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황계동 ‘쓰레기 매립’ 농지 굴착 현장 가보니…] 과자봉지부터 건설·의약품 폐기물까지… 파내는 족족 ‘쓰레기매립장’ 방불
[화성 황계동 ‘쓰레기 매립’ 농지 굴착 현장 가보니…] 과자봉지부터 건설·의약품 폐기물까지… 파내는 족족 ‘쓰레기매립장’ 방불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市, 29년 전 임대해 수천t 매립… 환경오염 우려
토지주 “市가 나서서 치워야”… 市 “법률 검토 중”
화성시가 수도권매립지 건립 이전인 1990년에 개인 땅을 임차해 쓰레기를 매립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14일 화성시 황계동의 한 골재 매매업소부지에서 굴삭기가 땅속을 파자 묻혀있던 쓰레기와 침출수가 심한 악취와 함께 드러나고 있다. 김시범기자
화성시가 수도권매립지 건립 이전인 1990년에 개인 땅을 임차해 쓰레기를 매립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14일 화성시 황계동의 한 골재 매매업소부지에서 굴삭기가 땅속을 파자 묻혀있던 쓰레기와 침출수가 심한 악취와 함께 드러나고 있다. 김시범기자

“쓰레기 매립장의 지하수를 29년이나 마신 것을 생각하면 눈이 뒤집힐 지경입니다.”

14일 오전 11시 화성시 황계동 139-1 번지 A씨(50ㆍ여) 소유의 토지. 지목상 ‘답(논)’이지만 맨땅 형태의 2천800여㎡ 부지 곳곳에 3개의 타원형 구덩이가 파 져 있었다.

직경 5~6m 가량에 4m 깊이의 3개 구덩이 바닥에는 악취를 풍기는 검은색 액체가 성인 남성 무릎 높이까지 들어차 있었다. 구덩이 옆에는 구덩이에서 나온 각종 쓰레기와 뒤섞인 검은색 흙이 산더미 처럼 쌓여 있었다.

쓰레기 더미에는 과자봉지, 음료수 병 등의 생활쓰레기와 철근 등 건설폐기물에 의약품 폐기물(링거병 등)까지 뒤섞여 마치 쓰레기매립장을 방불케 했다.

부지 전체를 3등분으로 나눠 구덩이를 판 것을 감안하면 땅 전체에 막대한 양의 쓰레기가 매립된 것을 짐작케 했다.

해당 부지에서 길(왕복 2차선) 하나만 가로지르면 황구지천(화성~오산~평택)이 흐르고 있어 토양오염은 물론 심각한 하천오염까지 우려되고 있었다.

이 막대한 양의 쓰레기를 농지에 파묻은 주체가 화성시였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토지주 A씨는 지난 2013년 땅을 매입한 뒤 불법으로 골재매매상을 운영하다 시에 적발, 원상복구 명령을 받았다.

하지만 농작물을 심는 족족 말라죽자 A씨는 지난 13일 굴삭기를 동원해 땅을 파내 엄청난 쓰레기가 매립된 것을 확인했다.

A씨는 과거 땅 소유주를 수소문한 끝에 지난 1990년 1월 당시 화성군과 소유주 B씨간 작성한 토지임대차계약서를 발견했다.

당시 계약서에는 해당 토지를 포함한 3천97㎡의 땅을 1990년 1월12일부터 같은해 12월31일까지 평당 700원씩, 65만5천900원에 화성군 태안읍이 임대하는 것으로 표기됐다.

특히 계약서에는 ‘상기 토지를 태안읍 쓰레기 매립장으로 사용함에 있어 다음과 같이 토지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다’라고 토지 임대 이유도 명시됐다.

토지주 A씨는 “인근 주민들이 지하수를 사용하고 있는데 쓰레기 매립장 물을 마셨다니 구토가 나고 어지러울 지경”이라며 “농사를 지을 수 없는 땅을 속아서 산 것이나 다름 없다. 환경오염 방지 차원에서라도 시가 나서 쓰레기를 치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1994년 이전까지 읍면동에서 나온 쓰레기는 읍면동장이 알아서 자체 매립하는 ‘비위생매립장’을 운영했다”며 “하지만 농지에 쓰레기를 묻은 행위가 농지법 위반인지에 대해서는 살펴봐야 할 것이며 법률 검토를 거쳐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책임지겠다”고 답했다.

한편 1990년 당시 환경법에 의하면 쓰레기 매립장의 경우 3천300㎡ 이상이거나 쓰레기 매립량이 1만㎡ 이상일 경우 설치허가와 공공시설 입지승인 등의 절차를 거치게 돼 있었지만 문제의 땅은 200여㎡가 적어 해당사항이 없었다.

화성=박수철ㆍ이상문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연예 24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