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역의 실천이 중앙의 법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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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는 화장실에서 식사하는 분들도 계세요.”

2015년으로 기억된다. 당시 수원시 비정규직센터 위원으로 참여했는데, 그해 사업계획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나온 얘기다.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어느 병원의 청소노동자들이 휴게실이 없어서 화장실에서 식사할 때가 있다는 것이었다.

너무나 안타까웠다.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고민했다. 그 병원 한 곳에만 시정을 요구한다고 끝날 일이 아니었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모든 건물을 지을 때 청소노동자, 경비원 등의 휴게실이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당시 그런 의무조항은 없었다. 그렇다고 기초의원인 내가 법을 바꿔서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미화 노동자의 휴게 공간을 만들어주자는 안건은 수원시노사민정협의회 공식 사업계획으로 채택됐다. 일단 급한 곳부터 개선하도록 했다. 시범적으로 병원과 아파트 단지 등의 노동자 휴식 공간이 열악한 장소를 골라 휴게실 개선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건설노조와 수원시자원봉사센터의 도움을 받았다. 새로운 휴게실이 수십 개 만들어졌다.

한편으로 공무원들과 발 빠르게 협의를 진행했다. 우선 담당과장을 만나 이런 상황을 설명했고, 해결방법을 논의했다. 곧바로 구체적인 실행에 옮겼다. 수원시는 새로 짓는 공동주택에 휴게실 설치를 설계에 반영하도록 권고했다. 법적으로는 의무를 부과할 수 없으니 현장에서 공무원들이 권고하는 것밖에는 달리 해결할 방안이 없었다.

그리고 조례 제정을 검토했지만 상위법에 관련 내용이 없어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1년여 동안 법제처에 여러 차례 질문을 하고 답변을 받는 과정을 반복했다. 마침내 2016년 해당 내용을 수원시 주택조례에 담아 개정할 수 있었다. 신규 공동주택은 미화원·경비원 휴게공간 설치를 설계에 반영하도록 했고, 기존 공동주택은 공동주택 보조금 지원으로 쉼터를 개선하는 사업을 꾸준히 추진했다.

또 상위법 개정을 요구하기 위해 자료를 만들어 박광온 국회의원에게 설명하고, 이를 제도화할 필요를 역설했다. 박광온 의원은 적극적으로 공감하며 함께 개선점을 찾아 나갔다. 다행스럽게도 경기도도 지난해부터 휴게실 개선사업을 적극적으로 전개했고, 이런 노력이 모여 드디어 ‘법제화’라는 성과를 거뒀다.

노동자 휴게실 개선사업을 추진하면서, 불합리한 현실을 고치기 위해서는 말만 하는 것도, 제도화만 주장하는 것도 해답이 아니라는 교훈을 얻었다. 현실에서 문제가 있는 것을 바꿔나가면서 동시에 제도화를 추진해야 훨씬 빨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몸소 체험했다.

이번 휴게실 개선사업은 지방의회의 역할과 국회의원의 역할이 아주 적절하게 결합돼 시너지 효과를 낸 것이라고 생각한다. 수원시노사민정협의회라는 지역거버넌스 조직과 수원시 공무원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었기에 세밀한 대책을 만들 수 있었다.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작다면 작은 정책일 수 있지만 더불어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드는 정책을 전국으로 확산시키는 소중한 경험을 했다. 나는 행복한 시의원이다.

조석환 수원시의회 도시환경교육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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