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일회용품 줄이기 선택 아닌 필수
[데스크 칼럼] 일회용품 줄이기 선택 아닌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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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 후손에게서 잠시 빌려온 것이다” LEED(Leadership in Energy and Environmental Design) Reference book 서문에 쓰인 말로, 아프리카 케냐 속담이라고도 하고 인디언의 격언이라고도 전해진다. 말 그대로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자연은 후손에게 깨끗하게 돌려줘야 한다는 것으로, 지구를 잘 보존해야 하는 책임은 기성세대의 몫이라는 의미이다. 그러나 작금의 현실은 어떤가. 오존층 파괴, 수질오염, 토양오염은 물론이고 저 먼 우주에도 쓰레기가 넘쳐나고 있다. 쓰레기 문제는 삶을 유지하는 모든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평택의 한 업체가 지난해 7월(약 1천200t)과 10월(약 5천100t) 필리핀에 폐기물을 불법 수출했다가 현지에서 문제가 불거져 조만간 평택으로 돌아오는 논란이 됐다. 수천만 원의 돈을 벌려 했던 이 업체의 행위로 대한민국의 위상이 떨어진 것은 물론 국제적 신뢰도 상실했다. 이는 전 세계의 폐기물을 대량 수입하던 중국이 1년 전부터 폐기물 수입거부조치를 취하면서 적체되는 폐기물의 양이 크게 늘어난 것과 무관하지 않다.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과 유럽 등 지구촌 전체가 마찬가지의 고민을 안고 있다.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와 지자체들이 다양한 정책들을 쓰고 있지만,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진다. 결국 기업뿐만 아니라 국민들이 환경보전에 대한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플라스틱이나 일회용 제품 사용 자제 및 쓰레기 줄이기를 실천해야 한다.

생활 속에서 작은 부분부터 바꿔나가는 것은 어떨까. 이 맥락에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커피숍 일회용 컵 사용금지’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시행 전부터 전형적인 탁상공론이라는 등 실효성을 놓고 갑론을박이 끊이지 않았지만, 어느덧 자리를 잡았다. 이용객 대부분이 주문할 때부터 가지고 갈 것인지 아닌지를 결정해서 말한다.

커피전문점에 이어 제과점에서도 일회용 비닐쇼핑백을 줄여나가고 있는 것은 덤이다. 환경부는 지난해 7월 제과 브랜드인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및 환경운동연합과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한 자발적 협약을 맺었다. 두 업체에서 써왔던 비닐쇼핑백이 연간 2억3천만 장에 달했다. 이처럼 정부는 물론 민간에서까지 일회용품 사용을 최대한 자제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공공기관이 이를 역행하고 있다. 공무원연금공단은 지난해 12월28일 16억여 원의 예산을 배정해 장례용품 지원 위탁용역 입찰공고를 냈다. 제안요청서에 담겨 있는 물품은 밥그릇, 국그릇, 종이컵, 소주컵, 숟가락, 젓가락, 접시, 수저케이스 등 일회용품이다. 공공기관이 16억7천만 원의 예산으로 공무원들에게 일회용 상조용품을 나눠주는 것이다.

일회용품 사용량이 가장 많은 장례식장에 대해서는 사실상 규제가 없는 현실과도 일맥상통한다. 공무원연금공단의 입찰공고에서 보듯 장례식장의 모든 물품이 일회용품이다. 실제 상갓집에서는 수육, 마른안주, 과일 등의 음식이 상주의 직장 상조회 마크가 찍힌 일회용품에 담겨 나온다. 조문객이 난 자리에는 상조회사 직원이 일회용 그릇과 나무젓가락, 음식물이 섞인 탁자 위 비닐을 통째로 걷어 재활용품 등의 구분조차 없이 대형쓰레기통으로 직행하는 것이 비일비재하다. 혹자는 말한다. 영세자영업자 및 민간업체가 운용하는 카페 및 음식점에서조차 일회용품 사용을 규제하고 위반 시에는 벌금까지 부과하는 세태에 어긋난다고. 또 세척시설만 갖추면 결혼식과 돌잔치 고희연 등의 행사 때와 마찬가지로 일회용품을 없앨 수 있다고.

발상의 전환이라고 평가받기도 하는 ‘커피숍 일회용 컵 사용금지’의 결과물은 시대적 흐름의 산물이다. 장례식장의 일회용품 사용 문화도 마찬가지일 수 있다. 생각을 바꾸면 세상이 바뀔 수 있다. 정부의 작은 행보를 또 한 번 기대해본다. 장례식장이 바뀌면 다음은 배달음식의 일회용품 문화다. 하루에 수백만 개에 달하는 일회용품이 소비되고 있다고 추정되는 배달음식점도 시대적 흐름의 변화가 필요하다.

이명관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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