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北 “협상 생각 없다”에 한반도 주변 급랭 / 국민이 불안했던 게 바로 이런 상황이다
[사설] 北 “협상 생각 없다”에 한반도 주변 급랭 / 국민이 불안했던 게 바로 이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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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관계가 급랭하고 있다. 침묵하던 북한이 강수를 던졌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15일 긴급기자회견이다. 미국의 협상 태도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깡패 같은 미국의 태도가 결국 상황을 위험하게 만들었다. 어떤 형태로든 미국과 타협할 생각이 없으며 이런 식의 협상을 할 계획이나 바람도 크지 않다”고 했다. 미사일이나 위성발사 가능성에 대해서도 “김 위원장에게 달려 있다”며 “곧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안 그래도 북핵 상황이 불안하다. 북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가 거의 완료됐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미국 측 정보에 이어 우리 국방부도 ‘복구 자체는 맞다’며 사실을 인정했다. 북한 전역에서 사라졌던 방공훈련이 시작됐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14일 오전 9시부터 10여분간 사이렌 경보가 울리면서 북한 주민들이 긴장했다고 전해진다. 14일이면 최 부상의 기자회견이 있기 하루 전이다. 불안의 정도가 점점 높아져 가고 있다.
최 부상 발언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이 있다. “남조선은 미국의 동맹이기 때문에 ‘플레이어’이지 ‘중재자’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전례 없는 남북 화해 분위기를 자평해왔다. 실제로 남북 정상이 세 차례나 만났다. 긴장완화를 위한 상징적 조치도 취해졌다. 여권에서는 ‘북미만 화해하면 남북은 하나 될 준비가 끝났다’고 했었다. 그런데 북한이 남한의 중재자 역할을 일축해 버린 것이다. 우리가 오판한 것 아닌가 싶다.
이러니 많은 국민이 불안해했던 것이다. 한순간에 무너질 모래성과 같다고 걱정했던 것이다. 이 여론을 정부 여당은 무시했다. 통일이라는 대의로 윽박질렀다. 속도 조절을 말하면 통일 반대론자로 몰았고, 안보불안을 말하면 전쟁론자로 몰았다. 최 부상의 기자 회견은 미국을 발칵 뒤집었다. 그 순간에서도 여전했다. ‘남조선은 미국편’이라 공격받은 청와대가 여전히 “어떤 상황서도 북ㆍ미 협상 재개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국민 불안과 따로 가기는 여권도 마찬가지다. “김 위원장 의중을 파악해야 한다”거나 “중재자 역할이 중요해졌다”는 맥 없는 말만 나온다. 때마침 나온 추미애 의원의 발언도 이해하기 어렵다. “핵과 무관한 징벌적 대북제재-금강산ㆍ개성공단 중단-는 풀어야 한다”고 했다. 핵이 있는 한 북한에 단 1달러가 들어가도 제재위반이라는 UN 경고가 계속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런 주장이 나오냐’는 비난 댓글이 쏟아진다.
국제 관계는 유동적이다. 대화의 물꼬가 갑자기 트일 수도 있다. 대화의 축이 급격히 무너질 수도 있다. 그때마다 희망과 불안을 오가야 하는 게 우리 국민이다. ‘중재자’가 아닌 ‘끼인 자’의 현실이다. 이래서는 자주 국가의 모습이라 할 수 없다. 통일로 가는 길이라고 무조건 양보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국민을 안심시키면서도 갈 수 있는 길은 얼마든지 있다. 이제라도 그 길을 택하라는 것이다. 그래야, 국민이 안 불안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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