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지자체 금고 출혈경쟁 막는다…규제방안 추진
금융당국, 지자체 금고 출혈경쟁 막는다…규제방안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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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지방자치단체 금고를 유치하기 위한 은행들의 출혈경쟁을 막기 위해 제도적인 규제방안을 추진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은행들의 지자체 금고 유치 경쟁이 정상적인 수준을 넘어섰다고 보고 제도적인 규제방안을 살펴보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이어 그는 “현재 지자체 금고 경쟁은 은행들이 얼마나 많은 협력사업비를 내느냐에 따라 사실상 결정되는데 협력사업비는 리베이트 성격이 강하다고 보고 있다”며 “은행 거래를 이유로 고객에게 부당한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를 막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과거 지자체 금고 선정은 지자체와 금융기관이 수의계약을 맺는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2000년대 들어 공개 입찰 방식으로 바뀌기 시작하면서 여러 은행이 ‘조건’을 제시할 수 있게 됐다.

은행들은 지자체 금고 은행 선정이 상징성도 있지만, 광역시의 경우 많게는 수백만 명의 잠재 고객을 확보할 기회이기에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태규 의원(바른미래당)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수원시 금고를 맡은 기업은행은 지난해 86차례에 걸쳐 모두 54억 원을 지역사회기여금과 출연금으로 냈다. 신한은행도 지난해 인천시청에만 120억 원을, 인천 내 구청 7곳에 8억 7천500만 원을 협력사업비로 지출했다.

지자체 금고의 68%를 차지하는 농협은행은 최근 3년간 지자체에 낸 협력사업비만 연간 508억∼559억 원에 달한다.

공정거래법은 정상적인 거래 관행에 비춰 과도한 리베이트 제공을 부당한 고객 유인 행위로 판단해 금지하고 있다. 은행법 역시 은행업무와 관련해 이용자에게 정상적인 수준을 초과한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를 ‘불건전 영업행위’로 규정해 금지하고 있다.

다만 ‘정상적인 수준’에 대한 정의가 모호해 지자체 금고 입찰 과정에서 은행들의 출혈경쟁 수단인 협력사업비를 제재할 방안이 마땅치 않다.

협력사업비를 사후 견제할 수 있는 수단도 전무하다. 은행 입장에선 이사회 의결 등 절차를 거쳐 공시만 하면 된다. 지자체들이 협력사업비를 어떤 용도로 사용하고 있는지도 제대로 규명되지 않는다.

금융당국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은행법상에서 협력사업비를 고객에 대한 부당한 현금성 지원으로 보고 리베이트로 규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경우 협력사업비 지출이 불건전 영업행위가 되므로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이 가능해진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1개 지자체 시금고에 많게는 3~4년간 수천억 원의 돈을 내는데 그 돈이 결국 어디서 나왔겠냐”면서 “금융소비자인 국민과 기업이 넓게 펴서 분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완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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