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민평등” 동학농민군의 뜨거웠던 함성을 듣다
“만민평등” 동학농민군의 뜨거웠던 함성을 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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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교육청 동학농민혁명 현장체험 답사단, 125년 전 ‘녹두꽃의 혼’ 현장을 가다

경기도 학생들이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유적지에서 125년 전 수천의 농민군들이 힘찬 함성을 듣고 왔다.

경기도교육청이 5월 10일부터 11일 이틀 동안 전라북도 정읍과 공주 일대에서 진행한 경기학생 동학농민혁명 역사 유적지 현장체험에는 동학농민혁명 현장체험 답사단(안성 흥진중, 수원 화홍중, 용인 원삼중, 포천 일동중, 수원 동우여고, 안산 대부고, 시흥 경기자동차과학고, 포천일고) 학생과 교원 40명이 참여해 외세 저항과 독립운동의 역사적 가치를 재발견했다. 특히 5월 11일은 1894년 5월 11일 ‘황토현 전승일’을 기념해 올해 법정 국가기념일로 정식 제정된 의미 있는 날이기도 했다.

동학농민혁명은 신분제 중심의 낡은 중세사회를 개혁해 만민평등 세상을 추구한 전국적인 반봉건 민주항쟁이다. 또한 일제의 침략에 맞서 국권을 수호하고자 했던 전 민족적인 반일항쟁이다.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하고, 그 숭고한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전라북도로 떠난 학생교사들의 생생한 현장 이야기와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민주주의 뿌리는 어디인가
현대시대에는 사람들이 이웃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자신의 일이 아니라고 무시하고 지나가는 그런 것들이 많다. 우리 학생들도 사회현상에 관심을 가지고 사회 변혁을 주도할 수 있는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올바른 역사의식을 가지고 사회 부조리하고 변화되어야 할 부분에 대해서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변화시키고 싶다. 이는 동학농민운동에서부터 전해져 오는 우리 한반도의 정신인 것 같다. 이번 동학농민혁명 유적지 탐방을 통해서 동학농민운동의 정신에 대해서 몸으로 체득하고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동학농민운동에서부터 3ㆍ1운동까지 이어져 온 정신을 이어나가는 한 사람이고 싶다. 앞으로 어떤 분야에서 어떤 일을 하든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국민으로서 내가 살고 있는 지역사회, 국가에 도움이 되겠다고 다짐해 본다.

김기영(포천 포천일고 2) 
 

전봉준·농민들의 함성 들리는 듯
고부로 가기 전 수천 명의 농민들이 모였던 말목장터로 갔다. 전봉준의 함성과 수천 명의 농민들이 외치는 함성을 들리는 것만 같았다. 동학농민군 대 관군과 일본군이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우금치에서 동학농민군들은 굴하지 않고 치열하게 버텼다. 그러나 계속된 공격에 결국에는 동학농민군이 패하게 되었다. 이렇게 치열했던 동학농민운동이 일어난 곳, 관련된 곳을 돌아보면서 동학농민군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그리고 자신들이 얻기 위한 것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알아보면서 나도 아무리 힘들어도 열심히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정진영(안산 대부고 1)
 

 

역사 유적지 체험… 완벽했던 1박2일
동학농민혁명기념관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말목장터에서 보지 못했던 역사 속 그 감나무가 반겨주었다. 그곳에서는 동학농민혁명의 유물들과 그것을 추억하는 조형물 등을 관람했다. 직접 과거의 현장들을 체험하는 것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경험이었다. 마지막으로 우금치전적지에서 이틀간의 경험을 서로 나누고, 퀴즈를 풀며 체험활동을 마무리했다. 18년을 살면서 단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전라북도에서 1박2일의 체험활동을 잘 수행할 수 있을지 걱정됐었지만 너무나도 완벽한 1박2일이었던 것 같아 뿌듯했다. 

김찬영(시흥 경기자동차과학고 2)

 

‘위령탑’ 앞에서 역사교사를 꿈꾸다
모든 전쟁이나 전투가 벌어질 때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는 사람이 많은데 무명농민군위령탑에 와서 다시 한 번 이름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조상들에게 감사드린다는 생각을 했다. 또 3ㆍ1절 관련된 전시장도 보고 동학농민운동을 전시된 박물관을 보며 슬프기도 했고 수만 가지의 감정이 들었다. 내 꿈이 역사 선생님인데 이번 기회를 통해 역사 선생님이 되는 것에 확신을 가지게 됐다. 또한 역사 선생님이 된다면 제자들에게 동학농민운동을 알려주어서 모든 학생들이 동학농민운동에 관심을 갖도록 노력하겠다는 약속까지 했다.

차훈(안성 양진중 3) 

 

수원 동우여고 학생들이 동학농민혁명기념관 견학 후 기념사진으로 추억을 남기고 있다. 동우여고 남미현 교사
수원 동우여고 학생들이 동학농민혁명기념관 견학 후 기념사진으로 추억을 남기고 있다. 동우여고 남미현 교사

 

마음 아팠던 전봉준 장군의 ‘맨상투’
전봉준 기념관에 갔다. 1980년대 들어 황토현 전적지 등 주요 사적지를 정비하는 사업이 대규모로 행해졌는데 전두환이 전봉준 장군과 같은 전씨라는 이유로 강력하게 추진했다고 한다. 5ㆍ18 민주화운동과 같은 항쟁을 탄압해 집권한 인물이 항쟁을 기념했으니 대단한 아이러니이다. 사진을 보면 두루마기를 입은 전봉준 장군이 주먹을 치켜들고 다른 한 손에 격문을 든, 바로 부안 백산 봉기 당시의 모습으로 보인다. 그런데 문제는 전봉준 장군의 ‘맨상투’에 있다. 통상 상투머리엔 망건과 갓을 쓰거나 띠를 두르게 마련이다. 아무 것도 없는 맨상투바람은 죄인의 행색이다. 두루마기를 입고 격문을 읽는 몸통에 맨상투머리를 얹은 모순이 있다. 동상을 만든 작가인 김경승은 친일파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농민군의 구호인 부당한 권력과 일제에 대항하던 농민군의 정신과 전봉준 장군의 모습이 어처구니없게도 군사 독재정권의 손아귀 안에서 친일파의 작품이 된 것에 대해 화가 나고 마음이 아팠다.

최유진(수원 동우여고 2) 

 

녹두꽃 핀 자리에 다녀오며
정읍에서 학창시절은 보낸 나는 어렸을 때 아무 생각 없이 다녀왔던 동학농민혁명 유적지 하나하나가 주옥같은 곳이었다. 사발통문 작성지에서는 혁명적 거사계획에서의 그들의 결의를, 무명동학농민혁명군 위령탑에서는 백성 모두를 위한 보국안민을 외치는 그들의 기상을, 동학농민군이 최초로 집결해 고부 관아로 진격한 말목장터에서는 마음 한편으로 두려움을, 황토현 전적지에서는 전투에서 승리한 후 그들의 환호를 느껴볼 수 있었다. 시인 안도현씨는 정읍을 세 가지가 뜨거운 곳이라고 했다. ‘정읍사 여인의 사랑이 뜨겁고, 내장산 단풍 터널이 뜨겁고, 동학농민의 열정이 뜨거운 곳’이다. 고향에서의 동학농민의 뜨거운 열정을 제자들과 함께 할 수 있어 나의 고향이 너무 자랑스럽고 나 또한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다. 

포천 일동중 교사 도용석
 

동학 125주년의 단상(斷想)
현재의 인간은 기억을 망각하지만 과거의 역사는 기억을 재생한다. 기억을 재생한 역사는 인간을 깨우고 진실과 진리로 인도한다. 역사의 깨우침을 받은 인간은 역사를 기억하고 다시 인간을 모은다. 이렇게 모인 ‘동학혁명유적지 현장체험단’은 5월 10일 ‘동학혁명모의탑’에 앞에 섰다. 하루가 생존을 위한 투쟁이었거늘 그들은 왜 모의해야만 했을까. 글이 길다 할 수 없거늘 어떻게 ‘사발통문’이라는 바이블을 작성할 수 있었을까? ‘무명동학농민군위령탑’은 기단이 없다. 이한열 열사의 쓰러진 모습을 재현한 듯하다. 32개 보조석에는 무기가 아닌 죽창, 낫이 새겨져 있다. 여기에 정답이 있다. 만민평등사상이다. 멀리 금강이 보인다. 평생 동학을 품고 살았던 시인 신동엽은 여기에서 ‘껍데기는 가라’를 쓰면서 ‘동학년 곰나루에 아우성만 살고’라 표현했으리라. 이로는 너무 아쉬워 4천800구의 대하 서사시 ‘금강’을 썼다. 그가 타계한 지 꼭 50년이다. 시인은 하늘에서 ‘금강’ 다음으로 동학을 어떻게 노래할지 자못 궁금하다.

수원 화홍중 교사 이형우 

답사단 학생들과 선생님이 ‘평생 꽃길만 걷자’를 기원하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답사단 학생들과 선생님이 ‘평생 꽃길만 걷자’를 기원하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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