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회 파행, 초등 방과후 영어수업도 망쳤다
[사설] 국회 파행, 초등 방과후 영어수업도 망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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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새학기부터 재개될 것으로 보였던 초등학교 1~2학년의 방과후 영어수업이 사실상 무산됐다. 국회 파행으로 공교육정상화법(일명 선행학습금지법) 개정안 통과가 안됐기 때문이다.
현행 선행학습금지법에 따르면 학교는 학교교육과정을 앞서는 수업을 할 수 없다. 초등학교에서 영어는 3학년부터 배우기 때문에 1~2학년 영어수업은 불법이다. 그러나 중국어나 일본어 등은 초등 교육과정에 없기 때문에 해도 문제가 없다. 유치원에서의 영어수업도 허용된다. ‘초등학교는 안되고, 유치원은 되는 영어 교육’, ‘중국어ㆍ일본어는 되고 영어는 안되는 교육’, 이상한 교육시스템이다.
선행학습금지법은 2014년 통과됐지만, 초등 1~2학년 방과후 영어를 금지하는 규정은 2018년 2월 28일 이후 시행하기로 해 지난해 1학기부터 학교 현장에 적용됐다. 하지만 과도한 선행학습을 막겠다는 법 취지와 달리 사교육 부담만 커졌다는 반발이 거세지자 교육부는 방과후 영어를 허용하는 쪽으로 법 개정을 추진했다. 지난해 10월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방과후 영어수업을 허용하는 것이 맞는 방향”이라며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국회에서도 견해차가 크지 않은 사안이라 별문제 없이 통과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유치원 3법’ 등으로 여야가 갈등을 빚으면서 논의 대상에서 밀리더니 12월 국회 본회의 통과에 실패했다.
교육부는 1월 임시국회가 열려 2월 중순까지 개정안이 통과되면 3월부터 방과후 영어수업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김태우 폭로’ 의혹 특검 도입, 손혜원 의원 부동산투기 의혹 국정조사, 김경수 경남지사 실형 선고, 한국당 일부 의원의 ‘5.18 망언 논란’ 등으로 정국이 얼어붙어 1월 임시국회가 성과 없이 17일 종료됐다. 여야의 극한 대치 속 2월 임시국회가 열릴 가능성도 크지 않다.
이런 가운데 대부분의 학교가 올해 1학기 방과후학교 신청을 마치고 반편성까지 진행한 상황이라 향후 개정안이 통과돼도 당장 영어수업은 불가능하다. 교육부가 그동안 “새 학기부터 방과후 영어수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학부모들에게 말해왔는데 결과적으로 거짓말을 한 셈이 됐다. 학부모들 입장에선 교육부도, 국회도 답답하고 불만이다. 아이들을 또다시 학원에 보내야 할 상황이니 사교육비 걱정도 크다. 갈팡질팡하는 방과후 영어수업에 비난이 클 수 밖에 없다.
방과후 영어수업 허용은 민생법안이나 다름 없다. 정치적 갈등 때문에 법안이 통과되지 못한 것은 여야 모두의 잘못이다. 국회 파행이 초등학생들의 영어수업까지 망쳐 버렸다. 국민 고통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정쟁에만 몰두하는 국회의원들은 각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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