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수남 칼럼] 술 석 잔은 물 건너갔고, 뺨만?
[송수남 칼럼] 술 석 잔은 물 건너갔고, 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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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매는 잘하면 술이 석 잔이고 잘못하면 뺨이 세 대’라는 속담이 있다. 인륜지대사라는 혼인 중매는 매우 어려운 일이어서 섣불리 할 일이 아니라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혼인은 억지로 권할 일은 못 된다는 (부정적인) 기류가 흐른다. 또 ‘중매 보고 기저귀 장만한다’는 속담도 있다. 중매(선)를 보았을 뿐인데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은 후에야 필요한 기저귀를 장만한다는 뜻으로, 준비가 너무 빠르거나 일을 너무 일찍 서두르는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이 정권의 대북정책을 예견이나 한 듯해 섬뜩하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문재인-트럼프 대통령의 한미정상 회담 결과와 북한의 반응을 보면서 문 정권이 집권하자마자 들고 나온 남북 운전자, 북미 중재자, 촉진자 역할이, 그 위험한 집착이 한계를 보이고 있구나! 막다른 골목에 이른 게 아닌가, 답답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빅딜’을 주장하며 ‘노딜’은 개의치 않은 채 일방적인 질주를 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제안은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 태도이다. 70년 혈맹이 맞나? 왜 한미정상 회담을 했는지? 의구심이 인다. 일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무관심한 척. 다른 일로 바쁜 척하고 있는 작전이란다. 목줄을 틀어쥐었으니 상대가 쓰러질 때까지 난 기다린다. 살려달라고 애원하면 그 때가서 보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문 대통령을 향해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할 것이 아니라 민족의 리익을 옹호하는 당사자가 되여야 한다”며 “외세 의존정책에 종지부를 찍고 모든 것을 북남관계 개선에 복종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남조선 당국이 진실로 북남관계 개선과 평화와 통일을 바란다면 판문점 상봉과 9월 평양상봉 때의 초심으로 되돌아와 북남선언의 성실한 리행으로 민족 앞에 자기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말로써가 아니라 실천적 행동으로 그 진심을 보여주는 용단을 내려야~”라고 주문했다. 남쪽이 유엔과 미국의 고강도 제재 탓에 3대 경협(개성공단ㆍ금강산관광ㆍ철도도로연결) 사업을 포함한 남북 교류협력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 불만을 표하며, ‘실질적 행동’을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

섣불리 중매에 나서는 게 아니었다. 아니 자기가 당사자이면서 중매쟁이로 변신했으니, 그 출발부터 꼴이 말이 아니었다. ‘수석대변인’ 손가락질을 받아가며 동분서주 했는데도 김정은마저 고개를 돌리니~ 지금 상황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운가! 국민은 부끄럽다. 이 정권이 얼마나 저들과 속 깊은 얘기를 나누고 신뢰를 쌓았는지는 모르겠다. 그들은 남북분단 이래 우리 국민에겐 ‘못 믿을 집단’이었다. 지금도 그렇다! 고위급 회담? 정상 회담? 약속들? 하!

중매란? 양쪽을 다 잘 알고 믿음이 생길 때 나서는 것이다. 경험도, 능력도 없는 사람이 나서면 자칫 참사다. 나는 중매쟁이라고 양쪽을 향해 소리 쳤지만 누구도 중매쟁이로 보지 않는다. ‘심부름꾼’ 취급이다.

‘한국인으로 태어나지 않아서 좋았다’의 저자 무토마사도시(武藤正敏) 전 주한 일본대사(2010~2012). 12년간 한국에 살았다는 그는 한국인으로 태어난 사람들은 ‘한국인으로 태어나 좋았다’고 할 수 있는 한국을 만들었으면 한다고 썼다,

“대통령이 되면 비참한 말로를 걷게 되는 한국에서 3년 뒤, 4년 뒤 문재인 대통령의 표정은 어떻게 될 것인가. 판타지의 세계에 살면서, 경제를 모르고, 비현실적인 정책을 약속하고, 외교와 안보에서 리스크를 생각하지 않는 정권을 한국인은 선택하였다. 유권자의 책임이다. 분노에 맡겨서 정권을 쫒아내고, 분노에 맡겨서 정권을 선택하고 분노에 맡겨서 그 정권을 매장할 것인가.”

거룩한 분노(논개-변영로)가 떠오른다.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도 깊고 불붙는 정열은 사랑보다도 강하다. 아,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송수남 전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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