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미래식량 곤충
[지지대] 미래식량 곤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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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브르 곤충기’에는 파브르가 매미요리를 시식하는 장면이 나온다. “우리는 4마리의 새끼 매미를 얻었다. 될 수 있는 대로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게 간단한 요리법을 택했다. 올리브기름 4∼5방울, 소금 한 스푼, 양파 등을 준비했다. 매미튀김 맛은 새우튀김과 비슷했다. 아니, 볶은 메뚜기 맛에 더 가까웠다.” 매미는 고대 그리스 사람도 먹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매미는 허물을 벗기 전의 애벌레일 때가 가장 맛있다. 허물을 벗고 성체가 된 매미는 수컷이 더 맛있다. 짝짓기를 한 후에는 하얀 알이 가득 든 암컷이 더 낫다.”고 밝혔다. 중국의 옛 요리책 ‘제민요술’에도 다양한 매미요리법이 소개돼 있다.

초등학교 때 ‘볶은 메뚜기’를 먹은 적이 있다. 종종 도시락 반찬으로 싸오는 아이들도 있었다. 바삭하면서도 고소한 맛이다. 길거리 음식이었던 번데기도 사먹었다. 짭조름하면서 구수한 맛이 났다. 우리가 먹어본 곤충 요리는 메뚜기와 번데기 정도로 기억된다.

곤충이 미래 식량으로 떠오르면서 최근 세계 각국이 다양한 식용 곤충 개발에 나섰다. 영화 ‘설국열차’에 바퀴벌레로 만든 양갱이 나오는데 이런 것이 현실이 되고있는 것이다. 실제 귀뚜라미, 메뚜기, 애벌레, 딱정벌레, 장수풍뎅이 등 각종 곤충을 주재료로 한 식품이 늘고 있다. 미국 레스토랑에선 쇠고기 패티 대신 귀뚜라미를 재료로 한 ‘귀뚜라미 버거’가 좋은 반응이고, 파리 식당가에선 개미와 번데기로 만든 요리를 맛볼 수 있다.

곤충은 고지방, 고단백질, 비타민, 섬유질, 칼슘, 철, 아연 등 영양소가 풍부하다. 2013년 5월,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곤충을 유망한 미래 식량으로 꼽았다. 세계 인구가 2030년엔 85억 명, 2050년엔 96억 명을 기록할 것이라고 한다. 이들이 먹고 살기 위해선 식량 생산량을 지금의 두 배 이상 늘려야 한다. 하지만 공산품을 쏟아내 듯 식량 생산량을 늘리긴 어렵다. 곡물이나 가축을 더 키우기 위한 땅과 물이 충분치 않고, 가축 생산량을 늘렸을 때 발생하는 자연 훼손과 온실 가스 등도 문제다. 친환경적이고 영양이 풍부한 곤충이 대안이다.

경기도농업기술원이 지난 17~18일 ‘곤충페스티벌’에서 곤충 요리를 선보였다. 음식에 활용한 곤충은 식품원료로 인정받은 고소애(갈색거저리 애벌레), 꽃벵이(흰점박이꽃무지 애벌레), 쌍별귀뚜라미, 누에번데기 등 7종이다. 이를 재료로 해서 귀뚜라미 백김치, 고소애 커리, 꽃뱅이 수제비 샐러드, 꽃뱅이 콩나물냉국 등 일상 요리를 만들었다. 곤충의 ‘맛있는 변신’이다. 곤충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고 곤충 요리 즐기는 법을 배워야 할 것 같다. 이연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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