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안양 APAP, 전시 작품 부실 철거 속출 / 선정·관리행정 문제 있는 것 아닌가
[사설] 안양 APAP, 전시 작품 부실 철거 속출 / 선정·관리행정 문제 있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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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시의 공공예술프로젝트(APAP) 사업이 문제 있어 보인다. 전시된 작품들이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고 있다. 설치된 예술작품 중에 지금까지 18점이 철거됐다. 정상적인 전시 기간 도과가 아니라 작품 노후화나 안전문제 때문이다. 남아 있는 작품들의 관리 상태도 그리 좋지 않다. 훼손ㆍ변질의 흔적이 곳곳에 있다. 곰팡이가 핀 작품도 있고, 파손된 작품도 있다. 여기에 화장실 등 편의시설까지 고장 났다.
APAP는 2005년부터 안양문화예술재단이 추진한 사업이다. 수준 높은 작품을 전시해 문화예술 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었다. 지금껏 들어간 돈도 상당하다. 유원지 개발비가 포함된 첫해 76억원이 쓰였다. 이후 2007년 44억원, 2010년 41억원, 2013년 28억원, 2016년 25억원이 들었다. 이 돈 가운데 일부분이 작품 선정과 제작에 투입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 귀한 작품 가운데 일부가 철거된 것이다.
시민 의식만 탓할 게 아니다. 근본적인 문제는 행정에 있다. 작품의 선정 및 관리 행정이다. 작품 중 상당수가 야외 전시용이다. 재료나 형태의 변질 가능성을 감안했어야 한다. 작품의 안전도도 고려했어야 한다. 장기 관리가 가능한지 여부도 따졌어야 했다. 이는 작품의 예술성과는 별개의 문제다. 야외 전시라는 성격상 꼭 필요한 검토 사안이다. 이 부분을 소홀히 한 결과가 ‘변질ㆍ훼손ㆍ안전’이라 본다.
얼마 전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있었던 예술작품 훼손 사건이 있다. 현대 미술의 거장 이우환 작가의 작품, ‘관계항-길모퉁이’였다. 작품 곳곳에 아이돌을 상징하는 낙서들이 새겨졌다. 설치 당시 가격만 7억원에 달하는 작품에 가해진 훼손이다. 관람객의 ‘낮은 의식’ 탓도 있었지만, 대개 여론은 미술관 측의 관리 부재로 책임이 모아졌다. 미술관 측도 아무 말 못했다. 방범카메라 설치 등 보완 행정에 나섰다.
안양 APAP는 대단히 의미 있는 사업이다. 국내 유일의 공공예술 트리엔날레다. 예술에 대한 시민의 참여를 독려하는 시도다. 수준 높은 작품 세계도 갖춰가고 있다. 알바로 시자(포르투갈) 등 거장의 작품도 보여준다. 무엇보다 국내 조형물 예술 시장의 산파 역할을 해가고 있다. 우리도 안양 APAP 사업의 이런 긍정적인 면을 평가한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세계적 상품으로 키워가야 할 것으로 본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목표를 가능케 할 작고 필수적인 행정의 부족함을 지적해두려고 한다. 9억원 들였던 ‘오픈 하우스’, ‘오징어 정거장’, ‘열반의 문’ 등이 철거된 이유에 대해서는 시민 앞에 설명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나. 안양시는 올해도 28억7천만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한다. 우리가 보기에 이 돈이 급하게 쓰일 곳은 관리 영역이다. 새롭게 작품 사들여서 늘려가는 것보다 관리 체계에 투자가 더 중요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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