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체육계 外風 더이상 안된다
[데스크 칼럼] 체육계 外風 더이상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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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체육이 여러 악재로 인해 대한체육회 창립 이후 가장 큰 위기에 빠져있다. 1920년 7월 체육을 범국민화해 국민 체력향상과 건전하고 명랑한 기풍을 진작시키고, 우수선수 양성으로 국위선양과 세계평화에 기여한다는 취지로 조선체육회가 설립된지 내년이면 100년이다. 유구한 역사를 지닌 대한체육회가 최근 예기치 못한 일련의 사태와 외풍(外風)으로 인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일제강점기에도 국민들에게 민족혼을 일깨우며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6.25 한국전쟁 이후 군사독재시대와 민주화시대를 거치면서도 굳건하게 성장을 거듭하면서 세계적인 스포츠 강국으로 도약했다. 더불어 서울올림픽 개최 이후에는 건강한 가정, 건강한 사회, 건강한 국가건설을 모토로 생활체육이 급속하게 확산됐다.

하지만 전문체육과 생활체육이라는 두 축을 바탕으로 발전하던 대한민국 체육은 아쉽게도 2016년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의 통합과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 성폭행 사건으로 촉발된 ‘체육계 미투’ 운동으로 인해 최대 위기에 봉착해 있다. 특히, 최순실 딸 정유라 사태로 인해 체육 특기자 관리에 대한 전면 재수정과 기업들의 스포츠 단체ㆍ행사지원 중단에 이어, 심석희 사건은 스포츠계의 전면적인 개혁을 불러오는 거대한 물결이 됐다. 국민적 비판여론이 들끓으면서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정치권은 일제히 체육계 비리척결 대책을 쏟아냈고, 엘리트체육 육성 방안의 전면 재검토를 불러왔다. 이에 일부 시민사회단체들은 사태 책임을 물어 대한체육회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고, 급기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에게 대한체육회 제재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 국민들이 요구하는 체육계의 변화와 개혁 요구는 거역할 수 없는 대세다. 다만 그 방식과 시기, 절차 등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체육정책과 문제해결이 자꾸 정치논리에 침해 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체육인들의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몇몇 정치인들의 뜻에 따라 체육 단체가 통합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로 인해 통합 3년이 지난 현재에도 체육계는 진정한 통합을 이루지 못한 채 상당수 단체들이 내적인 갈등에 시달리고 있다.

또한 심석희 사건 이후 정치권과 중앙ㆍ지방 정부가 쏟아낸 대책들에 대해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근본적인 해결책과 체육계에 미칠 영향 등은 고려하지 않은 채 전국소년체전 폐지, 국가대표 합숙훈련 축소, 성적지상주의 탈피 등 여론에 떠밀려 내놓은 졸속 대책들은 아예 전문체육을 포기하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대한민국 전문체육 발전의 근간인 전국소년체전의 폐지는 운동 재능을 지닌 체육영재들의 진로를 가로막는 것이며, 합숙훈련 축소와 성적지상주의 탈피 등은 운동으로 꿈을 이루고 직업을 가지려는 많은 운동선수들의 미래를 박탈하는 일이다.

체육에 남다른 재능을 지닌 학생들은 운동이 꿈을 실현하고 미래의 직업을 찾을 수 있는 수단이다. 그럼에도 왜 항상 체육만 문제가 되는가. 국민 대다수는 체육을 통해 대리 만족과 희열을 느끼며 국제대회 성적에 따라 환호하지 않았는가. 또한 전문체육 이상으로 100세 시대에 걸맞는 ‘복지’ 개념의 생활체육 역시 중요한 것은 당연지사다. 하지만 정치인들은 이 같은 고려를 하지 않은 채 무조건 생활체육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그 이면에 선거에서의 표를 의식한 것이 있음을 왜 숨기는가. 체육정책과 행정은 그 주체인 체육인들의 의사가 반영돼야 하며, 더이상 체육이 정치의 지배를 받아서는 안될 일이다.

황선학 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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