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문제 안 된다’는 前대법관 한 마디는 중하고 / ‘임명 안 된다’는 국민 55% 여론은 안 중한가
[사설] ‘문제 안 된다’는 前대법관 한 마디는 중하고 / ‘임명 안 된다’는 국민 55% 여론은 안 중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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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전수안 전 대법관의 주장이 주목을 끌었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었다. “국민의 눈높이에 어긋난다고 누가 단언하는가”라는 제하의 글이다. 제목에서 보듯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주식 보유 논란을 옹호했다. “법정 밖 세상에는 유죄추정의 법칙이 있는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여권이 이 글을 적극 인용했다. 친여 성향 언론도 비중 있게 다뤘다. 마치 주식 논란의 종지부를 찍는 유권해석처럼 여기는 분위기다.
전 전 대법관은 노무현 정부 때 대법관에 임명됐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대법원장 후보로도 거론됐다. 야권이 떨떠름해한다. 친여 성향 법조인의 지원사격쯤으로 치부한다. 여권은 여권대로, 야권은 야권대로 아전인수다. 흔한 정치적 접근이다. 새삼 탓할 일도 아니다. 다만, 15일 나온 여론조사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리얼미터의 조사인데, 답변자의 54.6%가 이 후보자를 부적격하다고 했다. 적격 의견은 28.8%에 불과했다.
전 전 대법관은 ‘국민 눈높이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민 여론은 ‘국민 눈높이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여론조사가 곧 국민의견이라고 단정할 순 없다. 시점, 대상에 따라 결과를 달리하는 게 여론조사다. 하지만, 그나마 여론 흐름을 측정하는 유일한 과학적 접근이다. 반면에 전 전 대법관이 단정한 주장의 근거는 뭔가. 어떤 근거로 ‘국민 눈높이에 맞는다’고 단언한 것인가. 전 전 대법관과 여권에 이 점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사실, 퇴임한 전직 대법관의 발언이다.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 다만, 그런 개인적 의견에까지 비중을 둬보려는 범여권의 자세가 궁색하다. 헌법재판관 후보 부부에게서 주식 거래가 나왔다. 그 액수가 30억 원이 넘는다. 매수 직후 폭등한 ‘대박 거래’ 정황도 발견됐다. 후보자는 본인 소유 주식의 회사를 재판했다. 법관 회피 신청도 하지 않았다. 이 정도 사실이면 국민은 의혹을 가질 수 있다. 해명이 부족하다면 따져 물을 수 있다.
전 전 대법관은 ‘무죄 추정’을 말했다. ‘유죄가 아니면 문제 될 것 없다’로 들린다. 청문회 취지를 모르는 모양이다. ‘부적격’의 판단은 비단 유ㆍ무죄에 그치지 않는다. 업무 적격성, 국민 정서, 도덕적 가치가 폭넓게 따져 진다. 하물며 유무죄 논란마저 여전하다. 내부자 거래는 아니라는 의견이 있다. 이해 상충 문제가 심각하다는 의견도 있다. 그런데도 해명이 없다. 나온 건 오로지 후보자 남편의 ‘토론하자’는 역공뿐이다.
문재인 정부에는 주홍글씨가 있다. 2017년 이유정 전 헌법재판관 후보 사태다. 그때도 주식 거래가 논란이었다. 내부자 거래 의혹이 일었다. 여당은 끝까지 문제없다고 했었다. 하지만, 이 전 후보자는 끝내 내부자 거래 혐의로 기소했다. 이번만큼은 좀 더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 ‘그때와는 다르다’는 안이한 접근은 안 된다. 진보 성향의 전 대법관이 던진 ‘응원 글’보다는 수치로 표시된 ‘54.6%’가 훨씬 국민 여론에 가까울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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