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터뷰] 정일용 경기도의료원장
[경기인터뷰] 정일용 경기도의료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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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인재 확충… 도민 모두가 누리는 공공의료 제공”

“특정 지역민을 위한 병원이 아닌 1천300만 도민 모두가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게 만들어나가겠습니다.”

정일용 경기도의료원장은 도의료원 산하 6개 병원이 지역책임의료기관으로 거듭나 도민 건강을 돌보겠다는 포부를 14일 밝혔다. 이를 위해 그는 경기도의료원 6개 병원에 대해 시설 확충을 하고, 필요하다면 병원 추가 설치도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도의료원 산하 병원 중 시설 노후화된 곳도 있고 도민들이 이용하기 불편한 병원도 있다”며 “의료원의 시설 확충 및 보강을 통해 경기도민 모두에게 필수의료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의료정책에 대한 논의를 요구하기도 했다.

정 원장은 “아직 경기도 공공의료 정책에 대한 생각과 방향을 도지사로부터 직접 들은 적이 없다”며 “도지사의 의료 정책을 초반에 듣고 의료원이 그 방향 설정을 해야 했었는데 그 시기를 놓친 것 같다. 도지사의 바쁜 상황이 정리되는 대로 의료정책에 대한 논의를 깊게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Q 취임한지 7개월 됐는데.
A 일을 잘하면 참 보람된 곳이라고 생각한다. 잘 해보려 하는데, 공공기관이다 보니 이해관계에 얽힌 사람들이 많아 생각이 다르면 같이 마음 맞춰 일하는 게 어렵다. 경기도 정책기관인데 사실 아직까지 경기도 공공의료 정책에 대해 잘 모르겠다. 경기도 의료 정책을 수행하는 게 경기도의료원이다. 정책 수행을 하려면 도지사의 의중이나 정책 방향을 알아야 하는데 현장에서 도지사를 직접 만나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의료 정책 전반에 대해 깊게 논의한 적이 없어 아직 갈피를 못 잡겠다. 도지사 현재 상황도 그렇고 일정이 바쁘기 때문에 급한 일정이 끝나면 경기도 의료정책에 대해 논의하고 싶다.

정책은 초반에 선정되서 진행돼야하는데 그런 면에서 조바심이 난다. 기관의 수장이 되면 방향성은 다 갖고 있다. 나의 방향성과 도지사의 생각과 맞지 않는다면 통일성을 고려해 공공기관이 거기에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도지사 생각과 나의 방향성이 정말 맞지 않는다면 이에 대해 깊게 고민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최근 공공의료기관 수술실 CCTV 설치는 의사회 반발이 심했지만 그래도 강행했다. 수술실이라고 해도 불법을 저질러서는 안 되며 인권이 있어야 한다. 이런 면에서 도지사와 나도 같은 의견이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도지사와 의료정책 논의를 깊게 해보고 싶다.

Q 현재 경기도 공공의료 서비스에서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A 경기도의료원이 6개 병원을 두고 운영을 하고 있는데 사실 시설이나 기능적인 면에서 많이 부족하다. 이전에는 취약계층 등 특정 계층을 중심으로 의료정책을 폈지만 1천300만 도민들이 모두 혜택을 받아야 공공의료다.

경기도의료원이 있음에도 실제로 도민 건강 지표는 좋아지지 않고 있다. 공공의료가 도민에게 별로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감기 등 일상적인 질환 치료는 해줄 수 있지만 필수의료인 화상, 중증외상, 심장질환, 급성심장질환, 심근경색, 뇌질환 등 응급환자를 살릴 수 있는 규모나 시설, 인재를 확보하고 있지는 못하다.

가장 시급한 점이 시설, 인재 확충이다. 수원병원은 현재 170병상으로 200병상이 안 되고 북부에 있는 3개 병원도 200병상이 안되거나 조금 넘는 수준이다. 시설 확보부터 절실하다. 응급환자를 받을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도 회복실, 입원실이 마련되지 않으면 무의미하다. 여건이 갖춰져야 심장내과, 신경외과 등의 의사를 영입해 치료, 수술이 가능하다.

24시간 수술실 운영해 응급외상환자를 돌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수원병원도 응급실에 환자가 많지만 중환자는 인근 대학병원에 보낼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시설이나 기능보강이 먼저다. 보건복지부가 국민의 건강격차를 줄이기 위해 권역책임의료기관, 지역책임의료기관을 지정한다. 300병상 이상 되는 지방의료원이 지역책임기관으로 선정되는데 여기에 걸맞게 경기도의료원이 조건을 갖추려면 일단 시설 확충부터 먼저 해야 한다.

Q 수술실 CCTV 설치를 경기도의료원에서 가장 먼저 했는데 현재까지 애로사항이나 개선사항은.
A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하니 의사들이 소극적으로 된 건 사실이다. 어려운 수술을 하다가 문제가 되면 소송에 걸린다는 우려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의사들이 겁을 좀 내서 수술 건수도 실제로 줄었는데 최근 들어 다시 회복하고 있는 추세다.

수술실 CCTV는 보호자나 환자 동의 없이는 공개가 불가능하다. 사건이 발생해야 당사자의 요구로 공개를 하는 건데 현재까지 이렇다 할 의료사고나 사건이 없어서 CCTV 공개를 할 일이 없었기 때문.

수술실 CCTV 설치로 관행적으로 1인 2역 했던 일들이 1인 1역으로 돌아가고 있다. 예컨대 방사선사가 촬영을 해야 하지만 인력이 부족하면 보조원들이 촬영을 하는 경우가 있다. 관행적으로 그래 왔다. 또 간호사 수가 부족해 회복실과 수술실을 바삐 왔다갔다하는 간호사들도 있었는데 이제는 회복실에만 있는 간호사, 수술실에만 있는 간호사, 그런 시스템으로 들어섰다. 수술실 CCTV 설치를 제대로 하려면 인력확충도 개선사항 중에 하나가 되겠다.

Q 수술실 CCTV 설치, 전국 확대로 가능하다고 보는지.
A 자율적으로 하기는 아직까진 어렵다고 본다. 대학병원 경우에는 수련의들도 많고 인력이 풍부하기 때문에 1인 2역을 할 필요가 없지 않겠나. 대학병원은 자율적으로 설치를 할 수도 있겠지만 법적으로 강제하지 않는 한 그 외 민간병원에서는 어렵지 않을까 한다. 경기도의료원에서 모범 사례를 만들어 병원들도 자발적으로 설치하게끔 그 역할을 해야 할 것 같다.

Q 의정부병원은 현재 40년 이상 된 노후화 건물인데, 이에 따른 대책 방안은.
A 의정부병원 본관건물은 77년도에 지어졌다. 더 이상의 리모델링조차 불가능한 건물이다. 현재 의정부병원 이전을 경기도에 제안하고 있다. 의정부 병원 이전은 시급한 문제다. 답답한 부분은 경기도와 이런 계획을 구체적으로 논의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경기도청 주무과에서 명확한 액션이 없어 여전히 제자리걸음 중이다. 경기도민의 안전과도 직결된 문젠데 진전이 없어 답답하다.

만약 의정부병원이 이전한다고 하면 연천, 동두천, 양주, 의정부가 걸쳐져 있는 경원선 라인 중간쯤이 적절하다고 본다. 경원선 라인이 의료취약지역이다. 정책 결정이 되고 예산 수반이 된다면 하루빨리 의정부병원을 이전해야 한다고 본다.

포천도 현재 포천병원이 있긴 하지만 필수의료를 제공하기엔 부족하다. 현재 174병상을 가지고 있다. 리모델링 끝난 지 얼마 안 됐고 현재 인력확충을 하고 병상을 늘려나가고 있다. 그래도 200병상이 안 되는 게 현실이다. 접근성, 병원기능, 시설을 확충해 포천시민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Q 현재 경기도의료원 의료진 근무환경 현황과 개선해야 할 점이 있다면.
A 의료원은 중소병원으로 의료진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직원이 현재 1천500명이고 간호사 수가 800명이다. 그래도 현재 350명의 간호사가 더 필요한 실정이다. 추가 채용도 필요한 상황이다. 근무에 대한 혜택, 인센티브 등을 주고 의료진을 직접 채용하고 있는데 특수분야(심장내과, 신경외과) 의사들은 오기를 꺼려하는 게 사실이다. 실제로 경기도의료원에서 관련 시설이 미비하기 때문. 현재 분당서울대병원과 업무협약을 맺어 심장내과의사가 파견을 오고 있는 상황이다. 인프라가 취약하기 때문에 고급인재 영입은 시설 확충 그 이후의 문제인 것 같다.

Q 공공의료기관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나 향후 계획은.
A 경기도의료원의 6개 병원이 지역책임의료기관으로 선정되는 게 제1목표다. 현재 수준으로는 선정되는 게 힘들지만 시설 보강 및 확충 등을 통해 도민에게 필수의료를 제공하는 의료원으로 거듭나야 된다. 1천300만 도민이 모두 공공의료의 혜택을 볼 수 있게 의료원 추가 설치도 필요하다. 현재 수원병원을 포함해 각 병원장들이 커뮤니티 케어 등을 통해 지역사회와 일을 함께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런 사업들이 결합 돼서 의료원이 마냥 진료만 보는 게 아니라 지역사회와 함께 도민의 건강을 챙기는 병원으로 거듭나고 싶다.

허정민기자
사진=전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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