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국, 150조원 들고 반도체 시장에 쳐들어왔다 / 지역균형발전 따지다 한국 반도체 죽일 것인가
[사설] 중국, 150조원 들고 반도체 시장에 쳐들어왔다 / 지역균형발전 따지다 한국 반도체 죽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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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수출이 휘청거리고 있다. 코트라가 밝힌 수출선행지수가 최악이다. 작년 3분기 75.7에서 4분기 65.9로 낮아졌다. 올 1분기에는 46.3까지 떨어졌다. 해외 바이어의 한국 반도체 오더 금액이 급감하고 있다는 말이다. 기존 수출의 증감 추이도 심상치 않다. 2017년에는 전년대비 57.4% 증가했다. 2018년에는 2017년 대비 29.4% 증가에 그쳤다. 1년 만에 수출 증가 폭이 반 토막 난 것이다. 우리 반도체 수출 시장의 위기는 더이상 가설이 아니다.
더 걱정이 있다. 진짜 위기는 시작도 안 됐다. 중국의 반도체 시장 진출이다. 아직 저가ㆍ저사양 분야에 머물렀지만, 본격 양산에 들어갔다.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가 작년 8월 6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2세대로 불리는 32단 3D 낸드플래시 시제품을 선보였다. 10월부터 시험 생산에 들어갔다. 2019년부터 양산이다. 중국 정부의 경제 목표 ‘중국 제조 2025’의 핵심도 반도체다. 향후 10년간 1조 위안(한화 약166조원)를 퍼붓겠다고 한다. 반도체 산업은 ‘돈 놓고 돈 먹기’다. 공장 하나 짓는데 10조 원 든다. 그래야, 다음 기술로 간다. 중국이 천문학적인 국부를 준비했다. 본격적인 제품 생산을 시작했다.
언제나 중국 경제의 무기는 13억 내수시장이다. 내수시장 점령 이후 세계 시장 공략이라는 경제학적 패턴이 있다. 반도체 시장도 같은 패턴을 이어갈 게 뻔하다. 우리가 중국에 수출하는 반도체가 직격탄을 맞을 것이다. 대(對)중국 총 수출량의 32%를 차지하는 반도체다(2018년 1~10월). 중국의 자체 반도체 양산은 곧 우리 반도체의 중국 시장 몰락을 뜻한다. 삼성전자, SK 하이닉스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 수출의 기둥이 흔들리는 문제다.
우리가 버틸 건 기술력뿐이다. 중국 반도체의 기술력은 아직 우리의 그것과 5~6년의 격차가 있다. 최소한 이 기술력 차이는 계속 유지해야 한다. 그 유일하면서도 절박한 수단이 공장증설이다. SK 하이닉스의 공장증설 계획은 그런 면에서 국가의 존망이 걸린 대사(大事)다. 그 입지를 용인(삼성), 평택(삼성), 이천(하이닉스)을 연결하는 반도체 벨트로 넣고 싶어 한다. 국가적으로는 반경 50㎞ 이내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벨트가 형성되는 것이다.
기업 SK가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가 걸린 문제다.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도태하느냐 마느냐의 선택이다. 이 문제를 두고 지역균형발전논리를 말하면 안 된다. 수도권, 비수도권 따지려 들면 안 된다. 중국의 무서운 추격을 못 본 오판이거나, 작정하고 외면하는 억지다. SK는 용인을 원한다. 업계도 탄원하고 있다. 국제 경쟁력을 계산한 입지 선택이다. 용인에 설립해줘야 한다. 지역 균형 발전? 나눌 국부가 있을 때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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