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어린 생명 살상을 허하는 낙태 합법화 / 환호하고 만세 부를 일은 아니지 않나
[사설] 어린 생명 살상을 허하는 낙태 합법화 / 환호하고 만세 부를 일은 아니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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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가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임신 중절에 대한 66년만의 법률적 변화다. 사회적 파장이 큰 만큼 결정문의 내용도 조심스럽다. “자기낙태죄 조항은 모자보건법이 정한 예외를 제외하고는 모든 낙태를 전면적·일률적으로 금지하고 있어, 사실상 임신의 유지·출산을 강제하고 있으므로 자기결정권을 제한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행 법률이 낙태의 조건을 과하게 금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낙태의 전면적 허용과는 취지부터 차이가 있다.
법 개정 또는 폐지 절차도 아직 남아 있다. 낙태 결정 가능기간을 어떻게 정할지 정해야 한다. 언제까지를 결정가능기간으로 할지도 정해야 한다. 상담요건이나 숙려기간 등과 같은 절차적 요건을 추가할지도 정해야 한다. 이 모든 게 입법 기관에 맡겨졌다. 많은 토론이 이뤄질 것이다. 국민 여론도 다시 점검될 것이다. 헌재 결정은 그런 입법으로 가는 방향을 정했을 뿐이다. 낙태에 대해 또 다른 형태의 사회적 논의가 시작되는 단계에 불과하다.
마치 낙태의 무한 자유를 세계적 추세로 설명하는 것도 옳지 않은 접근이다. 유럽의 여러 나라가 낙태죄를 폐지한 것은 맞다. 하지만, 그 내용을 보면 임신 중절을 어느 정도 허용하는 선에 그치고 있다. 미국은 그나마 통일된 낙태죄 입장이 없다. 주(州)에 따라 극명하게 나뉜 법률이 병존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에는 되레 보수적 시각이 강화되고 있다. 낙태죄를 폐지한 나라가 많지만, 낙태를 무한정 인정하는 나라도 없는 셈이다.
일부 단체의 과한 환호는 그래서 보기에 버겁다. 길 고양이 한 마리 죽음에도 난리를 친다. 유기견을 안락사시킨 행위에 대해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게 얼마 전이다. 하물며 생명을 중단시키는 행위에 관한 결정이다. 아무 죄 없는 생명을 앗아갈 통로를 열어준 결정이다. 이게 어떻게 환호하고, 만세 부를 일인가. 지나치게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려는 건 아니다. 그래도 낙태죄 위헌 결정에 신명 나게 날뛰는 모습엔 섬뜩함을 금할 길 없다.
낙태죄폐지공동행동의 입법 의견 개진도 생각해 볼 일이다. “임신 기간에 상관없이 낙태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향후 입법 과정에 던진 요구다. 출산이 임박한 태아까지도 낙태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건 아니다. 받아들일 국민이 많지 않다. 금과옥조처럼 여기는 외국의 낙태죄 폐지, 그런 외국의 실례와도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헌재의 이번 결정 취지에 어긋난다. 헌재는 ‘과한 금지’를 금했다. ‘과한 허용’까지 허용하지 않았다.
낙태는 태아의 숨통을 끊는 것이다. 그 과정이 필설로 못할 정도로 참담하다. 낙태죄 위헌 결정에 환호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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