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도권만 제외시킨 규제자유특구, 또 역차별이다
[사설] 수도권만 제외시킨 규제자유특구, 또 역차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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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특화발전특구에 대한 규제특례법 개정안’이 17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규제자유특구’는 지방자치단체의 지역혁신 성장산업ㆍ지역전략산업 육성 차원에서 규제 특례 등을 적용하는 특수 지역이다. 기업이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출시할 때 일정기간 기존 규제를 면제·유예해 준다. 신기술에 기반한 신산업을 규제 걱정없이 자유롭게 추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정책으로 기업에 재정 지원과 세금 감면 등 파격적 혜택도 제공한다.
하지만 수도권에는 규제자유특구의 혜택이 없다. 정부가 국가균형발전을 꾀한다며 경기ㆍ인천ㆍ서울 등 수도권을 대상지역에서 배제했다. 때문에 규제자유특구는 수도권을 제외한 14개 광역자치단체에만 들어서게 된다.
‘규제자유특구’ 법 시행 전부터 수도권을 제외한 14개 시·도는 특구계획 수립에 분주했다. 부산은 블록체인, 제주는 전기차, 세종은 자율주행차 등 각 지자체마다 적게는 1개에서 많게는 4개까지 지역산업과 연관된 규제샌드박스 과제를 발굴하는 등 규제자유특구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비수도권 나눠먹기로 전개되는 양상이다.
수도권을 제외시킨 규제자유특구는 명백한 수도권 역차별이다. 수도권정비계획법의 규제에 묶여 그렇잖아도 기업활동이 자유롭지 못한데 또 수도권 기업들만 차별하고 있다. ‘수도권 역차별 논란’을 일으킨 국가균형발전 명분이 다시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시대착오적으로 보인다.
수도권은 국내에서 가장 큰 시장이자 테스트베드(새로운 기술·서비스의 성능 및 효과를 시험할 수 있는 환경)다. 수도권을 뺀 다른 지역에서 혁신기술과 제품을 개발하라는 건 탁상행정으로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 오랜 경기 침체로 기업들이 상당히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다. 이런 상황에 수도권, 비수도권을 가려 규제 특례를 적용하고 각종 혜택을 지원하는 건 옳지 않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은 한쪽을 죽여야 다른 쪽이 사는 제로섬 대상이 아니다. 지역을 편 가르는 이분법적 사고를 버려야 한다.
일본이 추진한 ‘국가전략특구’는 수도권인 도쿄권과 간사이권을 포함한 10개 지역을 선정해 규제 완화 효과가 높아졌다. 우리도 규제샌드박스가 경제 성장과 질적 전환을 위한 것이라면 수도권, 비수도권 가릴 것 없이 공평한 혜택을 부여해야 한다. 더 나아가 문재인 정부가 규제개혁을 통한 혁신성장에 성공하려면 기업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큰 걸림돌이 되는 수도권 규제 같은 핵심 규제를 철폐해야 한다.
수도권이 배제된 규제자유특구, 그 많은 수도권 국회의원들은 이럴때 왜 입을 다물고 나서지 않는가. 경기ㆍ인천 지자체와 합심해 규제자유특구에 수도권도 포함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 수도권이 희생양이 되게 해선 안된다.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보완 입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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