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공짜에는 대가가 따른다
[지지대] 공짜에는 대가가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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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대선 때다. 결혼 수당 1억 원, 출산 수당 3천만 원, 주택자금 2억 원 무이자 지원, 전업주부수당 월 100만 원 지급, 만 65세 이상 노인 연금 70만 원. 1천300조 가계부채 무이자 융자 전환…. 어느 후보의 공약 일부이다. 어찌 보면 황당한 공약이었지만 일부 청년들은 “이참에 결혼하고 주택도 마련할 수 있는 절대적 찬스(?)”라며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월급쟁이도 동료들과 커피 한 잔을 마시면 으레 대선후보 공약을 얘기하며 “주택 담보대출 부담을 덜 수 있는 기회”라며 담소를 나눴다. 평생 주택 대출 갚기에 허리가 굽을 투명 지갑의 직장인 비애를 벗어나고픈 바람인지도 모른다. 웃픈현실이 그대로 반영됐지만, 당시 유권자 사이에서는 황당하다면서도 웃음을 짓게 한 공약으로 기억된다. 결과는 낙선. 꿈이 현실이 된다지만 그 공약이 현실로 이뤄진다고 예상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하지만, 지금도 심심치 않게 회자하고 있으니 참 파격적이긴 했나 보다.

2018년 6.13 지방선거(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졌다.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이었다. 광역ㆍ기초단체장, 광역ㆍ기초의원까지 싹쓸이했다. 자유한국당이 시대의 흐름과 국민정서를 읽지 못한 탓이다. 선거결과에 국민은 “대한민국이 바뀔 것이다”며 환호했다. 이에 호응하듯 지자체장마다 복지예산을 대폭 증액하고 분야별로 복지 정책을 쏟아냈다. 반값 대학등록금, 청년배당, 청년수당을 넘어 농민 수당까지…. 지자체장과 의원들은 마치 경쟁을 하듯 앞다투어 새로운 정책을 내놨다. 주민들도 타지자체의 복지정책을 비교하며 자신의 지역구 의원과 단체장을 평가한다.

복지사회 실현은 국가와 지자체의 가치이자 당연한 몫이다. 정책이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다. 과잉정책에 따른 재원을 어찌 마련하는가 하는 문제다. 세상에 공짜를 싫어하는 사람이 없다. 오죽하면 우리나라 속담에 ‘공짜면 양잿물도 마신다’는 말이 있을까. 한번 집행된 복지예산은 단체장이 바뀐다 해도 멈출 수가 없다. 2015년 전 세계 이슈가 됐던 그리스 경제 파탄의 주 원인 중 하나가 무리한 복지정책이었다. 공짜에는 대가가 따른다. 그리스를 반면교사(反面敎師)해야 할 이유다.

김창학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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