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론] 절망 대한민국, 정녕 ‘장밋빛 미래’는 없나
[인천시론] 절망 대한민국, 정녕 ‘장밋빛 미래’는 없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숨 막히는 미세먼지로 인한 생명의 위협, 중산층이 무너져 내린 승자독식의 사회, 탈원전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 이념의 양극화로 갈래갈래 찢어진 민심, 앞이 안 보이는 민생경제와 우리 기업의 몰락 등 이것이 오늘 우리의 현실이다.

한마디로 리더십 실종이다. 최근 미세먼지 대재앙을 보면서 정부의 존재 이유를 묻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은 유치원, 초등학교에 공기청정기 설치해준다 하고 총리는 ‘통렬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한다.

담당 장관은 중국에는 입도 뻥긋 못하면서 거리마다 공기정화기를 설치한다 하고 서울시장은 질세라 건물에 특수페인트를 칠해서 미세먼지를 흡착시킨다고 한다. 여당은 이명박 정부 때 디젤 차량이 늘어서 이 꼴이 났다고 한다. 경유 승용차 판매는 노무현 정부 때 허용했던 일이다. 경복궁 무너지면 대원군 책임인가.

무능극치, 유체이탈, 책임회피 발언이 극에 달하고 있다.

국회미래연구원이 중장기 미래 예측 보고서 ‘2050년에서 보내온 경고’를 지난 5일 발표했다. 정치·경제·사회 등 13개 분야 모두 절망적이다.

2050년에 미국 다음으로 1인당 소득이 높은 국가가 될 것으로 전망한 골드만삭스의 예측이나, 한국을 찾은 수많은 미래학자가 얘기한 ‘장밋빛 미래’는 찾아볼 수 없다.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에서 12년 만에 3만 달러를 기록했으나 정부는 자랑조차 하지 못한다.

국민이 실감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고용시장은 얼어붙어 있고 소득 불평등과 양극화는 심화하고 있다. 삶의 질을 평가하는 상대적 빈곤율이 다른 3만 달러 이상 국가보다(평균 11.8%) 17.4% 높다.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 등 주력 산업의 엔진이 식어 가는데 정부는 두 손 놓고 있다.

5월이면 문 대통령 집권 3년차를 맞게 되지만 어느 것 하나 확실한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다. 처음부터 방향도 틀리고 전략도 없고 국격(國格)도 없는 국정운영이었다. 견제와 균형, 연립과 연합, 타협과 통합이 없는 현 체제는 우리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모든 잘못과 책임은 상대와 과거에 돌리면 된다는 식의 사고방식은 우리를 골병들게 한다.

‘로마인 이야기’에서 시오노 나나미는 “지성에서는 그리스인보다 못하고 체력에서는 게르만인보다 못하며 기술력에서는 에트루리아인보다 못하고 경제력에서는 카르타고인보다 못한 로마인이 세계적인 제국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적도 껴안는 ‘개방과 관용, 포용력’ 덕분이었다”고 썼다.

왜 우리는 이렇게 하지 못할까. 건강이 좋지 않은 노태우 전 대통령을 제외하고 살아 있는 모든 전직 대통령을 법정에 세운 나라가 과연 있을까.

차기 재집권이 어려우면 또 다른 보복의 불안과 두려움이 이렇게 막무가내식의 정치를 만들어 내는 것인가.

국민의 고단함, 억울함, 불안함을 해소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다. 지금 청와대에 가장 필요한 것은 솔직하게 국민에게 설명하고 지지와 이해를 구하는 일이다. 지도자와 측근들이 좁은 사고에 갇힌 채 ‘우리만이 정의이고 우리 판단만이 옳다’고 우기면 같은 오류와 실패를 반복하게 된다. 그리고 그 결과는 쇠망한 대한민국만 있을 뿐이다. 희망은 실망으로, 실망은 절망으로 가고 있다.

이인재 한국뉴욕주립대 석좌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연예 24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