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영향에 일산·인천 매수 실종…"팔아달라" 문의만
3기 신도시 영향에 일산·인천 매수 실종…"팔아달라" 문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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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매물도 많은데 얼마 깎아야 팔리나" 걱정…촛불집회까지
강남은 "신도시와 무관" 무덤덤…호가 올라 추격 매수는 주춤

"3기 신도시 발표후 집을 사겠다는 사람은 종적을 감추고 매물을 얼마나 더 싸게 내놔야 팔리겠냐는 집주인들 문의만 옵니다. 수천만원 정도는 우습게 빠질 것 같네요."

지난 11일 일산서구 후속마을에 위치한 한 중개업소 대표 말이다.

그는 "이 곳은 지난해 9·13대책 이후 거래가 끊겨서 나온지 몇 달 된 물건들도 수두룩한데 3기 신도시 소식을 듣고 누가 집을 사겠느냐"며 "지난해 5억원 하던 전용 84㎡ 아파트값이 최근 4억2천만∼4억3천만원으로 내려왔지만 실거래가 되려면 이보다 더 낮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7일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일산, 파주, 인천 서구 등 신도시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는 지역은 마치 찬물을 끼얹은 듯 시장 분위기가 냉랭했다.

당장 급매물이 추가로 쏟아지거나 가격이 급락하진 않았지만 매수세가 끊기면서 집값 하락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다.

반면 강남을 비롯한 서울은 평온한 분위기 속에 최근 급매물 소진 이후 이어졌던 추격 매수세는 다소 주춤해진 모습이다.

◇ "가뜩이나 안좋은데…" 찬물 끼얹은 수도권 외곽

이번 고양 창릉 등 3기 신도시 건설 계획에 가장 크게 반대하고 있는 일산서구 아파트 시장은 아예 매수세가 실종됐다.

일산서구 주엽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고양 원흥·삼송지구 등 인근 새 아파트 입주로 이 일대가 대규모 베드타운이 됐는데 또다시 일산신도시 절반 수준의 신도시가 들어선다고 하니 누가 집을 사겠느냐"며 "신도시 발표 후 매수 문의는 한 통도 없고 기존에 매물을 내놨던 집주인들한테 얼마를 더 낮춰야 집이 팔리겠냐고 걱정하는 전화만 온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일부 사정이 다급한 매도자들이 1천만∼2천만원 이상 가격을 추가로 낮춰 내놨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일산서구 일산동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이 곳이 2017년 8·2대책에서 청약조정지역으로 지정되고, 지난해 9·13대책의 유탄까지 맞으면서 집값이 역주행하고 있는데 서울과 더 가까운 곳에 신도시를 짓는다고 하니 망연자실한 분위기"라며 "가뜩이나 거래도 안되고 가격도 약세였는데 상황이 더 나빠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실제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일산서구의 주택 거래량은 2017년 7천127건에서 지난해 4천900건으로 31.2% 급감했다.

같은 기간 정부 규제가 집중된 서울의 주택 거래량이 18만7천797건에서 17만1천50건으로 8.91% 줄어든 것에 비해 감소폭이 더 컸다. 일산서구는 올해 1∼3월 누적 거래량도 721건에 그쳐 작년 1년치 거래량의 14.7%에 불과했다.

거래 부진은 집값 하락에 있다. 한국감정원 조사 기준 일산서구 아파트값은 2017년 5월 현 정부 출범 이후 0.82%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1기 신도시인 분당이 16.73% 오르고, 평촌신도시가 있는 안양 동안구가 7.05%, 중동신도시가 있는 부천이 5.67% 각각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일산서구 일산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일산신도시는 늙어가는데 일산보다 교통이 양호한 서울 인근에 새 아파트가 계속해서 들어서니 버텨낼 방법이 없다"며 "후곡마을 16단지는 학군, 학원시설이 좋아서 한 때 일산의 대치동으로 불리던 인기 아파트였는데 다 옛말이 됐다"고 전했다.

일산 지역 주민들은 "집값이 역주행중인데 청약조정지역도 해제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파주 운정신도시도 매수문의가 사라진 채 적막감이 돌았다.

운정지구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당장 급매물이 쏟아지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신도시 발표후 실수요자들도 일단 관망하는 모습"이라며 "간혹 외부에 거주하고 있는 투자수요자들의 걱정스러운 문의전화만 걸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일산신도시 연합회와 파주 운정신도시연합회 주민들은 3기 신도시 건설에 반발해 12일 오후 파주시 운정행복센터 사거리에서 신도시 철회를 요구하는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연다.

인천 검단신도시도 지난해 말 인천 계양테크노밸리에 이어 이번에 부천 장대 등 추가 3기 신도시 건설 계획까지 전해지며 더 냉랭한 분위기다.

인천 서구 당하동 힐스테이트 전용면적 85㎡는 작년 9·13대책 전 3억7천만∼3억8천만원이던 매매가격이 최근 3억4천만∼3억5천만원으로 떨어진 가운데 실거래가 이뤄지려면 이보다 2천만원 이상 더 낮춰야 할 것으로 현지 중개업소는 보고 있다.

검단동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이달부터 새 아파트 분양이 쏟아지면서 '미분양 무덤'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은데 누가 집을 사겠느냐"고 반문하며 "집을 팔겠다는 사람은 많은데 살 사람은 실종됐다"고 말했다.

인천 서구 금곡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하나·동남아파트 전용 85㎡는 지난해 12월 2억2천만원까지 거래됐던 것인데 현재 1억8천만∼2억1천만원으로 낮춰도 살 사람이 없다"며 "3기 신도시 우려까지 더해져서 추가로 가격 조정을 하지 않으면 거래가 안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강남은 '무덤덤'…강북 일부 "신도시 효과 지켜보자" 관망

서울지역은 3기 신도시 발표에 아직 무덤덤하다.

서울 은평구 불광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대부분 그린벨트인 고양 창릉 등 3기 신도시의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싸게 나온다면 서울 서북부 지역의 주택 수요가 분산되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당장 이 일대 아파트값에 영향을 주진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 중개업소 관계자는 "오히려 서울보다는 일산신도시나 파주지역 주민들이 창릉쪽으로 내려올 수도 있어서 서울의 영향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노원구 상계동의 한 중개업소 사장도 "최근 시세보다 싼 급매물이 일부 팔려나가고 급매를 찾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신도시 발표후 일단 매수문의가 줄어들긴 했다"며 "신도시의 직접적인 영향이라기보다는 일단 공급계획이 발표됐으니 파장을 좀더 지켜보겠다는 기류"라고 말했다.

집값 급등으로 3기 신도시 건설 계획의 도화선이 됐던 서울 강남권은 정작 신도시 발표에 무관심한 반응이다. 다만 추격 매수세는 다소 주춤해진 분위기다.

서초구 반포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이번 3기 신도시 위치가 강남 대체지역도 아니고 매도, 매수 예정자들 모두 별 관심없어 한다"며 "다만 대책의 파장을 살피려는 것인지, 최근 호가가 올라서인지 매수 대기자들이 잠시 관망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서초구 반포동의 대표 재건축 단지인 반포주공 1·2·4주구나 이주중인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등은 급매가 소진되며 호가가 강세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 대치동 은마,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등지도 최근 가격이 오르면서 이달 초에 비해 매수 문의가 다소 줄었다.

이들 아파트는 지난 3, 4월 급매물이 대거 팔려나가면서 가격이 직전 최저가 대비 1억5천만∼2억원 이상 회복했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인근의 중개업소 대표는 "호가가 너무 올라서인지 금주들어 분위기가 조용하다"며 "신도시 영향이라기보다는 가격이 다시 오른 데 대한 부담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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