바닷길(화성시 서신면 송교리~제부도간 2.3km)을 상시 통행이 가능하도록 개선해 달라고 요구하기 위해서다. 대책위는 제부도 1천여명(350세대)의 주민들이 기본권인 교육ㆍ문화ㆍ의료ㆍ복지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10월 8일 새벽 5시30분께 주민 L씨가 호흡곤란 증세로 119에 신고했지만 바닷길이 막혀(당일 통행시간 오전 6시3분~오후 2시) 병원으로 옮기지 못해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대책위는 또 바닷길 불편으로 관광객들이 재방문을 꺼리거나 여행지를 변경, 방문자 수가 감소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대책위는 지난해 12월 한달간 제부도 방문객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였고, 98%(98명)가 “바닷길 통행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이에 대책위는 주민 330명의 서명이 담긴 주민청원서를 화성시에 제출한 상태다. 특히 지난 18일에는 시장에게 ‘수차례의 민원에도 시가 모세길 보존만 신경쓰고 있는 만큼 통행불편으로 인명 및 재산피해 발생 시 시장의 직무유기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 민ㆍ형사상의 책임을 청구하겠다’는 내용증명서도 발송했다.

하지만 시는 상시통행 도로가 개설될 경우, 바닷길이 갈라지는 제부도의 가치와 명성 이미지가 손상되고 현재 추진 중인 제부도 해상케이블카, 마리나 항만시설 등의 차질을 우려하면서 도로개설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최광수 대책위원장은 “가치와 명성보다 주민들의 기본권이 우선돼야 한다”면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상시 통행 도로 설치가 관철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연륙교 설치는 효용가치와 타당성이 부족한 것으로 검토됐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관광과 환경 등 모든 사안을 검토해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화성=박수철ㆍ홍완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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