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카페] 바다를 사랑한 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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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가자.

수락산 계곡에 얼었던 실개천이 녹아 흘러내리는 것을 보면 어두운 마음까지 맑게 해준다. 개천들이 합쳐진 강물은 슬픔과 그리움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강물이 모여 만나는 바다는 수많은 화가들과 작가들의 영감의 원천 그리고 상상의 동력이 된다.

바다는 우리에게 두려움을 준다. 특히 파도치는 겨울에 심해로 가면 두려움을 넘어 존경과 호기심으로 가득한 공간으로 변모한다. 바다는 침묵의 세계이며 생명의 원천이다. 바다는 비옥한 공간이다. 자연의 어머니요 태초의 모습을 지키는 모성애이며 변신의 제왕이다. 바다의 소리는 자연의 바탕음이며 성스러운 굉음을 포효한다. 한마디로 바다는 교향시이다. 작곡가들은 자연을 주제로 하여 음악을 만드는 것을 즐겼다.

비치보이스의 ‘서핑 유 에스 에이’와 비틀즈의 ‘Yellow Submarine 노란 잠수함’의 팝송도 익숙한 멜로디이다.

클래식 음악역사에도 셀 수 없을 정도의 많은 작곡가들이 거대한 바다를 오선지에 옮겨놓았다. 독일출신의 작곡가 바그너(1813-1883) 는 20대 시절에 배를 타고 영국으로 가다가 폭풍을 만나 공포에 떤 적이 있다. 세 번이나 침몰 직전까지 갔었다. 이 경험이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오페라 전체에 광풍으로 표현되고 있다.

셰익스피어 희곡 ‘템페스트’의 폭풍장면은 차이코프스키(1840-1893) 의 환상서곡 ‘템페스트’의 시초가 된다.

18세 때 해군사관학교 졸업 후 사관후보생으로 세계를 항해하며 바다에 깊은 관심을 가진 러시아의 작곡가 림스키 코르사코프(1844-1908) 는 원초적인 화음을 화려하게 승화시키고 바다를 역동성 가득하게 담은 ‘셰헤라제드’를 작곡하였다.

프랑스 인상주의 작곡가 드뷔시(1862-1918)는 교향시 ‘바다’를 작곡하였다. 드뷔시는 가쓰시카 호쿠사이의 판화 ‘가나가와 앞바다의 파도’를 통해 바다를 새로운 각도에서 경험하며 놀랄만한 영감을 얻게 된다. 이 곡은 서양음악의 역사를 바꿔 놓은 대곡이 되었다.

영국의 작곡가 본 윌리암스 (1872-1958)는 ‘바다교향곡’을 작곡하였다. 제목과 달리 교향곡이라기보다는 합창과 오케스트라가 펼치는 광대한 대서사적 오라토리오로 분류할 수 있다.

또 다른 영국출신 작곡가 브리튼(1913-1976) 의 오페라 ‘피터 그라임즈’ 중의 4개의 바다간주곡은 새벽부터 꿈틀 되는 바다의 변화를 자세히 서술한다. 바다에 비취는 달빛도 상세히 서정적으로 표현된다. 브리튼은 이 곡의 마지막 부분을 분노가득한 폭풍이 무엇이든 삼켜버리는 불안하고 무시무시한 바다의 이미지를 광기 넘치게 묘사하고 있다.

수락산 계곡에서 박목월의 ‘4월의 노래’에 나오는 구절을 음미한다. “아! 멀리 떠나와 이름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4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 어린 무지개 계절아” 무지개가 가득한 수평선도 바라보고 싶다. 산에서 내려와 이제 바다로 가서 봄을 만나자 그리고 느끼자. 힘들고 지친 우리의 겨울을 미련없이 보내고 희망과 열정이 넘치는 봄을 맞자. 세상은 아직 너무 아름답다. 우리의 생명이 살아있음을 감사하며 행복해하자!

함신익 심포니 송 예술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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