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수원시립공연단 뮤지컬 ‘독립군’
[공연리뷰] 수원시립공연단 뮤지컬 ‘독립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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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하지 않은 연출… 독립군 ‘수난의 역사’
을사늑약 이전 시대로 전환 ‘탄탄한 스토리’
화려한 영상미… 폭발 등 특수효과에 깜짝
▲ 독립군3

수원시립공연단이 오는 21일까지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에서 뮤지컬 <독립군> 공연을 연다.

지난 12일 첫 선을 보인 이번 공연은 3ㆍ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리고자 열린 뮤지컬로 장용휘 공연단 예술감독의 재위촉 후 열린 첫 공연이자 공연단의 제9회 정기공연으로 개막 전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다.

공연은 실존 인물인 백범 김구 선생과 윤희순, 남자현 열사를 모티브로 창작해 낸 여성 의병 윤현 여사의 시점으로 진행되나 부제인 ‘모두가 독립군이었다’에 맞게 이들의 이야기 외에도 당시 수탈을 겪은 사회 각 계층 인물들의 사연도 함께 선보인다. 공연단은 공연의 의의를 강조하면서도 이 같은 ‘뻔한 주제’를 뻔한 연출을 통한 뻔한 감동을 자아내지 않게 하고자 다양한 연출로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번 공연은 광복군, 독립 열사를 조명한 기존 작품과 달리 을미사변, 을사늑약이 아닌 윤봉길 의사의 훙커우 공원 의거를 김구가 회상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안두희로 추정되는 이의 총성과 함께 을사늑약 이전 시대로 배경을 전환해 수난의 역사를 보인다. 공연 내내 SK아트리움 대공연장 무대에 설치된 2~3겹의 막을 통해 영상과 자막으로 배경 설명과 폭발 등 특수효과를 선보여 볼 거리를 더했다.

이후 을미사변을 슬퍼하고 비분강개하는 백성들, 그 속에서 일본의 극악무도함을 지탄하는 윤현과 치하포에서 일본인을 죽인 김구, 을사늑약을 앞두고 이토 히로부미와 을사오적 앞에서 비통함과 분노를 내비치는 고종과 민영환 등을 각각 다른 장면에서 조명한다. 이때 김구가 수감된 인천 감리영, 도쿄권업박람회 당시 조선인을 납치해 구경거리로 만든 인간 동물원 등은 비극적인 상황과 대조적인 일본 순사, 시민들의 우스꽝스러운 춤과 밝은 음악, 조롱섞인 가사로 그 명암을 두드러지게 비교했다. 또 을사늑약 당시 을사오적이 이토 히로부미에겐 공손한 인사와 언행을 보이면서도 고종 앞에서는 삐딱한 자세와 능글맞은 언행으로 옥새를 요구하는 묘사도 주제 의식 전달에 일조했다는 평이다.

비극을 통한 주제 의식 전달 외에도 비장함으로 극 분위기를 올린 장면도 눈에 띈다. 김좌진 장군의 청산리 전투에 앞서 윤현은 독립군이 올 때까지 일본군과 항전을 벌이다 탄에 맞아 숨을 거둔다. 이때 그는 아들인 유돈에게 자신의 유지를 이어나갈 것을 당부하는데 그가 탄에 맞던 당시 손에서 빠져나간 총을 유돈이 다시 집어들어 대한독립을 외치는 장면을 연출하는 등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장면도 세심히 설계한 제작진의 연출이 돋보였다.

공연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광복 이후 미 군정이 임시정부를 인정하지 않아 독립운동가들이 개인 자격으로 귀향하고 독립군을 해체했음을 알리는 자막과 함께 여운을 남기며 막을 내린다. 광복은 외세에 의한 독립이었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이들의 피땀을 기억하고 이를 빛바래게 하면 안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셈이다.

이번 공연을 기점으로 수원시립공연단과 장 예술감독이 함께 해온 지난 4년의 세월 이상으로 앞으로의 행보에 더욱 귀추가 주목된다.

권오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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