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청약시장도 양극화…"돈 되는 곳만 노린다"
아파트 청약시장도 양극화…"돈 되는 곳만 노린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위례 등 분양가 싼 아파트만 과열, 서울도 비싸면 미계약
청약 부적격 늘고 대출 규제도 미분양 원인…무순위 '줍줍족' 급증

정부의 강력한 청약 및 대출 규제 등으로 청약시장에도 양극화 현상이 극심해지고 있다.

서울 등 인기지역의 ‘청약불패’ 신화가 깨진 데 이어 분양가가 싼 곳에는 청약통장이 몰리고, 나머지는 미달이 나는가 하면 미분양 물량을 대상으로 하는 무순위 청약에는 유주택자나 다주택 투자수요가 몰리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지난달 개관한 경기지역 모델하우스에 인파가 몰린 모습. 경기일보DB
지난달 개관한 경기지역 모델하우스에 몰린 인파. 경기일보DB

2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시세차익이 가능한 현장에만 청약통장이 집중되는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1월 분양한 위례신도시 하남권역의 ‘위례포레자이’는 487가구 모집에 6만3천472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이 130대 1을 넘어섰고, 이달 초 분양한 ‘북위례 힐스테이트’에는 939가구 모집에 7만2천570명이 청약했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주변 시세보다 30∼40% 이상 싼 가격에 분양받을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최대 8년의 전매제한 기간에도 불구하고 수요자들이 대거 몰려든 것이다.

하지만 서울의 경우 최근 정부 규제로 집값이 약세로 돌아서면서, 분양가가 주변 시세와 비슷해 차익이 적거나 없는 단지들은 미분양을 걱정하고 있다.

지난 3월 효성이 분양한 서대문구 홍제역 해링턴 플레이스는 분양가가 3.3㎡당 2천469만원으로 고분양가 논란이 일면서 일반분양 물량(263가구)의 41.5%인 174가구가 미계약됐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대출 규제가 강화된 영향도 있었겠지만 최근 서울 아파트값이 떨어지고 있어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미계약의 가장 큰 원인”이라며 “웬만한 곳은 청약통장을 아끼고 돈 되는 곳에만 청약통장을 쓰는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 청약통장이 필요없는 ‘무순위 청약’은 인기를 끌고 있다.

정식 미분양 물량을 사는 것이어서 청약통장이 필요없고 무주택 여부, 청약 재당첨 제한 등 규제와 무관하며, 당첨 후 계약을 포기해도 불이익이 없어 가점이 낮은 무주택자부터 다주택자까지 신청자들이 대거 몰리고 있다.

최근 분양한 동대문구 ‘청량리 한양수자인’의 경우 1순위 청약자수는 4천857명으로 평균 경쟁률이 4.64대 1이었다. 반면 1순위 청약 직전에 진행한 무순위에는 1만4천여명이 신청해 1순위 청약자의 약 3배에 달하는 청약이 몰렸다.

지난 16일 진행한 홍제역 해링턴 플레이스 무순위 청약에서도 미계약분 174가구 분양에 5천835명이 몰려 경쟁률이 평균 33.5대 1에 달했다.

이 때문에 최근 부동산 시장에는 미계약분만 ‘줍고 줍는다’, 또는 ‘주워 담는다’는 의미로 ‘줍줍족(族)’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이와 함께 중도금 대출 가능 여부도 분양 성패를 가리는 요인이 됐다.

9억원 초과 주택은 원칙적으로 중도금 대출이 금지되면서 현금 동원이 가능해야 청약도 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지난 1월 말 분양한 광진구 ‘e편한세상 광진 그랜드파크’는 입지는 선호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중대형의 경우 2순위에서도 미달이 발생했다.

분양가가 주변 시세와 비슷한 데다 전체 주택형의 분양가가 9억원을 넘어서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었던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서울에서 무주택자의 청약기회는 좁아지고 있는 반면, 현금 동원이 가능한 부자들에게 오히려 기회가 넓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청약과열에 따른 부작용을 고려할 때 대출 허용만이 능사는 아니다”며 “건설사들과 재건축·재개발 조합들이 분양가를 낮추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연예 24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