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댄스가 주목한 김소영 감독
선댄스가 주목한 김소영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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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의 날들(In Between Days)'은 개인적인 경험이 많이 녹아 있는 작품입니다."

장편 데뷔작 '방황의 날들'로 올해 미국 선댄스 영화제의 극영화 부문 심사위원특별상인 '인디정신상'과 독일 베를린 국제영화제 국제비평가협회(FIPRESCI)상을 거머쥔 김소영(38) 감독이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임신 6개월의 무거운 몸을 이끌고 '방황의 날들' 상영과 함께 차기작 '나무 없는 산(Treeless Mountain)'의 촬영 일정 등을 제작사와 협의하기 위해서다. '나무 없는 산'은 지난해 부산영화제 사전제작 프로젝트인 PPP(Pusan Promotion Plan)에 참여했던 작품.

부산 출신인 김 감독은 12살 때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고, 영화감독으로 데뷔하기 전 비디오 아티스트로 일했다. 그의 단편영화 '불타는 토끼'는 세계적인 촬영감독 크리스토퍼 도일이 촬영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고향에 온 소감이 어떠냐"는 질문에 그는 "고향에 돌아왔는데도 여전히 외국인 같은 느낌"이라면서 머쓱해했다. "너무 많이 발전해 자신이 알던 곳과는 많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한국과 이민생활은 그의 영화에 큰 자양분이 됐다. '방황의 날들'은 자신의 경험을 기초로 만들어진 작품. 미국으로 이민 온 한국인 소녀 에이미(김지선)가 같은 한국인 이민자인 트란(강태구)를 만나면서 겪게 되는 첫사랑의 아픔과 방황이 기본 얼개. 가장 친한 친구와 사랑에 빠지면서 둘 사이에 미묘한 긴장이 생기고, 거기에 새로운 미국생활에 적응해야 하는 어려움이 겹치면서 겪게 되는 복잡한 심리를 그렸다.

"'방황의 날들'은 개인적인 경험만을 토대로 하지는 않았습니다. 실제 이민자로 여주인공 에이미를 연기한 김지선 씨의 이야기도 일부 들어가 있어요. 우리 둘의 경험이 밑바탕이 된 작품이죠."

영화 '방황의 날들'의 원제 'In Between Days'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이라는 뜻과 '전환'이라는 또 다른 뜻을 가지고 있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두 가지 해석이 다 가능하다"고 말했다.

"영화 속 에이미는 한국과 미국이라는 서로 다른 두 문화를 접하고 있어요. 미국에 살고 있지만 그녀의 어머니는 전형적인 한국 여성이죠. 어느 한 곳에 속해 있다고 볼 수 없습니다. 또한 자신을 친구로만 생각하는 트란과의 관계를 연인으로 전환시켜야 하는 것도 에이미의 몫이죠."

차기작 '나무 없는 산'은 이모에게 맡겨진 세 살, 여섯 살 난 자매가 엄마 없이 여름 동안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다룬 작품. '방황의 날들'처럼 성장기 영화다.

"처음에는 에이미의 30년 동안 삶을 영화에 담을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생각이 바꿨죠. 순수했던 10대 시절, 정말 답답하고 힘들었던 그때의 경험이 나중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성장기에 초점을 맞췄어요."

"첫 장편 데뷔작이 좋은 결과를 냈는데 차기작을 연출하는 데 부담되지는 않느냐"고 물었더니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방황의 날들'은 올 1월에 모든 작업이 끝났어요. 그때 제 마음에서 끝이 난 작품입니다. 영화제를 돌며 상영되니까 좋기는 한데 현재는 두 번째 작품에만 제 모든 것을 집중하고 있어요. 전혀 부담으로 여겨지지 않습니다."

영화 '방황의 날들'은 내달 한국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김 감독은 "미국에서는 내년에야 개봉되는데 한국 관객과 먼저 만나게 돼 흥분된다"면서 "고향인 한국에서 먼저 평가받게 돼 기분 좋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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